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평가 제도, 우리학교는 몇 점?

2018-06-21

나산 기자 | 96mountai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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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가 학생을 평가하듯 학생도 교수를 평가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 바로 강의 만족도 평가(이하 강의평가)다. 강의평가는 학생이 교수의 전체적인 수업과 분위기 등을 평가해 강의에 대한 만족도를 기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제도를 통해 교수는 수업 방식과 목표를 점검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 우리학교 역시 강의 평가가 시행되고 있다. 모든 학생들은 강의평가에 참여해야만 자신의 성적을 확인할 수 있다. 매번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강의평가지만 학생들은 평가운영방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단지 시험 성적을 확인하기 위한 번거로운 절차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우리학교 강의평가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어떤 효력을 지니고 있는지를 알아봤다.

◆ 강의 만족도 평가?
우리학교는 『행정규칙 4-2-28 강의평가 운영 규정』에 따라 강의평가를 시행하고 있으며 현재 교수학습개발원의 교육선진화센터에서 담당하고 있다. 강의평가는 중간평가 및 기말평가로 총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며 정해진 기간 동안 학생들은 해당 학기 자신이 수강한 강의와 해당 교수의 만족도를 평가할 수 있다. 수강신청 시 필요한 강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강의평가 결과는 『행정규칙 4-2-28 강의평가 운영 규정』 제12조(평가 결과의 공개)에 따라 학기 수강신청 기간 2주 전부터 수강신청 변경 기간까지 공개된다. 『행정규칙 4-2-28 강의평가 운영 규정』 제8조(평가방법)에 따라 강의평가 미응답자에겐 성적열람을 제한할 수 있으며 모든 답변은 『행정규칙 4-2-28 강의평가 운영 규정』 제14조(비밀유지)에 따라 익명으로 처리된다. 답변 순서 역시 무작위로 배치되기 때문에 교수는 어떤 학생이 무슨 답변을 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 학생들의 평가, 미치는 영향은?
위의 항목별로 합산된 평가 결과는 △대학원△대학△전공으로 보내진다. 여기서 2학기 이상 총점 평균 3.9 이하의 점수를 받은 비전임교원(시간강사 포함)은 따로 명단을 작성해 각 단과대로 발송한다. 해당 학과에선 명단에 적힌 비전임교원들을 다음 학기부터 임용할 수 없다. 한층 강화된 조치가 시행된 지 약 1년이 지난 지금, 2학기 이상 낮은 점수를 맞은 비전임 교원들의 수는 대략 10명 미만이다.
반면 전임교원 즉, 교수들의 경우 △연구△교육△봉사로 이뤄진 교수업적평가 중 교육 부문에 강의평가 평가점수가 일부 포함된다. 강의평가 결과는 성과금 지원 등에 영향을 미치지만 임용 여부와는 무관하다. 전임교원들은 자신들에 대한 평균 점수를 확인할 수 있지만 어떤 학생이 답변했는지는 알 수 없다.

◆ 강의평가 다른 학교는?
고려대학교 인문대학(안암 캠퍼스)의 경우 인문대학 강의평가는 기말평가 1번으로 시행되며 △공통문항 10개△선택 외국어 2개△실험 2개△핵심 2개로 이뤄져 있다. 평가 결과는 다음 학기 수강신청 10일 전부터 수강신청이 끝날 때까지 공개된다. 강의평가 결과 점수가 상위권에 분포된 교수들에겐 이에 대한 우수상을 수여하고 하위 5%에 대해선 경고와 제재를 부과한다.
경희대학교의 경우 각 단과대학 및 대학원마다 강의평가에 관한 내규가 다르다. 경희대학교 규정관리시스템에 따르면 비전임교원에 관한 규정 제3장 교수(명예) 제9조(자격) 2항에 의해 명예교수의 재발령을 위해선 최종 2개 학기 강의평가 평균점수가 80점 이상이어야 한다. 같은 규정 제4장 겸임교수 제14조(자격) 2항에 따라 겸임교수의 재발령을 위해선 학기를 기준으로 직전학기를 제외한 최근 2개 학기 강의평가 평균점수가 80점 이상이어야 한다. 이처럼 자세한 강의평가의 결과는 교원들의 임용에 영향을 미친다. 경희대학교는 현재 학기 말에 한번 강의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약 15개~16개의 항목들로 구성돼 있다. 평가 결과 공개 시기는 각 단과대학 또는 학부마다 다르며 평가 결과는 교수의 업적 평가로도 활용하고 있다.
서울시립대학교는 우리학교와 마찬가지로 중간·기말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평가는 4가지 유형, 총 24개의 문항으로 구성돼있다. 평가 결과는 수강신청 한 달 전 부터 신청 마감 날까지 공개되며 이후엔 비공개로 전환된다. 전임교원들에겐 평가결과가 업적평가 교육부분에 영향을 미치며 평가점수가 총점 3.5 이하인 전임교원에 한해 시말서를 작성해야한다. 학기 강의평가 총점이 3회 이상 3.5 이하로 떨어질 시 비전임교원은 추후 임용이 제한된다.

◆ 강의평가의 한계
『행정규칙 4-2-28 강의평가 운영 규정』 제8조(평가방법)에 따라 매 학기 시험 성적을 확인하기 위해선 학생들은 반드시 강의평가를 작성해야한다. 의무적으로 시행되는 평가는 진정성을 저해하고 신뢰도를 떨어뜨리기 쉽다. 강의 평가 점수가 수강신청과 같은 특정 기간에만 공개되는 것도 학교 강의평가의 한계중 하나다. 특정 교수나 해당 강의에 대한 정보를 얻는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학생들은 이러한 이유로 커뮤니티 사이트 ‘에브리타임(이하 에타)’를 이용한다. 에타는 학교 또는 교수들과 무관하기 때문에 특정 강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에타의 강의평가 항목은 △과제△조 모임△학점 비율△출결△시험 횟수로 구성돼있다. 학교 강의평가보다 비교적 실용적인 정보를 상시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학점을 잘 주거나 과제가 없는 등 만족도가 높은 강의들의 평가란엔‘학점느님’또는 5개 만점인 별점을 부여할 수 있으며 강의후기 또한 작성 가능하다.
학교는 학생들이 강의평가를 진정성 있게 작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수와 강의 정보를 상시공개하고 다양한 피드백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학교의 주관 아래 이뤄지는 강의평가가 적극적으로 활용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나산 기자 96mountai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