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무엇인가? 2018-10-16
나산 기자 | 96mountain@hufs.ac.kr 조회수 1295  댓글 0
 
얼마 전 ‘한겨레’는 가짜뉴스 공장으로 ‘에스더기도운동’(이하 에스더)을 지목했다. 한겨레는 에스더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기간동안 온라인상에서 정치공작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이번 달 1일 작성된 한겨레 측 기사에 따르면 “극우 기독교단체 에스더가 지난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타 후보를 겨냥한 가짜뉴스를 조직적으로 살포했다”며 에스더측이 “△문재인 공약 고려 연방제 충격!△문재인 저축은행 먹튀 사건△문재인 굿판 벌였다”와 같은 가짜뉴스를 집중적으로 작성,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에스더측에선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한겨레 측에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둘의 법적 공방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가짜 뉴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또한 증폭되고 있다. 요즘 수면위로 떠오른 가짜 뉴스란 무엇일까. 가짜 뉴스의 행태와 사례 등을 알아보자

◆가짜뉴스란?

네이버 시사상식 사전에 따르면 ‘가짜뉴스’란 뉴스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사실이 아닌 거짓 뉴스로 조작된 형태에서부터 오보까지 그 유형이 다양하다. 지난 2월 14일 한국언론학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주최한 ‘가짜뉴스 개념과 대응 방안’ 세미나에서 의논된 바에 따르면, 좁은 의미의 가짜 뉴스란 ‘특수한 목적(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위한 목적)으로 고의적으로 언론 보도의 형식을 취한 거짓 정보’이다. 기존의 시사용어인 ‘황색언론(Yellow Journalism)’과 비슷하지만, 완전히 같다고는 할 수 없다.
네이버 사전에 따르면 황색언론이란 ‘독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 선정주의에 호소하는 신문의 경향을 말한다. 즉 언론사에서 관심을 끌기 위해 어떠한 사건을 자극적으로 보도하거나, 재미나 흥미 위주로만 보도하는 경향을 일컫는다. 하지만 가짜 뉴스는 애초부터 없던 사실을 지어내 거짓으로 보도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그렇기에 그 출처나 근거도 없거나 불분명하고, 내용 자체도 말이 안 되는 것들이 많다. 지난달 28일 싱가포르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The straights times)에 따르면 시장조사 단체 입소스(Ipsos)가 75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가짜뉴스 선발 설문(Finding of fake news survey)’결과 피실험자 5명 중 4명 정도가 실험 전 인터뷰에서 가짜뉴스를 골라낼 수 있을 것이라 예측했지만, 1개 이상의 가짜뉴스를 믿는 피실험자가 9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무엇이 사실이고 거짓인지 판별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 실험 결과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일반인이 사실과 거짓을 정확하게 판별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가짜뉴스의 예시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컨트롤타워의 부재와 함께 많은 가짜뉴스가 떠돌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하 박 전 대통령)의 7시간 행방과 관련해 청와대에서 정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자 사람들 사이에선 박 전 대통령을 대상으로 △인신공양 굿판설△밀회설△미용시술설△투약설 같은 가짜 뉴스가 떠돌았다.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논란이 진행 중일 때 ‘자로X’란 네티즌 단체는 핵잠수함과의 충돌 의혹을 제기한 “세월X”를 유튜브에 올렸다.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542만회를 넘겼고 이와 관련한 세월호 침몰 원인 의혹 역시 빠르게 퍼져나갔다. 해군에선 “세월호 침몰 당시 맹골 수로를 항해하거나 인근 해역에서 훈련을 한 잠수함은 명백히 없었음”을 밝혔지만 배가 인양될 때 까지 의혹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또 온라인상엔 “세월호 유족임을 빙자한 사람이 택시기사에게 행패를 부렸다”든가 “자식 팔아서 국가에 돈을 받아 내려는 속셈”이란 말이 내돌았으며 유족들이 식당에서 갑질을 한다는 소문이 퍼져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기도 했다. 구호 조치에 대해 공영방송도 갈피를 못 잡는 와중에 누군가는 세월호 구호물자가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부족하다는 말을 유포하기도 했으며 미군의 구조 도움을 뿌리쳤다는 말도 퍼뜨렸다. 박근혜 정부가 특정 사건을 숨기기 위해 더 큰 사건인 세월호 사고를 터뜨렸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극심한 혼란에 빠졌으며 정부의 재난 대응이 엉망이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최근 보수적인 고령 세대를 겨냥한 가짜뉴스가 대두되고 있다. △“민주당이 연금을 개혁해 북한에 200조를 퍼주려 한다”△“문재인이 고려연방제*를 실시해 북한에 나라를 갖다 바친다”△“북한이 박근혜를 탄핵시키라는 지시에 종북좌파가 횃불을 들었다”와 같이 주로 현 정권을 비난하는 말이 대다수이다. 최근 이와 관련해 몇몇 극우인사들은 유튜브에 채널을 개설해 애국 또는 진실이란 표어를 내건 개인방송을 시작했다. 문제는 이들이 전하는 내용들이 정치적 사건을 엉뚱한 방향으로 해석하거나 가짜 정보를 진짜라고 설명하는 등 사건을 왜곡하거나 날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영상은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출처 없는 통계를 내걸며 근거 없는 의혹을 만들어내는 등 사회적인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예컨대 ‘문재인 치매설’이나 자료의 통계 출처를 단지 ‘여론조사 기관’이라고 적는 식이다. 이러한 채널의 구독자 수는 적게는 1~200명부터 많게는 30만 명에 이르기 때문에 파급력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가짜뉴스는 △개인에게 큰 상처를 남기거나△사회의 혼란을 야기하고△국가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된다. 이러한 사람들은 신뢰성을 기반으로 한 뉴스란 매체 뒤에 숨어 거짓을 진실인 양 퍼뜨리기 때문에 수용자들은 정보들을 비판적으로 들을 필요가 있다.

