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일으켰나

2018-10-05

김초영 기자 | 96_ivana@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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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해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책정되면서 지난해 최저임금 6,470원과 비교해 16.4%가 인상됐다. 하지만 경제 성장 및 회복을 전망했던 정부의 예상과는 달리 부작용들이 발생하며 일부 사람들의 원성을 피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인상 결정이 끼친 긍정적인 영향 및 부정적인 영향은 무엇인지, 최근 발의된 최저임금 인상 개정안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우리학교 박기봉 국제금융학과 교수에게 물었다.

Q1.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거시경제학의 관점에서 크게 총수요 측면과 총공급 측면이 있다. 최저임금 인상은 총수요 측면과 총공급 측면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공급 측면은 기업이 제품을 공급하는 것과 관련 있다. 최저임금 상승은 인건비 부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기업에서는 제조 원가에서 상승효과를 줘야한다. 다르게 말하면 원가율을 높이고, 이익률을 낮추는 것이다. 그러면 결국 기업에선 적정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올리거나 다른 부분에서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러면 대응 방법은 두 가지다. 먼저 매출액을 올리는 방법이 있다. 사람과 장비가 고정돼 있는데, 매출이 상승하면 기업 입장에선 순수 이익이 증가하기에 매출액을 늘리는 방안이 더 효과적이다. 그러나 기업에서 매출은 쉽게 통제할 수 없다. 매출액을 늘리는 방안이 좋긴 하지만 매출액은 소비자에 의해 결정되기에 쉬운 문제가 아니다. 다른 방법은 원가를 낮추는 것이다. 원가 관련요소들은 통제 가능한 부분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생산 시설을 자동화 시키는 것이다. 예전에는 동일 제품 1개에 사람 10명, 기계 10개를 썼다면 자동화를 통해 사람 8명에 기계 12개를 쓰는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자동화는 인건비의 총액을 줄일 수 있어도 실업을 유발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Q2. 최저임금 인상이 사회에 가져온 긍정적인 효과는 무엇인가?

최저임금 제도는 임금 근로자(임금을 주 소득으로 하는 사람들)가 최저임금을 통해 어느 정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제정한 것이다. 만약 생계 수준 이하의 소득을 벌고 있다면 생계 이외에 다른 소비를 할 여력이 없다. 이는 사회 전체적으로 매출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최저임금을 보장하는 것은 사회·경제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본다. 보통 고용주의 힘이 근로자보다 더 세기 때문에 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최소한의 임금을 요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는 사회 전체적으로 균형이 맞게 도와주는 역할을 해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Q3. 최저임금 인상이 사회에 가져온 부정적인 효과는 무엇인가?

최저임금 인상이 소비자 수요에 영향을 미쳐 소비가 늘어나면 좋지만, 회사가 만약 원가를 바꾸는 식의 방향을 선택한다면 좋지 않다. 예를 들어 일하는 사람이 10명이고 최저임금이 80만 원이면 회사는 800만 원을 부담한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늘어나면 회사는 늘어난 200만 원의 인건비를 감당하기 위해 사원을 줄이는 방안을 선택한다. 최근 소득 통계를 보면 1분위 소득자의 소득이 더 줄었고 나머지 2·3·4분위 소득자는 임금이 늘었다. 이는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간 것이다.
Q4. 최저임금 개정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이 발의된 배경과 내용은 무엇인가?

