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성장,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일으켰나

2018-10-05

김초영 기자 | 96_ivana@hufs.ac.kr

조회수 965 댓글 0

문재인 정부는 임기 초반부터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고수하며 수많은 관련 정책들을 시행해왔다. △최저임금 인상△주 52시간 근로제 도입△내년도 일자리 사업 예산 역대 최대 편성이 그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정부의 기대와 다르게 지난 12일 발표된 고용지표에 따르면 전체 실업자는 113만 3000명, 청년(15세~29세) 실업률은 10%에 이른다. 이는 지난 8월 기준으로 19년 만에 최고치로 외환위기의 여파에 시달리던 1999년과 비슷한 수치다. 계속되는 고용 악화로 인해 정부의 경제 정책에 국민들의 많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이란 무엇인지 우리학교 허준영 경제학부 교수에게 물었다.

Q1. 소득주도성장이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기존엔 경제 성장이 이뤄지면 국내총생산(GDP)이 시간에 따라 증가했고 사람들은 그에 따른 이익을 누려왔습니다. 즉 경제가 성장하면서 소비도 많아지며 삶의 질이 향상됐습니다. 하지만 경제는 성장하고 GDP의 숫자 자체는 계속 좋아지는데, 국민들은 소득 분위에 따라 삶의 질 향상 차이를 가시적으로 경험하게 됐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대기업을 필두로 성장해 온 나라이기에 GDP가 늘어난다고 하는 것은 결국 회사들이 더 좋은 영업 실적을 내고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것입니다. 소득주도성장이 국민들에게 영향을 주기위해선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야하지만 현재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90년대 중·후반을 넘어오면서부터 경제는 성장하는데 개개인의 삶은 나아지지 않는 현상이 벌어져 경제학계에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전 세계에서 소득 불평등도 2위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은 고소득층에게 많은 혜택을 주었지만 저소득층에겐 많은 소득을 가져다주지 못했습니다. 이번 정부는 국민 모두를 위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소수의 대기업 주도 성장이 아닌 최저임금 상승 혹은 자영업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소득주도성장 기조 하에 경제 정책 시행을 시작했습니다.

Q2. 소득주도성장 모델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정부의 큰 정책 속 △최저임금 상승△혁신주도 성장△공정 경제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최저임금 상승의 기대 효과로는 최저 임금을 올림으로써 혜택을 적용받을 가능성이 높은 저소득층의 소득을 올리는 것에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직업의 수가 유지되면서 임금이 상승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은 최저임금의 상승이 오히려 소득분배율 악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혁신주도 성장은 사회의 부가가치를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경제를 성장시키자는 정책입니다. 예를 들어 좋은 물건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기술을 개발한 회사를 지원해 성장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공정 경제는 프랜차이즈들 시장을 지배함에 따라 프랜차이즈와 소상공인 간의 경쟁이 공정한지에 대한 논의로부터 시작됩니다. 베이킹 파우더, 밀가루 등 재료들을 구해오는 소상공인과 대기업이 가진 유통망을 통해 공급받는 프랜차이즈는 단가에서부터 차이가 납니다. 또한 프랜차이즈는 사람들이 더 쉽게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렇듯 소상공인들이 프랜차이즈와 1:1로 경쟁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입니다. 위와 같이 잘못된 것, 불공정한 것을 정부가 해결하는 과정을 공정 경제라 부릅니다. 최근 공정 경제 실현을 위한 정책들이 많이 시행되고 있지만 과연 ‘대기업에 대한 정책들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말이 나오는 중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러한 공정 경제에 대해 정부가 가속 폐달을 밟아주길 바랬는데 오히려 천천히 가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Q3.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초반부터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고수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고용지표에 의해 이러한 정책 기조가 뚜렷한 성과를 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경제 학계의 반응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경제 학계의 반응은 크게 둘로 나눠집니다. 어떤 이들은 실제로 정책이 효과를 내는 것은 당장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기에 더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은 최저임금에 변화를 주는 것보다 고소득층·중산층으로부터 세금을 더 걷어 저소득층에게 사회적 보장을 해주는 방법이 더 나을 것으로 주장합니다. 최저임금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가진 이들의 논거 중 하나가 최하위 소득층을 위해 하위소득층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영세 소상공인분들은 사업 규모상 인건비에 들어가는 비용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편의점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보통 아르바이트생을 많이 고용하는데 정부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실시하면 고용주 입장에선 인건비 부담이 심해지며 미봉책으로 고용주가 일하게 됩니다. 결국 사회적으로 고소득층이 아닌 분들에게 부담을 상대적으로 더 낮은 계층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Q4. 고용지표가 2달째 하락세를 이어가자 청와대는 “소득주도성장 각론에 대해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기조에 대한 변화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인지 궁금합니다. 만약 변화로 볼 수 있는 부분이라면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기대효과로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소득주도성장은 기존에 시행되지 않았던 정책이므로 예상치 못한 부작용들이 나올 수 있기에 부작용들이 더 심각해지기 전에 피해를 받는 계층에 대한 후속 조치가 필요합니다. 어떤 정책이라도 부정적인 시각은 존재합니다.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정책이 좋은 정책이라고 한다면, 소득주도성장은 후속 조치를 통해 최대한 국민들에게 지지받는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소득주도성장의 통계지표에 따라 정부도 부정적인 면들에 대해 자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각과 후속적인 정책 조치 등은 소득주도성장으로 인해 손실을 보는 계층 혹은 업종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이며 지속적으로 보완될 것입니다.

Q5. 소득주도성장이 실행된 해외의 사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소득주도성장에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합니다.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소득을 보장해줘 그들이 구매력을 갖고 소비를 해 경제가 나아지도록 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시각이 있습니다. 한편에선 소득주도성장이 *포용적 성장의 하위 개념이라고 생각해 경제 성장의 속도보다 질을 우선시하고 얼마나 많은 국민이 성장하는지를 중심으로 생각합니다. 이러한 포용적 성장에 대한 논의는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같은 국제기구에서 많이 이뤄져 왔었습니다. 실제로 유럽의 일부 국가들에선 임금주도 성장이라는 것을 부분적으로 시행했지만 그 속도가 한국처럼 빠르진 않았습니다. 이 국가들에선 임금주도성장 모델을 시행했었지만 이것은 대부분 다른 정책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사용됐었습니다. 따라서 같은 해외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포용적 성장: 사회 구성원에게 균등한 경제활동 참여 기회를 주고 성장 혜택이 공정하게 분배돼 △경제 성장△소득 양극화 해소△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성장을 말한다.

김초영 기자 96_ivana@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