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학기 ‘빈익빈(貧益貧) 부익부(富益富)’

2018-06-21

홍주연 기자 | 95m52535@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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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강이 다가오는 5월, 학생들은 서로 다른 고민을 한다. 어떤 학생들은 계절학기 수강신청만을 기다리는 반면 또 다른 학생들에게는
계절학기 수강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학생들의 의견과 수요조사를 반영해 개설되는 계절학기이지만
단과대 및 학과 별 상이한 수업 개수로 인해 수강기회는 모두에게 동등하게 주어지지 않는다.
선택에 따라 개설된 수업을 수강할 수 있는 학생에게 계절학기는 고마운 존재지만 그렇지 않은 학과의 학생들에겐 무용지물이다.

한편 △이중전공·부전공으로 인한 졸업이수학점 증가△평균 학점 상승을 위한 재수강△조기졸업△전공필수 혹은 졸업필수 과목 수강 등 이유로
계절학기를 필요로 하는 학생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계절학기의 순기능과 그렇지 못한 경우들, 나아가 운영 방식에 대해 알아보자.

◆계절학기, 누군가에겐 오아시스
계절학기의 순기능은 수강신청이 치열한 과목을 신청하기 수월하다는 점과 정규학기와는 별도로 학점을 채울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신재함(경영·경영 17)씨는 “2학년 전공필수 과목이 다섯 과목인데 2학년 1학기에 그 중 한 과목만 수강신청을 성공했다”며 “경영학과 또한 인기 있는 교수님이나 특정 시간대에 수강신청이 몰리는 현상이 강하다는 이유에서 수강신청이 치열해지고 결국엔 계절학기를 택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좋은 강의를 듣고 싶은 마음은 학생들 모두 같다는 점에서 계절학기라는 제도를 통해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고 생각 한다”며 “1학년 전공필수 강의의 경우 1학년 때 수강하지 못하면 여석이 점차 적어져 강의 신청이 더욱 어려워지고 이중전공·부전공학생들 뿐만 아니라 재수강생들까지 함께 수강신청을 하다 보니 계절학기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수강신청이 치열하기로 유명한 경영대의 경우 많은 학생들이 전공 필수 수업을 신청하지 못해 강의매매까지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학교 커뮤니티 사이트 ‘에브리타임’에선 원하는 강의를 얻기 위해 사례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현재 경영대학 학생은 956명으로 이중전공·부전공생들까지 합하면 더 많은 학생들이 해당학과 강의를 수강한다. 경영학전공은 이번 해 1학기 기준 총 97개의 강의가 열렸지만 1전공자 전용·우선수강 강의는 43개, 이중 전공생 전용·우선수강 강의는 29개가 개설됐다. 이 중 부전공생에게 해당되는 강의는 12개에 불과하다. 치열한 수강신청에 따라 지난해 동계 계절학기에는 경영학부 6과목, 경영학전공 15과목이 개설됐다. 경영학부에 개설된 6과목 모두 전공필수 과목이었으며 경영학전공 강의는 15과목 중 11과목이 전공필수 과목이었다. 이번 하계계절학기의 경우 수요조사 결과 경영학부 6과목, 경영학전공 14과목이 개설될 예정이다. 이는 우리학교 내 평균 계절학기 강의 개수가 전공 당 3과목인 것과 비교하면 경영대 학생들의 계절학기 수요도가 높음을 보여준다.

