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2018-11-13

윤아영 기자 |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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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 사람은 완벽함에 가까워지고 싶지만 구멍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할 일을 미리 정리해두고 쫓기며 일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런데 학보생활은 매일이 예측 불가능이라 이 모든 것들이 무용지물이었다. 학보 선배들은 모두 “첫 기사가 제일 힘들어”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나의 경우 지난 세 번의 기사 중 첫 기사를 제외한 나머지 기사는 매번 힘듦을 갱신해가고 있다.
첫 기사인 1023호에선 인물 면을 맡았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대외활동의 이사장님이신데 감사하게도 후배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주셨다. 게다가 기자로 활동하셨던 분이라 그런지 인터뷰를 할 때 어떻게 정리해주는 것이 기자에게 편한지 알고 계셨다. 덕분에 매우 수월하게 기사를 썼고 거만하게도 “기사 쓰기 별로 안 어렵네”라는 생각까지 했었다.
하지만 두 번째 기사부턴 생각이 달라졌다. 이 기사에서 나는 인물 면과 ‘지구촌을 읽다’코너를 맡았었다. 사실 회의 전날까지 주제를 못 잡고 있었는데 우리학교 커뮤니티사이트인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 올라온 프랑스어과의 이동석 선배님 관련 글을 보고 인터뷰를 해보기로 결심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행운아라며 신나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섭외였다. 회의가 끝난 후 프랑스어과 과사무실에 전화해 인터뷰 여부를 여쭤봐주실 수 있는지 문의했다. 돌아온 대답은 그분의 전화번호가 정확하지 않아 연락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절망에 빠진 나는 월요일에 다시 전화를 드리기로 했다. 다음날엔 교수님들의 기고글이 들어가는 ‘지구촌을 읽다’코너를 위해 열 분의 교수님께 메일을 드렸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수님들은 묵묵부답이셨고 연락이 온 교수님들은 일정이 바빠 기고글 청탁이 어렵다고 하셨다. 이때부터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혹시 인물이 섭외가 안 되면 어떡하나, 기고글 청탁을 받지 못하면 어떡하나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걱정에 잠도 설친 채 월요일이 됐다. 9시가 되자마자 프랑스어과 과사무실에 전화하고 혹시 교수님 메일이 왔을까 메일함을 들락거렸다. 수업 중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딴 생각만 가득했다. 그러다 오후에 메일함에서 ‘안녕하세요, 문승용입니다’라는 글자를 봤을 땐 어찌나 기뻤는지! 이어 프랑스어과 과사무실에서도 연락이 와 인물 섭외에도 성공했다. 그때도 감사함을 전했지만 이 자리를 빌려 문승용 교수님, 이동석 선배님, 프랑스어과 과사무실 조교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드린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쓴 1025호 기사이다. 매번 인터뷰 기사만 쓰다 보니 편집장이 다음 기사는 기획기사를 쓰라고 으름장을 놨다. 다행히도 시험기간 덕분에 3주 후에 마감이었고 흔쾌히 알겠다고 답했다. 문제는 시험기간이 연장되면서였다. 마감 전날에 시험이 끝난 것이다. 덕분에 마감날 인터뷰를 하고 밤을 새워 기사를 썼다. 게다가 그날 새벽 커버스토리 사진을 내 기사로 변경하기로 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외대사랑순찰대가 근무하는 오전 11시까지 학교에서 뜬 눈으로 버티다 사진을 찍고 바로 조판소로 가게 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칼럼’과 ‘뒷담하는 기자’를 쓰지 못했었는데 편집장의 배려로 천천히 쓸 수 있게 됐다.
세 번의 기사를 거치며 가장 절실하게 느꼈던 것은 신문은 혼자만의 힘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편집장, 다른 기자, 취재원, 더 나아가 학교의 모든 구성원들의 도움으로 하나의 신문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내가 좀 완벽하지 못하면 어떠한가. 학교 모든 이들이 나를 도와줄 텐데. 앞으로도 도와주시는 만큼 더욱 발전된 기사를 내보이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