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와 협력의 시대, 소셜미디어의 새로운 가치와 현명한 활용 방법

2018-06-21

조유진 기자 | 96yujin@huf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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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블로그△페이스북△트위터와 같은 소셜미디어 속에서 초 단위로 소통하며 새로운 관계 속 수많은 정보를 주고받는다. 그런데 두 달 전, 페이스북 협력업체 캠브리지애널리티카가 2016년 페이스북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트럼프 후보관련 기업에 대량으로 넘긴 사실이 밝혀졌다. 이로 인해 페이스북은 개인정보 유출 파문에 곤혹을 겪는 듯 했으나 이번 달 조사된 미국 내 페이스북 이용자 수엔 별 다른 변화가 없었다. 공유와 협력으로 표현되는 소셜미디어, 이대로 계속 사용해도 될까? 소셜미디어가 우리 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소셜미디어의 한계점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를 최영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 교수에게 물었다.

Q1. 과거의 미디어 형태는 어떤 특성을 보였나?

과거 대부분의 정보는 소수 전문가들에 의해 가공·유통됐고 대중들은 전달받은 정보를 수동적으로 소비했다. 교통과 통신에 기술적 제한이 있었고 사회구조적으로 일반 대중들의 커뮤니케이션 접근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 때의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 양상을 보였으며 이는 △신문△TV△라디오 등으로 대표된다. 이런 미디어를 ‘매스미디어’라고 칭한다. 매스미디어는 소수의 집단이나 전문가들이 콘텐츠를 만드는 환경 때문에 독자 혹은 시청자의 참여 기회가 제한을 받는 구조였다. 지금처럼 대중이 콘텐츠를 창조할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 이런 특성에 따라 매스미디어의 핵심가치는 △경쟁△독점△중앙집중△수직적구조 등이었다. 낡은 패러다임 같지만 과거 산업사회에서 일방적 매스미디어는 가장 효율적이면서 앞서 언급한 핵심 가치를 실현하기에 효과적인 매커니즘이었다.

Q2. 매스미디어에서 소셜미디어로 주요 미디어의 흐름이 변화한 계기는 무엇인가?

변화의 결정적 계기는 대중들의 미디어 이용 동기이다. 미디어 이용 동기는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변화를 유도하고 환경의 변화는 미디어 패러다임의 변혁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과거 매스미디어의 대표 격인 신문과 TV를 예시로 들어보자. 과거에 신문은 주로 정보 전달을 위해, TV는 오락을 위해 이용자들이 접근했다. 시간이 흐르고 미디어를 일방적으로 소비했던 이용자들은 소셜미디어의 초기 단계라 볼 수 있는 싸이월드나 블로그의 확산에 영향을 받았다. 이는 수동적 존재였던 이용자들이 이전과 다른 이용 동기를 가지고 소셜미디어에 접근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제 대중들은 단순히 콘텐츠를 보고, 듣고, 소비하는 대상에서 자신이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는 존재로 변화했다. 물론 매스미디어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예전만큼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경쟁△독점△중앙 집중적△수직적이었던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현재 사람들 간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수평적 시스템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과거 매스미디어에서 정보와 오락이 주요 동기였다면 이제 대중들은 정보와 오락은 물론 △정체성표현△자아실현△상호작용 등 다양한 이용 동기로 소셜미디어를 이용하게 됐다.

Q3. 소셜미디어가 우리사회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

가장 큰 영향은 △트위터△페이스북△위키피디아△소셜북마킹 등 우리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이다. 타인과의 연결망 속에서 무엇인가를 생산하고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다는 점이 소셜미디어를 확산시켰다. 과거의 단순한 콘텐츠 소비 방식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이용자들이 글을 쓰고 사진을 게시하는 등 직접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참여한다. 소셜미디어라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경쟁·독점으로 대표되는 과거 미디어의 내재된 가치를 공유·협력이라는 새로운 가치 체계로 변모시켰다. 이제 모두가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것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되고 여론이 형성되듯, 이제 자본과 권력을 가진 특정 집단들만 의견을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 혹은 약자들까지도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Q4. 소셜미디어의 공유와 협력이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친 구체적 사례가 있다면?

