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담하는 기자] 춥고 긴 겨울을 보내는 따뜻한 입김

2015-04-13

이진형 | 89matteo@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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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드디어 개강이다!’ 조금 우습고 바보같이 들릴지 모르지만 개강이 그리웠다. 그 이유는 다른 때와 달리 유난히 이번 겨울방학이 길고 지루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정말 지겨우리만큼 기나긴 겨울이었다. 아마 이렇게 느낀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닐 것이다.

이번 겨울 유난히 학교에 일이 많았다.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학생들은 2학기에 수강했던 전 과목이 상대평가로 바뀐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학생들이 불안한 마음에 편히 방학을 즐기지 못했다. 결국 크리스마스 전후로 간담회가 총 3차례나 열렸고 방학이었지만 많은 학생들이 참석해 자리를 지켰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수님들과 직원 선생님들도 간담회에 참석해 오랜 시간 동안 학생들의 입장을 들었다.

하지만 몇 시간 동안의 간담회를 통해서도 학생과 학교 사이의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간담회가 여러 차례 이어지고 진행되는 시간도 계속 늘어지다 보니 학생들과 교수님 그리고 직원 분들 모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서로 같은 말들만 계속 반복하고 도저히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간담회 도중 학생들과 교수님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학교와 학생 사이의 관계가 급격히 얼어붙는 듯 했다.

싸늘한 냉기는 학교와 학생 사이에서만 도는 것이 아니었다. 양 배움터 총학생회는 진행하는 일마다 어긋나며 대부분의 일정을 각자 소화했다. 간담회도 가처분 소송도 2015학기 성적평가방식 관련 요구안 제출도 거의 모든 것이 따로 진행됐다. 이에 대해 양 배움터의 많은 학생들이 아쉬움의 목소리를 냈다. 결국 성적평가방식이 변경돼도 양 배움터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다. 서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 두 번할 간담회나 면담을 한 번에 하고, 학교 측에 요구하는 사항에도 입을 모아 하나의 목소리로 힘을 실었다면 조금 더 일이 빨리 진행되고 더 나은 결과를 얻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아직까지는 양 배움터의 물리적인 거리만큼이나 심리적인 거리도 먼 듯하다.

교수님이든 교직원이든 총학생회든 앞으로도 계속 마주쳐야 할 학내 구성원들인데 조금 더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으면 한다. 돌이켜보면 지속적으로 싸늘한 표정과 차가운 말투로 서로에게 얼굴을 붉힌 경우가 많았다. 구성원들끼리 신뢰를 잃어가고 서로가 서로에게 비난의 대상이 됐다.
이제는 어떤 사안에 대해 자기들끼리만이 아니라 다른 구성원들과도 머리를 맞대고 충분히 논의가 이뤄져야 할 때다. 서로의 입김이 느껴질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상대방에 대한 냉정 대신 존중으로 소통한다면 어느새 겨울은 지나가있을 것이다. 이제 곧 개강인데 과연 봄이 올까? 속는 셈치고 한 번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