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12일, 아시아 대학 최초로 세계통번역대학원협회(CIUTI)에 가입하다.

2018-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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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70년대 수출 중심 경제성장을 추구하던 우리나라는 세계와 긴밀한 소통, 효율적인 무역 교류를 위해 통역 전문가가 절실히 필요했다. 그러나 당시 전문 교육기관은 유럽과 미국 등 극소수 국가에 한정돼 있었다. 이에 우리학교는 국내·외 정세 변화에 따른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자 그간 쌓아 온 외국어 교육·연구 노하우를 활용해 1979년 동시통역대학원(現 통번역대학원)을 개설했다. ‘국제적 안목과 전문가적 소양을 겸비한 국제회의 통역사 및 전문 번역사 양성’을 목표로, 통번역 분야의 학술이론 정립과 교육방법론 개발, 타 학문과 협력을 통한 전문성 제고 등을 사명으로 삼아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할 인재 양성의 큰 뜻을 품고 첫 발을 내딛은 것이다.
당시 통번역 과정으로 설치된 언어는 △영어△프랑스어△독일어△러시아어△스페인어△중국어△일본어△아랍어△말레이·인도네시아어(협동과정) 등 9개였는데 이러한 통번역대학원 설치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최초였다. 이로 인해 일본과 중국에서도 많은 학생이 통역사가 되기 위해 우리학교로 유학을 왔다. 우리학교 통번역대학원은 고도의 전문성과 희소성을 바탕으로 설립 직후부터 독보적인 명성을 확보했다. 이후 관련 학계의 빠른 성장을 바탕으로 1984년에는 통역대학원 내에 통역·번역센터(現 통번역센터)를 설립했으며, 1997년에는 당시 국내 유일 통번역 종합연구기관으로 통번역연구소가 출범했다. 1998년 통번역대학원은 교육부로부터 전문대학원 승격을 승인받아 박사과정도 개설했다.
2004년 5월 12일에는 아시아 최초로 세계통역번역대학원협회(CIUTI, Conférence Internationale Permanente d’Instituts Universitaires de Traducteurs et Interprètes)에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1960년 출범한 CIUTI는 세계 유수의 통번역대학 및 대학원만을 회원으로 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통번역 국제 협회다. 협회 가입 절차는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이는 △입학과 졸업 절차△수업 내용△교수법 등을 포함한 모든 교육 과정과 교수 및 강사진에 대한 평가는 물론 시설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방문 평가를 수반한다. 중국 베이징대학교는 협회 회원교가 된 것을 축하하기 위해 만리장성에 현수막을 걸고, 부총리가 직접 축하 연설을 할 정도였다. 2004년 우리학교는 이 모든 과정을 통과해 아시아 첫 회원교가 됐다. 이는 국가적인 쾌거로 지금도 국내에서는 우리학교 통번역대학원이 유일한 가입 기관이다.
통번역대학원 출신 통역사와 교수는 △1986년 아시안게임△1988년 서울올림픽△1993년 대전엑스포△2000년 ASEM 정상회담△2002년 월드컵 등 국가적인 국제행사에서 크게 활약했다. 그밖에도 언어별로 크고 작은 국제행사의 동시통역은 물론이고, 각급 국제대회 조직위원회△수석통역사△통역조정관△통역담당관△통역자문 등을 담당했다. 통역의 기술적 발전, 노하우의 축적과 함께 우리나라의 국제행사 유치는 크게 성장했다. 네덜란드에 본부를 둔 국제회의컨벤션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63-1967년에 협회 기준을 충족하는 국제행사가 단 4건만 열렸으나, 2008-2012년에는 무려 1,103회가 개최됐다. 물론 이러한 성장에는 한국의 경제 성장과 국력 신장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내부에는 우리학교 통번역대학원의 눈에 보이지 않는 지원과 통역번역으로 크게 활약한 외대인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기록 및 사진 제공: 역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