*고려연방제: 북한이 1960년부터 주장해온 남북통일에 관한 방안으로 △국가보안법 철폐△군사 파쇼 청산△주한미군 철수△북미간 평화협정 체결△미국의 내정간섭 포기 등을 주장함(출처=두산백과).


◆가짜뉴스? 표현의 자유 침해?

정부와 여당에선 점점 심해지는 가짜뉴스에 칼을 뽑아들기로 결심했다.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어느 정도 규제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이하 이 총리)는 이번 달 2일 국무회의에서 “가짜뉴스는 표현의 자유 뒤에 숨은 사회의 공적이며 개인의 인격을 침해하고 사회의 불신과 혼란을 야기하는 공동체 파괴범”이라며 “악의적 의도로 가짜뉴스를 만든 사람과 계획적 조직적으로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사람은 의법 처리해야 마땅하다”라고 전했다. 덧붙여 이 총리는 각 부처에 지시해 가짜뉴스에 관련해 강력 단속을 지시했다. 하지만 야당에선 이러한 규제가 ‘표현의 자유’를 훼손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양수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대통령△국무총리△국무위원△국회의원 등 최고위 공직에 봉직하는 ‘공인’에 대한 비판은 가슴이 아플 정도로 따끔하거나 조금 지나친 면이 있더라도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유튜브나 소셜 미디어에서 제기되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정당한 비판은 달게 받아들이고 반성부터 해야하는 것이 순서”라며 “만일 가짜뉴스가 있었다면 현행법의 절차에 따라 처리하면 될 일”이라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달 11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현안에 SNS에서 가짜뉴스 특별단속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이버수사과△수사과△형사과 등 4개 부서가 협업해 사이버안전국에 ‘허위사실 유포사범 특별단속 추진체’를 설립, 12월 31일까지 ‘국민생활 침해 허위사실 유포사범 특별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나산 기자 96mountai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