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듣던 수업이 사라졌다 2018-10-05
안소현 기자 | 97sonia@hufs.ac.kr 조회수 324  댓글 0
수강신청 정정기간이 끝났다. 모든 강의에는 고정된 출석부가 나왔고 인원수가 적은 강의는 폐강됐다. 하지만 9명인데도 폐강된 강의가 있는가 하면 어떤 강의는 6명인데도 수업이 진행되는 강의가 있다. 많은 학생들이 학과와 수업에 따라 달라지는 폐강 기준에 의문을 제기한다. 지난달 15일 우리학교 페이스북 페이지 대나무숲에 폐강 관련 불편을 겪었다는 학생의 사연이 올라왔다. 해당학생은 폐강으로 인해 이미 시간표가 틀어져 어쩔 수 없이 원치 않는 수업으로 대체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폐강의 정확한 기준과 학생과 학교 측의 입장을 알아보자.

◆폐강 기준과 처리과정

현재 우리학교 서울캠퍼스와 글로벌캠퍼스는 모두 동일한 폐강기준을 적용한다. 우리학교는 강의를 1강좌만 개설하는 단일 강의와 한 강좌로 여러 개의 반이 개설되는 분반 강의로 분류한다. 이때 둘의 폐강 기준은 다르다. 교양의 경우 △교양 외국어△체육△실기 등과 같은 소수 강의와 일반강의로 분류된다. 단일교양 강의 중 소수교양은 10명 이하, 일반교양은 15명 이하의 수강생이 있을 경우에 폐강이 결정된다. 분반강의인 경우 소수교양은 15명, 일반교양은 20명 이하의 수강생을 기준으로 폐강 결정을 내린다.
전공과목은 학과 입학정원에 따른 폐강 기준을 적용받는다. 전공과목 또한 교양 과목과 마찬가지로 단일 강의와 분반 강의인지에 따라 폐강기준이 달라진다. 1강좌 개설 과목일 경우 △20명 이하가 정원인 과는 4명 이하△21~30명인 과는 5명 이하△31~50명인 과는 8명 이하△51명 이상인 과는 10명 이하의 수강생이 신청하면 폐강된다. 또한 분반강의는 항상 10명 이하가 폐강 기준이다.
폐강이 결정되면 학생들은 학교에 문의해 대체강의 수강신청과 같은 조치를 취한다. 하지만 졸업예정자 중 해당 수업을 듣지 못해 졸업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학생의 경우 학교 측에서 편의를 봐주기도 한다. 일례로 동시간대에 같은 강의가 있으면 그 강의로 옮길 수 있도록 권유하거나 그럴 수 없는 경우에는 기준에 못 미치더라도 해당 강의를 개설한다. 지난 학기의 경우 200개의 폐강 예정 강의 중 60개가 위와 같은 이유로 개설됐다.
만일 부득이하게 여석이 없는 강좌로 폐강 대체 수강신청을 해야 하는 경우 신청서에 담당교수 및 개설학과(부, 전공)의 확인을 받으면 강의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교양 교과목은 이 경우에서 제외된다.


◆학생들의 입장

상당수의 학생들이 폐강으로 인해 불편함을 겪고 있다. 학생들은 폐강이후 새로운 강의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폐강 사실이 너무 늦게 전달되는 점을 문제로 삼는다. 지난 학기 전공과목이 폐강된 김제연(통번역·영어 17) 씨는 폐강 소식을 듣고 이를 대체할 강의를 찾아봤지만 모두 시간대가 안 맞았다. 당시 그 수업을 수강신청한 학생들은 8명이었으며 정원이 120명인 학과의 폐강기준인 10명에 미치지 못해 폐강됐다고 한다. 이에 김씨는 “학교가 조금만 일찍 폐강여부를 알려줬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교양과목이 폐강된 한가은(통번역·스페인 17) 씨 또한 폐강 사실에 불편을 토로했다. 폐강 당시 그 과목의 인원수는 5명이었다. 한씨는 폐강 이후 새로운 강의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폐강이 되면 학생들은 학생종합지원센터(이하 학종지)에 가서 직접 서류를 작성하고 원하는 과목으로 강의 교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잔여석이 있는 과목에 한정돼 있다. 이에 한씨는 “안내를 받지 못해 교체할 과목에 잔여석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알 수 없다”며 “학교에서 폐강강의 수강생들에게 따로 폐강 공지를 해주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한씨는 이러한 점 때문에 몇 학생들은 교체를 희망하는 강의 마다 인원이 꽉차있어서 여러 번 서류를 다시 작성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폐강으로 인해 듣고 싶었던 강의를 듣지 못해서 안타깝다”며 “수업이 시작 된지도 벌써 2주가 지났기에 교체과목 수업 진도를 따라가는 것이 조금 힘들다”고 말했다.


◆폐강의 원인

폐강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한정된 강의실의 개수와 수강생 수에 있다. 학종지는 우리학교가 비슷한 규모의 다른 학교들보다 개설되는 강좌수가 1.5~2배정도 많다고 했다. 우리학교는 연세대학교에 비해 학생 수는 533명 적지만 강의 수는 2899개 더 많이 개설된다. 또한 고려대학교에 비해 학생 수는 1881명 적지만 개설되는 강의 수는 2962개가 더 많다. 이에 학종지는 “강의실이 부족한데 그 안에서도 학생들이 선호하는 특정요일 (화, 수, 목)과 시간(3~8교시)에 쏠림 현상이 심하며 그 외의 시간대에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무분별한 강의 개설을 방지하기 위해 강의 개설 기준을 정하고 일정한 정원이 차지 않을 시에는 폐강을 결정한다고 한다. 현재 우리학교 폐강 강좌수는 한 학기에 각 캠퍼스 별로 100여개이며 폐강률은 4%내외라고 한다..


◆학교 측의 입장

서울 캠퍼스 학종지 이원재 팀장은 “학교는 항상 적절한 강의를 개설해서 학생들이 수업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노력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캠퍼스 상황 상 폐강이 되는 것은 불가피하며 폐강에 관해서는 학사공지와 학교 홈페이지에서 안내되니 학생들이 이런 공지를 잘 숙지하고 있으면 불편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학교 측에서는 “폐강공지를 하기 전 학생들이 미리 강의를 대체할 수 있도록 2주라는 시간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캠퍼스 학종지 권성배 팀장과 정재원 대리 또한 서울 캠퍼스와 비슷한 의견이다. “폐강공고는 개강 주 월요일을 기준으로 항상 둘째 주 수요일에 학사공지사항에 공지된다. 따라서 이는 학생들이 스스로 홈페이지를 찾아서 알아봐야 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학종지는 “기준을 명확하게 적용함과 동시에 폐강으로 인한 학생들의 불편함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소현 기자 97sonia@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