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아십니까, 어디까지 따라올거야?” 2018-05-24
정동민 기자 | 95won01000@hufs.ac.kr 조회수 2193  댓글 0
우리나라 헌법 제 20조 1항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돼 있다. ‘종교의 자유’라는 명목 아래 사이비종교들이 곳곳에서 무분별한 포교활동을 펼치며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선교의 자유에 따라 현재 우리나라에선 사이비종교의 포교활동을 제재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 이런 맹점을 이용해 새 학기가 시작되면 새내기를 노린 포교활동이 더욱 활발히 진행된다. 과연 사이비종교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 포교활동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위험성과 대처방안에 대해 알아보자.

◆ 사이비종교 너 뭐야?
교회용어사전에 따르면 사이비종교는 ‘거짓’, ‘가짜’란 뜻이다. 겉으로는 종교로 위장하고 있으나 종교의 기본 요건인 △교조△교리△신도를 구성하지 못하고 비종교적인 목적을 추구하는 단체나 집단이다. 그 중 우리가 접하기 쉬운 대표적인 사이비종교는 △신천지△여호와의 증인△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몰몬교)△대순진리회 등이 있다.
신천지는 이만희 총회장을 믿어야 구원된다고 가르치며 이 회장을 신격화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처음엔 설문·심리조사 등을 핑계로 접근해 개인정보를 탐색한 후 직접적인 포교활동을 시작한다. 주로 위장포교의 방식을 띄고 있으며 확보한 연락처를 통해 상담이라는 명목 아래 재연락을 취한다. 자신의 실제 소속을 숨기고, 개인적인 친분을 먼저 쌓아 ‘신뢰’를 형성한 후 교리를 전파하고 포섭한다. 사적으로 접근해오기 때문에 개인 피해자가 빠져나오기 어렵다.
여호와의 증인은 기성교회를 마귀의 무리로 규정짓고 하느님이 △성부△성자△성령의 세 위격을 가지며 유일한 실체로 존재한다는 삼위일체를 부정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또한 방문포교의 형태로 “발표준비 때문에 잠시 말씀 좀 나눌 수 있을까요?”나 “화장실이 급하니 잠시 사용할 수 있을까요?”등의 상황을 연출하며 접근을 시도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몰몬교)는 몰몬경과 성경을 같은 위치에 놓는다. 주로 외국인 신도가 짝을 지어 다니며 영어교육을 명목으로 사람들을 유인하고 포교한다. 이들은 정장을 갖춰 입고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가 적힌 명찰을 패용한다.
대순진리회는 창시자인 박한경을 신격화한다. 가장 익숙한 형태의 길거리 포교방식을 취하는데 “얼굴이 복이 많아요”, “도를 아십니까?”등의 대화로 접근을 시도한다. 또한 신도에게 조상에 대한 제사를 강조하며 상당한 양의 돈을 걷는 것이 특징이다.
종교방송 CBS에 따르면 “사이비종교는 들어가도 문제지만 탈출해서 사회에 나오게 됐을 때도 적응하기 어려워진다”며 사이비종교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신천지 탈퇴자 A씨는 “현재 겉모습은 정상인처럼 보이지만 대인기피증도 생겼다”며 “신천지 내에서 내부방송만 듣다보니 그 사상을 받아들이고, 참 하나님은 신천지 안에만 계신 것으로 믿었다”고 말했다. 2002년 2월 14일 방영된 MBC PD수첩에서도 대순진리회에 수천만 원의 돈을 바친 사이비종교 신도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 대학가에도 침투한 그들
그렇다면 대학가에서 사이비종교는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 사이비종교 탈퇴자 B씨는 “대학생은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으며 직업이 있는 사람보다 일 시키기가 쉬워 포교대상으로 선호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CBS 방송에 따르면 신천지 신도 중 약 30%가 대학생으로 이뤄졌을 만큼 사이비 종교가 대학가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2004년, 전남대의 동아리연합회가 신천지 신도에게 장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해 9월, 전남대 동아리연합회 회장은 “내가 신천지의 신도이다”며 “수년간에 걸쳐 신천지가 동아리연합회를 장악했다”고 자백한 바 있다. 2014년 공주대에서도 신천지에 몸담았던 학생 B씨가 “신천지 신도 학생이 탁구나 바둑처럼 종교 활동과 무관해 보이는 동아리를 만들고 그 안에서 포교활동을 진행했다”고 폭로했다. 2016년 연세대 원주캠퍼스 또한 한 체육동아리에 신천지 신도 학생 여러 명이 가입해 포교활동을 펼쳤고 연세대 원주캠퍼스 학생복지처는 이에 제재를 가하며 해당 동아리를 폐쇄했다.
위 사례뿐만 아니라 새 학기만 되면 각 대학교에서 사이비종교의 포교활동이 기승을 부린다.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선 신입생들은 포교활동의 목표가 되기 쉽다. 학원복음화협의회(이하 학복협)에 따르면 “점점 포교방식이 진화해 학생이 쉽게 빠질 수 있다”며 포교활동의 두 가지 형태를 설명했다. “첫 번째는 실제 소속을 숨겨 개인적인 관계를 쌓고 신뢰가 생기면 단체로 포교하는 행위”이고 “두 번째는 봉사 등을 통해 좋은 이미지와 역량을 강조하는 것”이라며 “해외자원봉사나 영어체험박람회 등 이 시대 청년의 다양한 필요를 충족시키는 기회를 제공하며 포교활동을 한다”고 언급했다.
우리학교 또한 타 대학과 상황이 비슷하다. 우리학교 학생 H씨는 “신입생 때 학생 주관 하에 새내기 강연을 들으며 주최자와 친해졌다”며 “사적으로 만나니 같이 성경공부를 하자고 해 도망갔다”고 전했다. 이어 H씨는 “학기 초라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신입생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 같다”며 “학교차원에서 관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 우리학교 커뮤니티사이트 에브리타임에 게시된 글에서도 익명의 제보자는 “자꾸 모르는 사람이 붙잡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사이비종교의 포교활동에 대해 당황스러움을 내비쳤다.

◆ 어떻게 피하죠?
학복협은 “개인적인 노력도 필요하지만 대학 연합체의 노력도 필요하다”며 “학생은 교외에서 행해지는 성경공부에 대해 신중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학 측에서는 사이비종교를 대처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캠퍼스의 각 선교주체가 네트워크를 형성해 확실한 대처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원모(사회·미디어 13)씨는 “우리학교 페이스북 페이지 대나무 숲의 게시글을 보면 포교활동을 거부하지 못하고 듣는 학생도 있다”며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해결 못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날이 갈수록 포교의 수법과 방식이 교묘해지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사이비종교의 교내 포교활동을 제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답했다.


정동민 기자 95won01000@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