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G-80 돌파, 그 기대와 우려

2017-12-21

홍주연 기자 | 95m52535@hufs.ac.kr

조회수 164 댓글 0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지난 21일을 기준으로 G-80을 돌파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다음 해 2월 9일부터 우리나라 평창에서 개최된다. 지난달 24일 올림피아에서 채화된 성화는 31일 그리스 아테네를 출발해 지난 1일 우리나라에 도착했다. 지금 성화는 ‘101일·2018㎞ 국토 대장정’에 나섰고, 다음 해인 2월 9일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에서 멈춘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이다. 이번 동계올림픽에는 사상 최다인 95개국, 6,5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할 예정이다. 올림픽은 세계인의 축제라고 불리는 큰 행사인 만큼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개최 열기가 달아오르지 않아 많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무슨 이유로 환호 받지 못하는 올림픽이 돼 가고 있는 것일까? 또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선 어떤 개선이 필요할까?

◆외면 받는 평창 동계올림픽

2011년 7월 6일 남아프리카 더반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평창이 과반수를 득표하며 선정됐다. 2010년과 2014년의 선정 실패를 겪은 후 유치권을 거머쥔 만큼, 초창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는 ‘더반의 기적’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2017년 현재 그 흥행 여부에는 물음표가 찍히고 있다. 자국민들의 관심이 따르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이다. 지난 6월 문화체육관광부 발표에 따르면 국민 973명 중 ‘평창올림픽을 직접 관람하고 싶다’고 답한 사람은 8.9%에 불과했다. 또 ‘평창올림픽에 관심이 있다’는 대답도 40.3%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팔리지 않는 입장권, 누구를 위한 대회인가

평창 올림픽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올림픽 입장권 판매량은 목표치(107만장)의 33% 수준에 불과하다. 패럴림픽 입장권 판매율은 이보다 더 심각한 4%대(목표치 22만장)에 머물러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흥행이 부진하자 정부 및 지자체, 교육 당국이 세금으로 입장권을 구매해 이를 학생·공무원·소외계층에 나눠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까지 교육 단체에서 15만 여장의 입장권 구매 신청을 했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가 공무원·소외계층 주민들의 경기관람을 위해 1만2000여장의 입장권을 구매하고 식사·차량 등의 편의제공까지 총 1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여론의 시선은 긍정적이지 않다. 이미 올림픽 개최를 위해 많은 예산을 사용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기존까지의 개최국의 사례를 살펴보아도 경기 티켓에 까지 세금을 사용한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 비인기 종목으로 거론되는 프리스타일 스키, 크로스컨트리 스키 등은 입장권 판매가 20%에도 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정도로 실적이 저조하다. 이에 올림픽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8만원 이하 비인기종목 입장권에 한하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교육단체 등에 단체판매를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비인기 종목 경기에 세금을 통해 구입한 티켓 으로 빈 좌석을 채우는 것은 무관심에 대응하는 좋은 대안이 아니라고 보인다.

◆의전으로 지원한 자원봉사자가 교통안내 직무를?

올림픽 자원봉사자 처우가 논란이 되고 있다. 조직위에 따르면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의 수는 2만1,313명(올림픽 1만4,523명·패럴림픽 6,790명)이다. 이번 올림픽에 자원봉사자는 총 146개국에서 9만1,656명 이였으며, 경쟁률은 4대1이 넘었다. 면접까지 거쳐 선발된 자원봉사자들은 지난 4월에서 8월까지 전국 권역별 기본교육을 두 차례 받았다. 이들은 경기장과 선수촌 등에서 행정·통역·안내 등의 직무를 맡는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올림픽이 80일 가량 남은 이 시점까지도 직무배정과 숙소안내, 교통안내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희망분야를 따로 기제하고 지원했음에도 전혀 다른 직무에 배치된 경우도 허다했다. 실제 많은 봉사자들이 지원 분야와 관련 없이 교통안내(TRA)분야 배정을 받았다. 10시간 넘는 교육이수를 했음에도 후순위로 밀려나 아직까지 2000여명은 직무배정을 받지 못했다. 이달 14일 조직위는 자원봉사자들에게 이메일로 직무배정 안내를 전했다. 조직위는 테스트이벤트를 거치면서 위험하거나 전문성을 요하는 임무들이 사라지자 직무배정에 변동이 생겼고, 이에 따라 경기 직종 자원봉사자의 약 40%가 다른 직종으로 전환돼 직무를 제안받게 됐다며 양해를 구했다. “저희 자원봉사부는 약 27%에 해당하는 자원봉사자 여러분께는 부득이 직종을 전환하여 직무제안을 드렸습니다. 이와 더불어 아직 직무배정을 받지 못하신 2천여 명의 자원봉사자 여러분께도 다음 주부터 직무를 제안 받으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라고 전했다. 또 거주지-근무지 간 ‘왕복교통비’ 지원, 고속·시외버스, 기차 등 대중교통 요금 할인도 가능하도록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많은 봉사자들에게서 조직위의 늦은 대처에 불만을 토로하며, 자원봉사자들이 을의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분단국가에서 올림픽? 꺼지지 않는 안보걱정

