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의 전환

2018-10-05

홍주연 기자 | 이메일

조회수 340 댓글 0

얼마 전 전공 교수님이 자신의 장점 30가지 적기를 과제로 내주셨다. 최대한 상세하게 적으라는 말씀도 덧붙이셨다. 30개? 너무 많은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주어진 시간이 많기에 생각날 때 마다 하나 둘씩 써내려갔다. 다섯 개 쯤 적었을까, 무엇을 적어야 할지 막막했고 보기보다 어려운 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부끄러운 감정도 들었다. 나보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은 세상에 없을 텐데 나조차도 나를 모르고 산 것 같았다. 그런데 한편으론 꼭 내가 뛰어나고 잘하는 것만 장점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내가 적는 내 장점인데 주관적이어도 되지 않을까? 하고 관점을 전환해 봤다.

내가 느끼기에 나는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하다. 또 나는 △한국어△영어△태국어를 할 줄 안다. 아직 어떤 언어도 완벽하지 않지만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바꿔봤다. 가장 고민이 되던 외모에 대해서도 다시 적게 됐다.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외모를 ‘이목구비가 화려하진 않으나 조화로우며 특히 웃을때 예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라고 표현할 수 있게 됐다. 성격은 ‘타인을 배려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는 중이다’라고 적었다. 부정적으로 보면 나는 아직 잘 하는 언어 하나 없고, 외모가 뛰어난 것도 아니며, 배려심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잘하는 점, 부족한 점을 고쳐 노력하는 모습 모두 다 나의 모습이라고 받아들이니 나의 장점이 무수히 많아졌다.

항상 들어왔던 말이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내가 세운 잣대에는 나보다 잘난 사람도 못한 사람도 무수히 많을 것이다. 위로도 끝이 없고 아래로도 끝이 없는데 나의 못난 점만 생각하면 자신만 힘들어질 것 같다. 교수님이 과제를 내주시면서 학생들에게 바라셨던 점도 이 생각을 가지라는 것 아니었을까? 스스로가 작게 느껴질 때마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누가 나를 사랑해 주겠는가’를 새겨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