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대학재정지원사업 개편안 발표

2018-06-21

고유진 기자 | 95howcuty@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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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1일 교육부가 ‘대학재정지원사업 개편 계획(이하 개편안)’을 확정·발표했다. 이는 기존 8개의 대학재정지원사업을 3개 유형 및 4개 사업으로 개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편안에 따르면 우리학교가 2016년부터 유치중인 ‘대학인문역량강화사업(CORE)’을 포함한 5개 사업이 다음 해부터 일반재정지원 분야 대학혁신지원사업으로 통합된다. 개편안은 올해 7월부터 시범사업으로 운영된 후 다음 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이에 따라 △개편의 구체적 내용△개편이 갖는 의의△우리학교가 추진한 재정지원사업 등 전반적인 대학재정지원사업의 개요와 전망에 대해 알아보자.

◆무엇이 바뀌는가……. 개편 전 재정지원사업
정부는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대학에 재정을 지원해왔다. 개편안에 따르면 기존 정부 주도의 대학 재정지원사업은 2000년대 초부터 확대되기 시작했다. 이번 개편 대상 사업은 재정지원사업 중 주요사업 8개로 △국립대학혁신지원사업(PoINT)△대학자율역량강화사업(ACE+)△대학특성화사업(CK)△산업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사업(PRIME)△대학인문역량강화사업(CORE)△여성공학인재양성사업(WE-UP)△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LINC+)△글로벌박사양성사업(BK21+)이다.
기존의 재정지원방식 또한 개편 대상이다. 개편 전 사업은 정부주도의 하향식(Top-Down)으로 진행됐다. 사업 목적과 대학 선정·평가의 기준에 따라 정부가 재정 지원을 희망하는 대학들 중 적합한 학교들을 선정했다. 선정된 대학은 사업 종류에 따라 예산 사용처를 세부 편성해야하며 예산을 주어진 사용처에 사용하지 않을 경우 재정을 반환하는 등의 제재가 가해졌다.

◆어떻게 바뀌나……. 개편 후 재정지원사업
주요 8개 사업이 3개 유형(△국립대학△일반재정지원△특수목적지원) 및 4개 사업(△국립대학육성△대학혁신지원△산학협력△연구지원)으로 개편된다.
국립대학유형은 국립대학의 공적 역할 강화를 목표로 기존 PoINT사업(대학 운영의 효율성을 혁신적으로 제고하는 대학에 재정을 지원하는 사업)을 ‘국립대학육성사업’으로 확대 추진한다. 특수목적지원유형은 대학의 평가 부담 완화를 목표로 ‘산학협력사업’과 ‘연구지원사업’만을 진행한다.
일반재정지원유형은 재정 확충을 통한 대학 기본역량 제고를 목표로 한다. 이 유형은 기본역량 가운데 특히 대학의 교육역량 강화에 주목한다. 대학의 자율적 혁신을 위해 기존 유사·중복 사업 5개 △대학자율역량강화사업(ACE+)△대학특성화사업(CK)△산업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사업(PRIME)△대학인문역량강화사업(CORE)△여성공학인재양성사업(WE-UP)를 ‘대학혁신지원사업’으로 통합하고 이를 다시 자율협약형(I유형)과 역량강화형(II유형)으로 구분한다. 대학 기본역량 진단(구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 상위 60%에 해당하는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되면 I유형에 배정되며 약 30억원에서 90억원을 지원받는다. 차상위 20%에 해당하는 ‘역량강화대학’으로 선정되면 II유형에 배정돼 정원 감축 등을 조건으로 재정을 지원받을 수 있다. 하위 20%에 해당하는 ‘재정지원 제한대학’은 재정 지원에서 제외된다.
개편 후 재정지원방식은 대학 주도의 상향식(Botton-Up)으로 진행된다. 교육부가 제시한 ‘선자율 후책무’ 원칙에 따르면 대학은 프로그램 운영 및 사업비 집행 등에 있어 그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받으며 성과협약을 통해 성과와 책임성을 담보해야 한다. 이는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수립한 ‘중장기 발전계획’에 따라 진행된다.

