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해도 돼

2018-06-21

정동민 기자 |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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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기가 지나 다시 뒷담하는 기자를 쓰니 감회가 새롭다. 연신 ‘YES’를 외치던 내게 ‘NO’를 연습하게 만든 계기를 담아냈었는데, 이번엔 두려움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23살 12월, 군대에서 전역하고 할 줄 아는 것을 생각해보니 아무것도 없었다. 모두가 갖고 있을만한 자격증이 하나도 없었다. 특히 영어 실력의 경우 우리학교 이름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였다. 뭐라도 열심히 해봐야지 생각을 해도 두려움이 앞섰다. 결국 못한다는 두려움이 앞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개강 후 얼마 되지 않아 후방십자인대가 파열됐고 4개월 동안 목발, 보조기 신세를 면치 못했다. 완치가 불가능해 평생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닥치지도 않은 상황을 더욱 두려워했다. 4개월이 지나 보조기를 풀었을 때 앙상해진 왼쪽다리와 걷는 것의 어색함은 나를 지치게 했다. 하지만 쥐도 코너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했다. 이때 든 생각은 ‘뭐라도 해보자’였는데, 그것이 외대학보였다. 누군가를 컨택해 기사를 쓰는 것도, 이목을 끌 수 있는 제안서를 써오는 것도 두려웠다. 또한 나는 성격이 급해 실수가 잦았다. 그래서 꼼꼼히 보려 노력했지만 이해 못할 실수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저번학기의 경우 거의 모든 기사를 7차까지 수정받기도 했고, 20매의 원고지를 마무리하기까지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사람은 나였다. 그래서 기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7차까지 수정받은 내 기사를 읽어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8개의 신문을 내며 내가 쓴 기사를 공부한 것이다. 아직 부족한 것이 많지만 기사를 쓸 줄 아는 사람이 된 것을 느낀다. 또한 이번 9번째 신문을 내며 △기획△사회문화△학술△인물 모든 면을 다 써보게 됐다. 느리지만 모든 것을 경험했다. 시작이란 단어는 나를 두렵게 하던 존재이고, 앞으로도 날 두렵게 할 존재다. 하지만 두려워도 시작을 해보려한다. 앙상했던 왼쪽 다리가 많이 회복됐다. 비오는 날은 무릎이 쑤시고, 가끔 자다가 아파서 깰 때도 있지만 의사선생님이 후유증이 남을거라고 했을 때 만큼의 느낌은 아니다. 지나봐야 알게 되고, 직접 부딪혀봐야 감내할 수 있을지 못할지 알 수 있다. 도전하지 않고 포기하면 내가 생각한 두려움은 평생 남는다. 새는 평생 두려워하며 비행한다고 한다. 하지만 두려워도 비행하는 이유는 높은 상공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위해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