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과의 대화

2018-10-05

나산 기자 | 96mountai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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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잔디광장에서 우리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푸름의 주최 하에 ‘총장과의 대화’가 진행됐다. 이 날 행사엔 △김인철 총장△조국현 교무처장△장지호 기획조정처장△이승룡 행정지원처장이 참석했으며 전병수 부총학생회장(영어·영문 16)과 김봉수 학생인재개발처장의 사회로 ‘총장과의 대화’는 약 2시간 동안 이어졌다. 퀸쿠아트리아 축제의 전야제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총장을 비롯한 각 처장들과 학생들의 질의을 통해 △제도△시설△논란 등 다양한 사안을 논의했다

◆총장의 개회사
행사는 김인철 총장의 개회사로 시작됐다. 김 총장은 “학생들과 다시 만나서 반갑고 지난 정기총회에서 리더십을 발휘한 총학생회장단 그리고 중앙집행위원회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또한 “지난 총장선거 때부터 이슈가 됐던 김인경 학생 학점부여 사건 때문에 학생들에게 질타의 대상이 됐다”며 “총장으로서 불미스러운 일로 학생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우리학교 이미지에 손상을 입혀 정중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앞으로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우리학교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 사건의 마무리를 짓겠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학점논란 외에도 총장은 “장학금 확충 문제나 상대평가를 일반적으로 통보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난 4년간 모든 노력을 했지만 학생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과 평가를 받은 것에 대해 반성하고 후회한다”는 말로 개회사를 마무리했다.

◆우리학교 시설 문제
Q1. 학교 건물 내 승강기 설치 계획이 있는가?
김인철 총장(이하 총장): 곧 △인문관△교수학습개발원△사회과학관 등에 장애인 또는 비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외부 승강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번 해 11월 혹은 12월에 승강기를 두기 시작하면 다음 해 3월쯤 승강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구상 중이다.

Q2. 자치 공간 24시간 개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총장: 학생 자치 공간 24시간 개방에 대해선 학생회 및 행정지원처간 공간 운영위원회를 열어 안전에 대한 것을 검토하겠다. 그 밖의 몇 가지 사항들을 검토한 후 여러분에게 24시간 개방 공간 중 꼭 필요한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 범위와 방법에 대한 전제조건 등에 대해선 이야기를 나눠보겠다.
이승용 행정지원처장: 자치 공간 24시간 개방은 2~3년 전부터 첨예하게 나오던 이야기다. 알다시피 2학기부터는 도서관 재건축이 시작되는데 이 때문에 학교에선 학생들에게 대체공간을 마련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 따라서 공간 활용에 관해선는 좀 더 전향적인 자세로 논의할 것이다.

◆우리학교 제도 문제
Q1. 학생들에게 총장 선출권이 없기에 교수 중심의 공약이 다수를 차지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임기 중 총장 선출권을 학생들에게 부여할 의향이 있는가?

총장: 나는 우리학교 교수단의 총장이고, 학생들의 총장이며 직원들의 총장이다.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 공약집 20페이지 중 3.5페이지는 학생들에게 던진 메시지다.
만일 이에 대해 △교수협의회△노조△총학생회가 현직 총장으로서 의견을 내라면 할 수 있다.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총장이 여기서 △교협△학생△노조가 얼마나 참여해야 하고 어떻게 합의를 해야 한다는 말은 할 수 없다. 다만 현재 총장 선출권을 갖고 있는 교수협의회와 오래전부터 선거 참여를 주장하는 노조 그리고 학생들의 합의가 이뤄지면 총장으로서 이를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

Q2. 언어강의에 있어서 상대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총장: 학교에선 현재 △외국인△새터민△재수강생△위탁교육생들을 대상으로 절대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상대평가제도를 살펴왔기에 역기능 역시 파악했다. 이제 바꿀 것이다. 우리학교는 성적제도가 엄격하기로 유명한 서강대학교 보다도 성적을 박하게 주는 대학이 됐다. △교무처장△학생처장△학생 대표자들을 포함한 학사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해 상대평가의 골간을 유지하면서 절대평가의 요소를 반영하겠다. 따라서 더 공평한 성적 부여 방법을 찾아갈 것이다.
조국현 교무처장: 절대평가로 인한 학점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경우 사회에서 우리학교 학점을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해진다. 평균 학점이 높은 대학의 학점은 믿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평가는 학생들을 도와주려고 채택했다. 여기서 학점을 잘 주는 교수에게 몰리거나, 노력했지만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것과 같은 문제들이 생겼다. 그렇기에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절대평가를 넓혀갈 방법도 고려 중이다

Q3. 이중전공 수강신청 시 인원제한과 부족한 강의 수가 꾸준히 문제로 제기된다. 이에 대한 대책이 있는가?