◆계절학기, 선택권이 없는 학과의 학생들
계절학기가 개설 되지 않는 학과도 많다. 서울캠퍼스 학사종합지원센터(이하 학종지)에 따르면 계절학기의 목적은 정규학기 이외에 강의 수강이 필요한 학생의 요구 반영이다. 그러나 이는 수요와 공급에 의해 이뤄지는 보조학기이기 때문에 수요인원 30명 이상을 충족시켜야만 개설이 가능하다. 이인재(아시아· 태국어 13)씨는 “대부분 어문학과는 전공강의가 1·2학기 이어지는 형태로 진행되는데, 군 휴학 후 어쩔 수 없이 2학기에 복학 하게 돼 1학기 강의를 수강하지 않은 채 2학기 강의를 수강할 수밖에 없어 부담이 매우 컸다”며 “학생입장에서는 계절학기를 수강하고 싶지만 우리 과에 계절학기가 열린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가 적다는 이유에서 계절학기가 개설되지 않음은 어쩔 수 없는 문제이지만 아쉬운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계절학기 강좌의 개설은 직전학기의 모든 강의를 대상으로 학생들에게 실시한 수요조사와 학과 요청을 취합해 도출된 결과를 토대로 이뤄진다. 그러나 한 학년 정원이 30명 내외인 학과 학생들로 계절학기 개설 조건인 최소인원 30명을 채우기는 쉽지 않다. 높은 수요로 인해 계절학기로 몰리는 대형학과 학생들에 비해 소형학과 학생들은 수요 미달로 수강기회를 얻기조차 힘들다. 실제로 이번 하계 계절학기의 경우 소형학과들 중 터키어과 1과목, 한국어교육과 2과목이 개설예정에 있다.

◆계절학기, 가격 책정과 진행사항
계절학기의 가격책정 기준 또한 많은 학생들이 의문을 가지는 사안 중 하나다. 우리학교의 계절학기 수강료는 학점 당 7만 9천원이다. 우리학교 계절학기 가격 책정 기준에 대해 학종지 측은 “계절학기 가격측정기준 규정에 따라 학점 당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원칙이다”며 “원칙에 따를시 계절학기 등록금은 현재에 비해 최대 2.5배 까지 책정될 수 있지만, 학교 측에선 논의를 통해 수강료를 주로 강사료로 배정했기 때문에 수강료가 학점 당 7만 9천원으로 책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학교는 타 대학들에 비해 적은 수요의 강의도 개설하려 노력 중이며 가격 또한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려 한다”고 학교 측의 입장을 전했다. 수강료 환불에 관해서는 “계절학기는 정규학기가 아닌 보조학기의 개념이기에 수요와 공급에 따라 진행된다는 점에서 학기가 시작되면 전액환불이 이뤄질 수 없다”고 답변했다.
타 학교의 계절학기 수강료는 국·공립대학교의 경우 학점 당 △서울시립대 3만 5천원△부산대 2만 5천원△충남대 2만 3천원 이며 사립학교의 경우 학점 당 △연세대 11만 1천원△서강대 9만 6천원이다. 지난해 기준 서울 내 주요 사립대 8곳(△연세대△고려대△서강대△이화여대△성균관대△중앙대△경희대△한양대)의 학점 당 계절학기 등록금 평균은 대략 8만 3천원으로 이 중 6개 대학의 학점 당 등록금이 9만 원 이상이다. 계절학기는 정규학기와 달리 교육법 상한제한에서 벗어나있기 때문에 계절학기 등록금 책정은 대학마다 자율적으로 이뤄진다. 현재 고등교육법 제11조 1항 ‘학교의 설립자·경영자는 수업료와 그 밖의 납부금을 받을 수 있다’에 따라 계절학기 수강료는 법적 제제가 어렵다. 한편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 법률안’으로 계절학기 수업료가 등록금심의위원회 논의 대상이 되면 정규학기 등록금과 같은 등록금 인상폭 제한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전국 대학들의 합리적인 계절학기 등록금 산정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국회에 제기 된 바 있으나 현재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 하계 계절학기 수강신청은 이번 달 28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되며 수강신청 변경은 다음 달 6일을 제외한 4일부터 7일까지 진행된다. 계절학기는 다음 달 22일을 시작으로 총 16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방학기간 중 △계절학기△국내·외 타 대학 수학△기타 인정학점제도 등을 포함한 수학제도는 총 6학점을 초과해 인정받을 수 없다. 수강료 전액 환불은 수업개시전인 다음달 21일까지 가능하고 수업 3/4선 후인 7월 9일 이후 환불은 불가하다.

홍주연 기자 95m52535@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