공유와 협력의 사례는 개인 SNS에 글이나 사진을 올리는 사소한 공유에서 사회를 변화시키는 사회적 공유까지 그 형태와 규모가 다양하다. 공유와 협력의 대표적 예시로 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로 일컬어진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시위가 있다. 당시 JTBC라는 매스미디어가 국정농단 사실을 밝혔고, 소셜미디어에서 내정간섭에 관한 자료가 끊임없이 수집돼 퍼졌다. 이는 수많은 대중들이 지속적으로 사건에 주목하고 개입하도록 하는 기폭제가 됐다. 수많은 1인 미디어 이용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높였고, 페이스북 페이지에 시위를 약속하는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기도 했다. 지역 별로 행진 계획을 약속하고 시위행진로를 공유하며 100만 시위라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소셜미디어 속 능동적 이용자들이 새로운 세상으로 변혁을 이룬 것이다.
소셜미디어의 공유와 협력의 핵심은 앞서 엿본 촛불시위처럼 과거 매스미디어의 특성상 생각·의견을 전달하지 못했던 잠재그룹이 수면 위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셜미디어로 인해 사람들은 서로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의견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매스미디어 환경에서 사람들이 구체적 행동을 취해 정보를 알리고자 할 때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했다. 따라서 대부분 정보가 수면 아래에서 잠재적 형태로만 남았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소셜미디어를 소유할 수 있게 되자 정보를 전달하고 그 속에서 행위를 주도하는 비용이 감소하게 됐다. 실존 그룹 형성에 있어 △공유△협력△공감 등 가치가 밑바탕에 자리 잡은 것이다.

Q5. 소셜미디어 속 정보가 무분별하게 공유되는 것을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소셜미디어로 수많은 정보를 쉽게 받지만, 그만큼 자신이 쉽게 파악된다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은 다양한 활동을 한다. 활동은 기록으로 보관돼 하나의 데이터 조각이 된다. 커뮤니케이션 기록들은 우리가 만든 데이터이다. 이 데이터가 축적된 것이 빅데이터이다. 빅데이터의 예측 가능성과 분석적 기능은 우리에게 정선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공적 이익을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례뿐만 아니라 사적으로 이용한 사례도 존재한다. 개인 간의 의사소통 결과물이 기업을 포함한 조직 혹은 국가에 의해 오남용될 가능성이 높다. 개인 정보가 광고나 마케팅의 목적, 국가안보라는 이유로 마구잡이로 수집되며 유출되는 것이 현실이다.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기제를 통해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는 환경으로 변화는 좋으나, 개인적인 소통 결과를 기업이 활용하면서 불특정 다수의 삶의 패턴이 파악된다. 페이스북을 예로 들어보자. 우리가 단순히 남긴 ‘좋아요’ 클릭 하나로 기업은 △이용자의 성향△취미△직업 등 어쩌면 우리와 가까이 있는 사람보다 우리를 더 잘 알게 될 수 있다. 이것이 빅데이터의 힘이다. 이를 학술적 용어로 언노운 언노운즈(Unknown Unknowns), 모르는 것을 모르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만든 데이터를 타인이 어떻게 활용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빅데이터를 통해 다른 집단에게 자신의 성향을 파악당하는 것이다. 현재 사용자들은 온라인 활동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생산할 수 있지만 정보에 대한 통제권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페이스북△네이버△다음 같은 기업에게 있다. 다양한 정보가 생산돼도 기업은 선별·가공한 정보만을 공유한다. 우리의 통제권이 사라지고 있는데 이 상황을 통제할 수 없고 인지도 못하고 있다. 아직 빅데이터의 파급력은 비가시적이지만, 미래엔 어떤 막대한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 빅데이터와 관련해 소셜미디어는 통제권이 전혀 없었던 과거 권력적 매스미디어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것이 바로 소셜미디어 시대의 함정이라 할 수 있다.

Q6. 소셜미디어의 가치 실현을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는?

먼저 이용자들은 민주 시민의 덕목을 키워 공동체나 공공 조직에 참여함으로써 창조적·생산적인 정보 생산 양식을 고민하고 산업적 성과에 기여하기 위해 협력해야한다. 공동체 또는 공공 조직은 정보의 사회적 소유권을 일정 부분 확장해야한다. 지식 산업과 관련해 △고용주△은행△정부기관 등의 공공조직은 사적 이득만이 아니라 공적 복지에도 기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서로 간의 협력, 이타주의 등 타인과 관련한 덕목을 기본으로 하는 광범위한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공유를 기반으로 한 협동 정보 생산은 이런 가치들이 내재돼 퍼져야한다. 이로써 결과적으로 우리는 협력, 공유와 같은 소셜미디어의 가치를 바탕으로 모두를 위해 집단행동을 하며 결과를 공정하게 분배해야한다. 이 같은 과정이 이뤄진다면 이타주의가 확산되고 서로를 신뢰해 사회자본이 늘어나고 궁극적으로 새로운 삶과 행복을 찾는 태도가 형성될 것이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소셜미디어는 사회적 참여를 통해 생산된 정보를 소수만이 독점하기 쉽다는 난점을 마주했다. 이에 문제점을 발견하고 대응하려는 모두의 각성이 요구된다. 소셜미디어는 삶의 모든 영역에 녹아들어있고 개인이 미디어를 이용하더라도 사회적·집합적 결과를 낳는다. 공유와 협력의 시각에서 소셜미디어를 새롭게 바라볼 시점이다.

조유진 기자 96yujin@huf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