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

2018-10-05

안소현 기자 |

조회수 329 댓글 0

학보일이 힘들 것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취재로 체력적인 소모도 많았고 기사를 쓰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었다. 하나의 기사를 쓰기 위해 이렇게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몰랐다.
개강호 때, 나는 기삿거리가 도저히 떠오르지 않아 우리학교 커뮤니티 사이트 에브리타임과 우리학교 페이스북 페이지 대나무숲을 찾아보기도 했고 친구들에게도 물어봤다. 그렇게 기사 주제를 찾게 되면 일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기사의 △개요 작성△취재원 찾기△자료 수집 및 사실 여부 확인 등 하나의 기사를 완성하기 위해선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중에서도 특히 취재처를 찾는 것이 힘들었다. 친구들에게 부탁해 보기도 하고 sns를 이용해 보기도 했지만 실명이 나오는 것이라 그런지 대부분이 거절했다. 이해는 됐지만 기자의 입장에서는 그들의 거절이 그렇게 달갑지만은 않았다. 필요한 자료를 다 모으면 그때부터 나는 자료를 정리해 필요한 정보를 가지고 순서에 맞게 기사를 작성한다. 인터뷰를 넣을 때가 제일 힘들었다. 사람들은 나를 믿고 인터뷰를 해 줬을 텐데 내가 기사를 쓰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와전이 될까봐 걱정됐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기사를 마무리했다. 내 나름대로 여러 번 생각하고 쓴 기사라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내가 기사를 잘 쓴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오만이었다. 내 기사는 형식도 많이 틀렸고 가독성이 많이 떨어진 글이었다. 밤을 새 가며 10차의 수정을 거친 끝에 내 기사는 재탄생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다음날 조판소에 가서 어떻게 기사를 실을 것인지 정하고 나서야 비로소 하나의 기사가 완성 됐다.
조판이 끝날 때까지만 해도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뿌듯함을 느끼기보다 그저 힘들기만 했다. 하지만 학보가 발행된 날, 학교에 비치된 학보를 봤을 때 그 기분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내 사진과 글이 학보 커버스토리에 인쇄돼 있었고 그 기사 옆에는 내 이름 석 자가 박혀 있었다. 그것을 봤을 때 나는 내가 지금까지 고생했던 것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희열을 느꼈다. 이번의 경험을 통해 나는 더 잘하고 싶은 욕심과 더 부지런히 배워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앞으로 기사를 쓰고 마감을 하면서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겠지만 그때마다 이번에 느꼈던 감정을 되새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