북한 핵실험과 전쟁위험 등 안보문제로 인해 국가들의 불참사태가 우려된다. 지난 9월 22일 카를 슈토스 오스트리아 올림픽위원장은 “한반도의 상황이 악화돼 선수들의 안전 보장이 어려워진다면 우리는 한국에 가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독일이나 프랑스도 선수단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엔 참가를 보류할 것이란 의사를 밝혔다. 이달 14일 뉴욕 UN본부 총회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휴전 결의안이 193개 회원국 중 157개국의 공동제안을 통해 표결 없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또, 북한의 피겨 페어 선수인 렴대옥-김주식 조는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지연맹 네벨혼 트로피에서 6위를 기록해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함에 따라 북한이 이번 올림픽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졌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참여할 경우 평창올림픽은 평화의 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적자올림픽, 피할 수 없나

예산 문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사안이다. 올림픽 조직위에 따르면 평창올림픽 예산 세출은 약 2조8000억 원이며, 세입은 약 2조5000억 원으로 3000억 원 가량의 적자가 발생한다, 도로와 KTX 등의 인프라 투자까지 포함하면 올림픽 예산은 14조원 대까지 불어난다. 예매율 또한 저조한 가운데 투자비용 회수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고 이를 통해 쌓인 국가의 부채는 결국 국민의 세금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올림픽이후 시설 활용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올림픽 시설이 ‘하얀 코끼리’(white elephant)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하얀 코끼리는 ‘돈만 많이 들고 쓸모없는 애물단지’를 뜻하는 말이다. 일례로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400m 트랙에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로 국비 983억원, 지방비 328억원 등 총 1,311억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지난 2월 한국산업전략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을 올림픽 이후 정상 운영할 경우 연간 32억5400만 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기대 수익은 연간 10억 원 선에 머물러 매년 20억 원 이상 적자 예상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사단법인 동사모조직위원회(이하 ‘동사모’)가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활용 방안으로 아이스더비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아이스더비는 220m 트랙에서 롱 트랙인 스피드스케이팅(400m)과 쇼트트랙(110m) 선수들이 함께 레이싱 하는 통합적 프로 스케이팅이다. 그러나 강원도와 이 지역 시민단체에선 “경빙장은 사행성을 조장할 뿐만 아니라 올림픽 정신에도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강릉하키센터도 마찬가지다. 1064억 원의 예산을 들여 건설했지만, 5년간 100억 원에 달하는 운영비 부담과 최순실과 연관됐다는 부정적인 이미지 등으로 운영 대행을 포기한 상황이다. 강원도 측은 “올림픽이 끝나면 이 모든 것이 시민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평창올림픽을 위해 6개 경기장이 신설된 상태이지만 그 중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강릉하키센터, 정선알파인스키 경기장 등 세 곳에 대한 사후 활용 방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산업전략연구원 측은 올림픽 이후 시설관리를 위해 연간 313억5100만 원의 운영비용이 들 것으로 예측한 반면 사후관리 방안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이익은 연간 171억7800만 원에 불과해 매년 141억7300만 원의 운영비를 세금으로 충당해야 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럼에도 즐기자, 평창올림픽

평창 동계올림픽은 우려와 함께 기대또한 따르고 있다. 시설 면에선 경기장 12곳(설상 7개·빙상 5개)이 모두 완공됐고, IOC 심사 결과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경기장 배치가 촘촘하다는 것 또한 강점이다. 12곳 경기장의 이동 시간이 최대 30분밖에 되지 않고, 선수촌에서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데에도 약 10~1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평창올림픽의 흥행 성적이 저조한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도 장관은 “다른 나라에서 개최된 역대 동계올림픽과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라며 “대부분 한 두달을 남겨 놓고 입장권 판매가 급증하는 게 일반적이라, 평창도 내년 1월 입장료 판매가 게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캐나다 리치먼드는 시민들이 체육시설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사후 활용에 성공했다는 사례를 들며 “평창 또한 대회가 끝난 뒤 경기장을 다목적 체육시설로 전환해 활용도를 높일 것”이라고 향후 쓰임에 대해서 언급했다.
또 조직위는 치안문제에 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의 도발과 IS등 테러단체의 위협에 대비해 대회 기간 1만 명이 넘는 경찰 병력과 군 특수부대 요원을 평창에 배치해 철저한 경계 태세에 들어갈 예정이다.
우여곡절 많던 평창 동계올림픽이 8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는 올림픽을 향해 걱정과 비난을 보내기보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을지 다 함께 응원하고 세계인의 축제를 즐길 시간이다.

홍주연 기자 95m52535@hufs.ac.k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