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며

2018-06-21

고유진 기자 |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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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한 번 더 쓰면 차장 임기가 끝난다. 정기자와 차장으로 보낸 1년을 되돌아보며 내가 거쳐 온 11번의 마감일을 떠올려봤다.

저녁 7시. 학보사실에 기자들이 모이며 마감이 시작된다. 저녁을 거른 기자들이 많아 분위기가 힘이 없다. 근데 편집장이 메뉴를 정하라고 해도 아무도 말을 안 한다. 저녁 11시. 기사의 1차 수정본이 안 나오면 초조해지는 시점이다. 이러다가 또 막차를 놓치겠다 싶다. 옆 기자에게 언제쯤 끝날 것 같으냐 물어보니 자기는 어제 기사를 써와서 국부장에게 원고를 전달한 상태라고 한다. 나만 초조한가 싶어 주위를 둘러보고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새벽 1시. 그렇게 또 막차를 놓쳤다. 뒤늦게 야간버스 시간표를 찾아봐도 운행이 종료됐다고 한다. 콜택시를 타려고 보니 밤길이 무섭다. 기숙사생과 자취생이 부러워진다. 아직 아무도 퇴근하지 못했다. 새벽 3시. 마감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도 첫차까지는 3시간이 남았다. 화장실에서 이를 닦고 돌아와 보니 옆 기자가 책상에 엎드린 채 자고 있다. 아까 기사 다 써왔다던 그 기자다. 앞에 앉은 기자는 동공이 풀려있다. 커피도 동이 나는 시점이다. 새벽 5시. 날이 밝아온다. 편집장이 나에게 2차 수정본을 고쳐 카톡으로 보내라고 한다. 내 기사는 끝났다. 첫차까지는 40분이 남았다. 학보사실에는 아직 기자들과 편집장이 남아있다.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다. 몇 시간 뒤에 조판소에서 다시 볼 사람들이다.

이렇게 마감이 끝난다. 그러니 학보 마감일마다 밤을 새는 국부장에게 수고했다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같이 고생한 동기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해야 한다. 취재에 협조해준 학교 기관·처의 교직원 선생님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독자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며 97기 수습기자 모집과 6월 14일 발행될 종강호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