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4월 11일, 우리학교 역사의 보고, 외대학보가 탄생하다.

2018-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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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가 개교 1주년을 맞을 즈음인 1955년 4월 11일, 우리학교 언론의 상징인 외대학보가 창간됐다. 창간 당시 외대학보의 발행인은 안호삼 학장이었고, 편집인은 손병순(노어과)학생편집장이었으며 발행처는 외대 출판부였다. 창간호 1면에 “독자들에게 영향을 줄 글을 쓰라”는 학장의 인사말과 이선근 문교부장관의“새로운 세계사를 창조하라”와 같은 축사 등은 당시 우리학교 설립과 학보 창간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다.
“우리학교의 공기(公器)로서 교육이념인 진리, 평화, 창조를 사시로 해 신문을 발행함으로써 대학생의 호국정신을 선양하고 건전한 학풍진작으로 보다 나은 면학과 학교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창간한 외대학보는 6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교내외 다양한 소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메신저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 왔다. 또한 학내외 소식을 알리는 ‘신문(新聞)’ 역할 외에 외국의 문예사조와 사상의 흐름을 전달하는 노력도 기울였다. 덕분에 우리학교만의 특성을 살린 흥미로운 콘텐츠가 많이 실렸다. 가령 창간호부터 연재된 ‘언어사적 만필(言語史的漫筆)’은 라틴어 어근에서 비롯된 단어 하나가 독어, 영어, 불어, 이탈리아어 등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다각도로 추적하며 언어의 풍성한 묘미를 전달했다. 국한문 혼용에다 해당 외국어 단어는 국문병기 없이 그대로 활자화했다. 여러 나라 문자들이 좁은 지면에 복잡다단하게 어우러지며 우리학교다운 만필 콘텐츠를 연출했다.
외대학보의 역사에서 존재 가치가 가장 빛났던 시기는 역시 1980년대였다. 당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학보는 대학생다운 방식으로 독재에 맞서 싸워 민주화를 쟁취해 내고자 했으며, 언론의 자유와 자주를 지켜내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모두 사후 검열에 걸려 신문 배포 금지를 당하기도 했지만 1986년 4월 8일 자인 439호에 2면의 사설 <교육의 목적을 망각한 군사교육>과 6면 기사 <사법부 독립은 민주주의의 생명, 박세경 변호사 인터뷰> 등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외대학보는 사회의 부조리한 일들이 벌어질 때마다 그 실상을 학생들에게 적나라하게 알리며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을 견인하기도 했다.
외대학보는 창간호부터 당시로써는 파격적으로 가로쓰기와 한글 사용을 지향했으며, 1968년에 발행된 제126호부터는 한자 쓰기를 완전 폐지하고 한글을 전용하는 등 대학 신문 제작에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우리학교 성장의 역사와 궤를 함께 하며 대학의 역사를 기록하고 대학문화 발전을 견인하고 있는 외대학보는 현재 1,000호가 넘게 발행되며 대학 역사와 문화의 보고(寶庫)로서의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자유언론 정론직필(自由言論正論直筆)’이라는 기조 아래 학생 기자들이 직접 편집을 담당하면서 진취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으로 다양한 독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구성원들의 소통의 장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할 것이다.

-기록 및 사진 제공: 역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