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학습권은 어디로… 2018-11-13
안효빈 기자 | 97anhyobin@hufs.ac.kr 조회수 345  댓글 0
지난달 20일 우리학교 서울캠퍼스 잔디광장에서 동대문구가 주관한 ‘가을 음악회’가 열렸다. 행사는 오후 5시 30분부터 9시까지 진행됐다. 해당 행사는 동대문구가 주민 화합과 추억을 위한 취지로 준비했다. 하지만 시험 기간이었던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이 소식은 달갑지 않았다. 우리학교는 공간이 협소해 소음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이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학교 측이 학생들에게 사전 공지 및 양해를 구하지 않은 점 역시 논란의 중심이다. 이 사건은 지속해서 제기되던 학습권 침해 논란에 불을 붙였다. 외부인의 우리학교 출입은 자유롭다. 또한 협소한 공간으로 소음 공해가 계속됐고 최근 임시 열람실 운영 미비 문제 또한 불거졌다. 끊임없이 대두되는 학습권 논란과 이에 대한 학교 측 입장을 알아봤다.

◆ 동대문구 가을 음악회, 논란의 전말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이번 가을 음악회 취지가 “주민들과 가을밤의 서정적인 정취를 소박하게나마 나누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학교 학생들의 생각은 달랐다. 이번 행사 진행 시점이 학사 일정상 중간고사 이틀 전이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김서윤(상경·경제 17) 씨는 “잔디광장이 학습 공간으로 사용 중인 건물들과 가까워 행사 소음이 여과 없이 들린다”며 “시험 날짜가 다가와 공부를 해야 하는데 시끄러워서 집중할 수가 없다”고 불만을 표했다. 또한 “소음도 소음이지만 사전 공지 및 양해도 없이 행사를 진행한 점은 학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아닌가”하는 의문도 덧붙였다. 이어 “학교의 주인은 학생임에도 학생의 의견이 중시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동대문구청 측은 “이와 같은 논란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좋은 취지로 행사를 기획했으나 의도치 않게 학생들에게 피해를 줘 죄송하다”며 이에 대한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어 “소음을 최소화하는 조건으로 장소를 대여했던 만큼 리허설도 최소화하고 잔잔한 음악 위주로 공연했으나 본의 아닌 논란을 일으켜 유감”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의 피해가 크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무리하게 행사를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주민 화합과 소통 차원에서 장소 제공을 한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소음 최소화를 위해 조립식 무대를 사용하고 마이크 테스트 등과 같은 리허설을 금지했으며 행사 시간 역시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논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고 전했으며 학생들에게 사과했다.

◆ 과연 임시 열람실은 문제가 없을까?

현재 우리학교는 스마트도서관 증개축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된 기존 열람실을 대신해 임시 열람실을 개방했다. 현재 학생들이 이용 가능한 임시 열람실 좌석 수는 총 1060석으로 기존 도서관 열람실 좌석 수인 2300석의 약 46% 수준이다. 이에 학생들 사이에서 임시 열람실 좌석 부족 문제가 계속해서 대두되고 있다. 송수민(서양어·프랑스어 18) 씨는 “기존 강의실을 열람실로 사용하다 보니 좌석 간격도 좁고 이용 연장을 하지 않는 학생도 많아 실질적으로 이용 가능한 좌석 수가 적다”며 “학교 측에서 강의실을 더 개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즉, 학습 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학업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임시 열람실 이용 시간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페이스북 내 우리학교 커뮤니티사이트 대나무숲에는 본인을 마지막 학기에 재학 중인 취업 준비생이라고 소개하며 열람실 개방 시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게시됐다. 이에 따르면 “취업 준비를 앞두고 집에서 공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학교 열람실마저 24시간 개방을 하지 않으니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조다빈(서양어·프랑스어 18) 씨 역시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해 “늦은 시간까지 공부해야 할 때가 많은데 학교 열람실은 오전 0시까지 운영되니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열람실 이용 시간 연장 요구를 표했다.
일각에서는 임시 열람실 와이파이 연결 문제도 제기됐다. 인터넷 강의 등과 같이 인터넷을 이용해 학습해야 하는 경우엔 와이파이 연결 상태가 중요한데 임시 열람실의 와이파이 구축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이에 관련해 이수연(서양어·독일어 18) 씨는 “노트북을 사용해 학습하려고 하면 5분마다 한 번씩 와이파이 연결이 끊긴다”며 “대부분 학생이 노트북으로 많은 활동을 하는 만큼 인터넷 연결 상태가 보완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IT 인프라팀 측은 “국제학사 1층에 와이파이 연결 미흡 민원을 접수했고 점검을 통해 두 대를 추가로 설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회과학관 와이파이 공유기 추가 설치는 불가하다”며 그 이유에 대해 “이미 모든 강의실에 공유기가 한 대씩 설치돼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상태에서 공유기 수를 증가시킬 경우 주파수 혼란으로 인해 인터넷 연결이 오히려 더 느려질 수 있다”며 “사회과학관 인터넷 연결 끊김 현상은 사용량이 과다해 과부하가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다만 이와 같은 문제가 계속될 경우 공유기 튜닝으로 연결상태를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총괄지원팀 측은 “사회과학관 임시 열람실 사용 후 원활한 다음 강의 진행을 위해 청소 작업 시간이 필요하다”며 따라서 “임시 열람실을 상시 개방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대학이 고등 교육 및 학습을 위해 설립된 기관인 만큼 학생들의 마땅한 학습권 보장을 위한 학교 측 실질적 대처가 기대된다.


안효빈 기자 97anhyobi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