총장: 교수들 사이에서도 인원제한에 관한 의견이 갈린다. 불공평하다고 보는 교수들도 있고 정당한 처사라고 보기도 한다. 그래서 분반제도가 있다. 이를 잘 활용해 더 편리하고 공평한 수강신청방안을 마련하겠다.
조국현 교무처장: 이중전공으로 인기 있는 학과 강의는 학생들이 많이 몰리다보니 수업이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한 교수가 맡는 강좌의 수를 절대적으로 늘릴 수는 없다. 학교에서도 이에 대해 신경 쓰고 있고 해당 학과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차차 해결해나가고 있다.

Q4. 김인경 학생 사태와 관련해 재발방지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가?

총장: 우리학교는 현재 특기생이 없다. 현재 김인경, 박성현 학생은 재적됐다. 다만 앞으로 성적 우수자의 경우 장학증서 또는 이를 동반한 장학금을 소액으로 지급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성적이 일정수준 이상인 학생이나 또는 그러한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 경제활동을 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나눠주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 유고결석에 대해서도 변화를 시도했다. 예컨대 교생실습의 경우엔 4주까지 유고결석이 인정됐다. 또한 과거 4학년 2학기에 재학하는 학생이 취직할 시 기말고사 대신 리포트로 대체해 성적을 부여하는 경우도 있었다. 학생 개인의 상황을 고려해 교수 자율 재량으로 학점을 부여한 것이다. 이 모든 것의 재발 방지를 약속한다. 앞으로 이러한 사례를 포함해 강의 전체 1/2을 결석하는 경우 어떤 경우에도 유고결석을 통한 성적 부여가 불가능하게 하겠다. 이와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약속한다.
우리학교 규정이 조금 자유로운 부분이 있었고 이를 공평무사할 수 있도록, 교수들이 무한정의 자율재량을 발휘할 수 없도록, 또한 자율재량을 발휘하더라도 타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만 이를 발휘할 수 있도록 변경시켜 나가겠다.

Q5. 권력형 성폭력에 대해 학교는 어떤 대책을 수립중인가?

총장: 우리학교 홈페이지에 피해상담절차와 신고안내 배너가 있고 여기에 성폭력 대응방책이나 예방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이 있다. 사이버 등록을 위한 홈페이지 구축은 곧 완성된다. △법률 검토△변호인단 조언△학생의 요구에 맞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걸린다.
성폭력 예방 교육도 역시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속초에서, 교수들은 전체교수회 직전, 직원들은 임용 직전과 임용 이후 정기 교육을 진행 하고 있다. 교수나 직원은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지 않으면 임용이 불가능하다. 성평등 상담센터도 각 캠퍼스로 분리해 운영하고 있고 상담내용이나 직원 역시 추후 보강할 예정이다.
지난달 14일 우리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출신 변호사 10명에게 권력형 성폭행의 △고발△신고△2차적 불이익 예방을 위한 법률 상담 관련 내용의 위촉장을 보냈고 그 중 6명이 요일에 따라 24시간 상시대기 중이다. 우리학교 학생들의 인권과 법익보호를 위해 10명이 무료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내가 만약 이러한 일을 더욱 자세하게 설명하지 못했다면 질타를 받겠다. 하지만 우리학교가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거나 느리다는 비난은 말았으면 한다. 우리학교는 빠른 대처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6. 재수강제도를 개선할 예정이 있는가?

총장: 학생들은 원하는 만큼 재수강을 하려하지만 교수들은 반대한다. 비록 상대평가는 아직 개선되지 않았지만 재수강에 대해선 많은 진전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총학생회에서 다시 한 번 논의를 요청했고 학사제도개선위원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기타 학내 사안
Q1. 학생들을 위해 어떤 사항이 중점적으로 논의 되고 있는가?
총장: 우선 장학금 문제다. 학생들의 국가 제1유형·2유형 장학금 또는 기타 학교에서 지원하는 장학금에 대한 학생들의 수혜율은 약 40% 정도다. 그러나 나는 더 주고 싶다. 앞으로 내부 예산을 절약하고 외부자금을 더 많이 끌어와 장학금을 늘리겠다.
화이트보드 교체, 난방자제 보수 등 교육 기자재를 보완해 현대 교육 시설로서 부족한 면을 보완하겠다. 이에 대한 예산을 측정해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학생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강의는 바로 폐강하겠다. 신입생들은 강의를 통해 △이미지△만족도△애교심을 갖는데 우리학교는 그런 면에서 취약하다. 장학금이 적어서 또는 시설이 부족해서 만족도가 떨어지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강의의 양질에 관한 것이다. 양 캠퍼스의 교무처장과 힘을 합쳐 학생들에게 있어 교육의 △범위△깊이△만족도를 향상 시킬 수 있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

Q2. 박철 전 총장의 명예교수 임용 재검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총장: 나는 사회과학자다. 사회과학자는 중간에 왈가왈부 할 수 없다. 박철 전 총장에 대해선 아직 말할 수 없다. 박철 전 총장은 대법원에서 적용한 조항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해서 헌법 재판소에 소원을 냈다. 여기서 판결이 나오면 전에 약속했던 인사상의 조치를 취하기 위한 절차를 밟겠다.

나산 기자 96mountai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