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업의 키워드 브랜딩, 어떻게 진행될까?

2017-12-21

정동민 기자 | 95won01000@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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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은 기업이 소비자의 머리에 고유한 가치를 인식시키는 과정이고, 소비자가 직접 느끼도록 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 소비자가 긍정적으로 인식해 지속해서 기업의 상품을 구매한다면 브랜딩이 성공했다고 볼 수 있고,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면 브랜딩에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같은 공장에서 제조된 상품이라도 어떤 브랜드를 부착하느냐에 따라 소비자의 구매양상은 달라진다.
그렇다면 브랜딩은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는 것일까?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광고·PR·브랜딩 학과 김유경 교수에게 물었다.

Q1 : 브랜딩은 무엇인가?

브랜딩(Branding)을 알기 위해서는 브랜드(Brand)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브랜드라는 단어의 기원은 과거 신분제도사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 브랜드는 노예에게 낙인을 찍는 행위를 의미했다. 노예의 소유주가 누구인지 보여주기 위한 마크를 남기는 행위였던 것이다. 브랜드는 이렇게 물품의 출처를 표시하는 초기의 인식이 발전해 현재 로고, 이름, 슬로건 등과 같이 ‘눈으로 보이는 것’이 됐다.
브랜딩은 보이지 않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는 과정인데, 가치를 높이려면 의미부여 작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이미지, 개성, 라이프 스타일 등 ‘보이지 않는 것’을 제품에 부여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기업은 독특한 가치를 형성한다. 결국 브랜딩을 하는 이유는 기업이 보이지 않는 가치를 유형의 물체에 담아내며 소비자에게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다.
너무나 많은 브랜드가 존재하기 때문에 브랜딩의 과정은 다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중에서 중요한 3가지 요소는 모든 사람이 알 정도의 강력한 이미지, 그들만의 독특한 이미지, 호감을 살 수 있는 선호적 이미지다. 이 세 가지가 잘 어우러져야 제대로 된 브랜딩이라 할 수 있다.

Q2 : 브랜딩은 왜 중요한가?

전 세계의 수많은 기업은 서로 살아남기 위해 경쟁한다. 이를 위해 각 기업은 자사의 상품이 다른 상품보다 더 돋보이게 하기위한 노력을 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그들의 고유한 아이덴티티(Identity)가 형성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결국 브랜드는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아이덴티티가 명확해도 판매되지 않는다면 브랜딩의 의미가 없다. 가령 A 브랜드는 혁신, B 브랜드는 명성 등 각각 다른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면 이 보이지 않는 의미와 소비자를 엮는 것이 브랜딩의 역할이다. 소비자가 브랜딩에 만족했다면 상품에 신뢰도와 충성도가 쌓인다. 브랜딩이 잘 됐다면 소비자가 시간이 지난 후에도 그 기업의 상품을 믿고 구매하게 된다. 결국 브랜딩은 기업의 흥망성쇠를 결정한다.

Q3 : 브랜딩의 잘 된 예와 안 된 예는 어떤 것이 있나?

브랜딩의 잘 된 예는 단언컨대 삼성(Samsung)이라고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모든 부분에서 잘하고 있다. 삼성은 브랜드 순위가 전 세계적으로 5, 6위를 다툴 정도로 유명하다. 즉, 이는 전 세계 어느 마트에 가더라도 삼성제품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각 나라에서만 유명한 브랜드가 있겠지만, 삼성처럼 전 세계적으로 모두한테 인정받는 브랜드가 잘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삼성은 시대에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잘 대응했고, 소비자한테 사랑받고 있다.
브랜딩이 잘된 시기만을 생각한다면 변화의 노력 없이 머물러있게 되고, 결국 실패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실패 예는 소니라고 할 수 있다. 소니는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난공불락이라는 말이 가장 어울릴 만큼 전 세계 가전제품 시장에서 독보적인 브랜드였다. 하지만 소니는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기존의 최고였던 상품을 더욱 발전시키려고만 했다. 결국 안정성을 추구하던 이 과정이 소니의 매출 고공행진을 막았고, 다른 전자제품 기업에게 1등의 자리를 내줬다. 소니는 시장의 변화를 읽지 못한 브랜드였고, 소비자의 인식에서 멀어졌다. 결국 발전의 노력이 없으면 소비자에게 외면되는 것이다.
삼성과 소니는 같은 전자제품 기업이었지만 가치를 어떻게 담아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보였다. 삼성은 성장을 위한 노력을 했고, 소니는 안주했다. 지금 소니는 첨단 가전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 있지만, 원래 위치를 탈환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갈지는 미지수다.

Q4 : 요즘 ‘국가브랜드’가 이슈다. 국가브랜드란 무엇인가?

국가브랜드는 앞서 설명한 기업의 브랜딩이 국가라는 큰 범주로 이동한 것이다. 국가에 대한 인식이 생산된 상품에 대한 인식으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제품이라도 상품이 생산되는 나라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Made in China’와 ‘Made in USA’의 태그가 부착된 품질이 같은 두 상품이 있으면 사람들은 당연히 미국에서 생산된 것이 더 비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소비자가 국가브랜드에 따라 상품을 어떻게 주관적으로 인지하는지를 알려준다. 국가브랜딩은 바로 이러한 인식에서의 우위를 점하려는 과정이다. 국가브랜딩의 성공은 엄청난 ‘프리미엄(Premium)’효과를 국가 전체에 제공한다.
우리나라는 2000년 이후 여러 정부에 걸쳐 ‘국가브랜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는 ‘기업이 잘 돼야 국가가 잘 된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하지만 개별기업만으로 국가를 알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실체가 없는 국가브랜드는 단순 프로모션에 불과하다.
원산지, 관광지, 투자지, 투비즈니스, 거주, 등 모든 부문에서 실력을 갖추어야 국가브랜딩의 동력이 살아난다. 예컨대, 최근 현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은 도시브랜드를 실체로 하는 협치형의 국가브랜드 미래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는 국가 전체의 브랜딩을 통해 전 세계에 새롭고 흥미로운 모습을 보여줄 때가 됐다.

정동민 기자 95won01000@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