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5월 10일, 우리학교 제2대 학장으로 박술음 박사 취임하다.

2018-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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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의 중문(中門)이라고 볼 수 있는 외국어연수평가원과 국제관 건물 사이에는 ‘취하 박술음 선생 상’이라는 이름으로 동상이 하나 놓여 있다. 우리학교 사람들이 기억하고 존경하는 교육자지만 재학생 중에 박술음 선생이 누구인지, 그리고 왜 서울캠퍼스에 그 분을 기리는 동상이 세워졌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박술음 박사는 1955년 우리학교 교수로 초빙돼 1977년 정년퇴임할 때까지 영문법 등을 강의하면서 후진 양성을 위해 노력한 영문학자이자 우리학교의 제2대, 6대 학장이었다. 1955년 5월 10일, 우리학교 제2대 학장(1955~1960)으로 부임하며 개교 초기 우리학교 성장의 기초를 다졌다. 이후 1966년부터 약 12년 동안 제6대 학장(1966~1977)으로 재임하던 시기에는 우리학교가 당시 국제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학과와 연구소를 설립해 글로벌 역량을 키워 나갔다. 또한 우리학교만의 교육 정체성을 확립하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 박술음 학장은 무엇보다도 우리학교 설립 직전인 1950년대 초, 사회부 장관 자리에 있으면서‘부존자원의 부족을 메우고 우리나라를 부강한 국가로 만드는 길은 해외로 웅비할 인재를 양성하는 것 뿐’임을 역설하며 당시 대학 설립을 준비하던 김흥배 이사장을 도와 우리학교의 개교를 실천에 옮겼다. 그래서 박술음 학장은 우리학교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빠져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이다.
박술음 학장은 또한 당시 우리학교 설립을 위해 △정부의 행정적 지원△캠퍼스 건립에 필요한 학교 부지 불하(拂下)와 건축 자금 등의 재정적 지원△교육 자재 제공△외국인 교원 영입 등 국내외 각계각층에서 대학 설립에 필요한 다양한 지원과 협조를 이끌어 내며 초창기 우리학교가 대학의 모습을 갖추는데 크게 기여했다.
1902년 서울에서 태어난 박술음 학장은 당시 외국선교사들과 접촉이 잦았던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일찍이 세계 문화와 외국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 연희전문학교(지금의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한 후에는 영어 교육자와 국제 정세 전문 행정가로서 세계를 무대로 활동했다. ‘국제화’와 ‘세계화’의 개념조차 생소했을 1950년대에 우리학교의 설립과 이를 통한 글로벌 인재 양성의 필요성을 강조한 배경에는 이러한 경험과 직관에서 비롯된 국제 사회에 대한 올바른 통찰력이 바탕이 됐다.
박술음 학장은 사회부 장관으로서 국제 정세에 밝은 행정 엘리트의 면모를 보여줬고, 우리나라 영어 고등교육의 대중화와 발전에 기여한 국내 최고의 영문학자이기도 했으며, 우리학교 설립과 발전에 크게 기여한 교육 행정가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학교 사람들이 기억하는 진정한 박술음 학장의 모습은 온화하지만 곧은 성품으로 제자들에게 참다운 인간상을 가르치고, 후진들에게 글로벌 리더로서의 희망과 용기를 심어준 ‘참스승’으로서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의 숭고한 교육 철학은 후학들과 후배 교육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부존자원 : 한 나라가 가지고 있는 모든 생산요소, 즉 자연·노동·자본을 총칭하는 말이다.

-기록 및 사진 제공: 역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