◆왜 바뀌나……. 개편의 원인
재정지원사업은 그 추진 과정에서 대학 자율성을 저해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대학은 교육부가 제시한 평가 지표와 선정 기준에 부합해야 대학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대학이 교육부의 기준에 일방적으로 맞춰야 하는 방식 상의 문제가 대학의 자율적인 발전 계획 수립을 저해했다는 것이다.
재정 지원이 시급한 대학이 교육부의 평가 지표에 맞추려 대학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한 학과 구조조정을 시행한 것 또한 문제가 됐다. 많은 대학이 정부 차원의 등록금 동결 압박 및 입학금 폐지로 인해 재정이 부족했다. 부족한 재정으로 학사 운영이 어려워지자 대학은 모자라는 자금을 정부 지원금에 의존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대학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학내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몇몇 대학은 사회수요가 저조한 학과를 일방적으로 통폐합했다. 이는 사회수요에 맞춰 정원을 조정한 대학이 재정지원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때문이었다. 구조조정을 둘러싼 학내 구성원 간 마찰은 해당 사안에 대한 충분한 합의가 결여됐다는 것을 방증했다. 결과적으로 재정 지원이 시급한 대학이 사업에 선정되는데 급급해 기존 사업의 취지와 방식을 숙고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한 교육부는 재정지원대학의 조건을 획정해 발표했다. 획정 과정에서 대학에 대한 교육부의 요구사항이 각 대학의 특성보다 우선적으로 고려됐다. 이에 대학별 특성이 고루 반영되지 못해 한정적인 분야의 재정지원사업이 만들어졌다. 교육부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 특성화 분야는 재정 지원을 받기 어려웠다. 이러한 이유로 교육부의 지원조건 획정은 대학 특성화를 저해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2016년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우리학교는 외국어 교육 특화 대학임에도 교육부 대학 재정 지원 사업에서 뚜렷한 혜택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우리학교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신흥국 간 교류가 점점 늘고 있지만 정부 재정 지원 사업에 ‘특수 언어 육성’관련 사업이 없어 정부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전한 바 있다.

◆BK21+, CK, CORE……. 우리학교가 참여하는 재정지원사업
우리학교는 글로벌박사양성사업(이하 BK21+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창의성 기반의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연구하는 대학에 재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창조경제를 실현할 석·박사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시행됐다. 이 사업과 관련해 우리학교는 현재 ‘한중언어문화소통사업단’과 ‘에스닉-코리아타운 도시재생전문인력양성사업단’을 유치중이다. 한중언어문화소통사업단은 2013년 우리학교 대학원 중어중문학과가 인문사회 ‘외국어와 문학’ 분야에 선정되며 출범했다. 에스닉-코리아타운 도시재생전문인력양성사업단은 우리학교 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가 특화전문인재양성형(인사) ‘문화콘텐츠1(인사)’분야에 선정되며 출범했다. 각 사업단은 △국제학술대회 개최 및 논문 발표△국외저명교수초청특강 및 세미나△국제워크샵 및 단기해외연구 등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우리학교는 2014년 대학특성화사업(이하 CK사업)에 글로벌캠퍼스 국제지역대학의 ‘로컬리티(Locality) 기반 글로벌 창의인재 양성사업단(이하 L-사업단)’이 선정돼 해당 사업단을 유치중이다. CK사업은 지역사회 수요에 맞춰 대학의 강점 분야를 특성화한 대학에 재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는 구조개혁을 통한 대학 체질개선과 특성화 기반 조성을 목표로 한다. L-사업단은 우리학교 국제지역대학 6개학과 △프랑스학과△러시아학과△브라질학과△중앙아시아학과△인도학과△한국학과가 참여하고 있다. 해당 사업단은 로컬리티 역량을 갖춘 선도형 글로벌 창의인재 양성을 중심으로 △학술지원사업△교재개발사업△산학연계인턴십 등의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한편 우리학교는 2016년 대학인문역량강화사업(이하 CORE사업)에 탈락했으나 추가 공모를 통해 최종 선정됐다. CORE사업은 지속가능한 국가 발전을 위해 인문학의 역량과 위상을 강화하는 사업이다. 사회수요에 부응하는 인문학을 육성하는 대학이 재정을 지원받는다. 지원 액수는 사업 계획과 규모 등에 따라 매해 36억씩 3년간 최대 약 108억원이다. 우리학교 CORE사업단 홈페이지에 따르면 해당 사업단은 △소통과 주체의 인문학△세계지역문화의 상호 소통과 교류 활성화△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 필요한 창의인문역량 강화 등을 목표로 △학업지원금(CORE Scholarship)△해외·국내 인턴십△인문역량 강화 프로그램(Creative Core) 등의 사업을 진행중이다. 한편 이 사업은 다음 해 2월을 끝으로 마무리될 예정으로 이에 해당 사업의 성과 및 평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어떻게 될까……. 개편의 전망과 우려
이번 개편으로 대학이 자율성을 회복하고 대학별 특성을 발전시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대학이 사업 선정 과정과 사업 이행 과정 모두를 자율적으로 시행함으로써 재정을 효율적으로 분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개편안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부족한 재정을 확충하는 것만으로는 기존 재정지원사업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 사업에 재정 부족의 문제뿐만 아니라 재정의 불균등한 분배 문제 또한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지난 해 대학에 지원된 재정 약 1조676억원 중 상위 20개 대학이 가져간 금액은 4630억원으로 이는 총 액수의 43%에 달했다. 수도권 사립대나 지방 거점 국립대가 더 많은 재정을 지원받는 현상에 대해 교육부는 정부 재정 지원을 받는 대학 숫자 또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강복 교육부 대학재정장학과장은 또한 “대학이 스스로 세운 계획에 따라 발전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인 만큼 지원금 쏠림 현상을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진 기자 95howcuty@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