개정안은 최저임금에 무엇이 포함되는 지에 대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월급 명세표를 보면 △기본급△상여금△여러 다른 수당들이 나와 있다. 이는 과거 최저임금제도가 없을 때 생겨난 방식이다. 기본급을 처음부터 높게 책정할 순 없으니 회사에선 다른 수당들을 더해 월급을 주고, 상여금을 따로 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위와 같은 방식은 회사가 재정적 위험에 빠졌을 때 기본급만이라도 지불이 가능하도록 돼 있어 직원들로부터 불만이 덜 했다. 이처럼 과거엔 매달 받는 기본급을 최저임금으로 고려하고 상여금이나 다른 수당은 최저임금으로 고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에 의해 두 달에 한 번씩 받는 상여금도 임금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두 달에 한번 혹은 세 달에 한 번씩 받는 것이라도 근로자가 일하고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그 동안 이뤄지지 않았다. 이러한 개정안이 최근 발의된 이유는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상여금은 기본급과 따로 분류됐는데, 최저인금 인상으로 기본급이 상승했고 기업 입장에선 큰 부담이 된 것이다. 보통 상여금은 급여의 200% 혹은 150% 등 기본급의 액수에 따라 정해지는데, 최저임금이 상승해 상여금 또한 같이 오른 것이다. 더불어 회사에선 4대 보험과 같은 비용 또한 지불해야 하는데, 이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Q5. 개정안에 대한 학계의 반응은 어떠한가?

학계에선 최저임금에 대한 의구심이 많은 상황이다. 과거와 같이 경제적 수준이 낮을 땐 최저임금 인상으로 모든 사람의 수입이 올라갔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소비수준이 정착된 상태이다. 최저임금은 목적이 분명히 있고 그 목적에 동의한다. 하지만 최저임금과 관련된 다른 사항들에 대한 정리는 아직 부족하다. 상여금 개념이 없어 일한 시간만큼 돈을 받아가는 북유럽과 달리 우리나라는 다른 월급 개념을 갖고 있다. 따라서 북유럽의 최저임금이 만원에 가깝다며 이를 무조건 따르는 것은 우리나라 상황에 바람직하지 못하다.

Q6. 고용주들 또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부담이 커졌다. 단기 아르바이트 시장 및 소상공인 업계도 이로 인해 얼어붙은 것이 사실인데, 어떤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정부에선 얼어붙은 고용상황에 재정자금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미봉책이다. 장기적으로 정부 재정을 계속 투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일한 방법은 소상공인의 매출 상승이다. 물건이 잘 팔리면 임금이 올라도 알바생을 고용할 수밖에 없고, 부담이 덜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출 상승은 누구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최근 자동화가 해결책으로 대두되고 있기도 하다. 맥도날드 및 버거킹은 이미 자동화 기계를 도입해 주문을 받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실업률을 증가시켜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더불어 기계의 가격만큼 매출이 상승돼야 하는데, 쉽지 않은 문제다. 제일 좋은 방법은 산업구조 개편이다. 기존 직원들이 주문 업무를 보고 음식을 만들었다면, 산업구조 개편 이후엔 이들이 공장에서 자동화 기계를 설비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이것은 재교육, 재취업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방안은 새로운 산업에 대한 투자다. 우리나라는 소상공인의 수가 매우 많은 편이다. 많은 만큼 많이 무너지고, 이로 인해 많이 도전하는 분야이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선 정부의 새로운 산업에 대한 유도가 필요하다. 사람에 대한 투자는 손해를 보지 않기에 거의 유일한 해결방안 이라고 볼 수 있다.

Q7. 부작용으로 인해 이번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개인적으로는 포퓰리즘적 최저임금 인상결정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의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정책이 실행됐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고루 고려하지 못한 것 같다. 어떠한 정책이든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둘 다 나타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정책 시행 전 이러한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부작용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한 듯하다. 임금만 덥석 올리니까 임금 분류 문제가 나오고, 오히려 실업률이 증가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이러한 차원에서 생각한다면 최저임금 인상은 좋았지만, 무조건 환영할만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 국회에서 임금 분류와 관련한 개정안이 발의됐다. 이제 최저임금과 관련한 여러 요소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요소들만 자리를 잘 잡는다면 더 이상 혼란은 생기지 않을 것이며, 최저임금이 만 원 가량으로 올라도 문제없다.

김초영 기자 96_ivana@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