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11월, 외대 상징으로 비둘기가 선정되다.

2017-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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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여신과 지혜의 부엉이, 그리고 2016년 지식출판원에서 제작한 캐릭터 부엉이 ‘Boo’ 등은 오늘날 우리 외대인에게 익숙한 대학의 상징이다. 하지만 2015년 이후 이들이 외대의 새로운 상징으로 부각되기 전 캠퍼스 내에는 외대의 창학 이념을 담은 또 다른 상징이 존재했다.
1968년 10월 31일자 외대학보 1면에는 ‘이문 교정에 비둘기를’이라는 제목의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이렇게 시작된 비둘기 모으기 운동은 비둘기 한 쌍을 1구좌로 하고 시가 500원을 현금으로 접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평화의 상징이기도 한 비둘기는 귀소성을 갖고 있어 자립성이 강할뿐더러 모성애 또한 지극한 귀여운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러분의 정성으로 모아진 비둘기는 캠퍼스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한층 북돋아줄 뿐만 아니라, 이 사업을 통해 진리·평화·창조를 추구하는 외대인의 노력을 한 곳으로 모으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비둘기가 외대의 상징으로 선정된 것은 이 모금이 시작되기 1년 전인 1967년 11월이었다. 당시 공모전 형식으로 진행됐던 행사에서 비둘기를 외대의 상징으로 제안해 1등으로 선정된 영어과 정병준 교수는 ‘비둘기는 인간과 가까이 살아왔고 귀소본능과 평화의 상징으로 사랑을 받아왔다. 따라서 외국어를 토대로 하는 학문을 연마해 항구적인 세계 평화에 기여할 외대인의 상징으로 적합하다’며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외대학보사의 주관으로 진행된 이 비둘기 모금운동은 성황리에 종료돼 1969년 7월엔 비둘기 수백 마리를 사 모을 수 있었다. 또한 당시 신관(現 법학관 위치에 있던 舊 학생회관) 옥상엔 비둘기 집을 만들기도 했다. 이와 함께 총동문회에선 개교 15주년 사업으로 비둘기 상징탑 건립을 추진해 12월 1일 제막식이 열렸다. 동문들의 뜨거운 호응과 성원의 결실인 이 비둘기 상징탑은 하단부엔 진리와 창조를 추구하는 남녀 조각상이, 약 4m 높이인 탑 꼭대기엔 지구본과 그 위에 비둘기가 앉아 있는 구조로 제작돼 당시 학생회관 앞 광장에 설치됐다. 비록 이 상징물은 2000년대 초반 캠퍼스 내 신축 건물 조성으로 철거됐지만 ‘자유와 진리의 초석을 쌓아 전 세계를 무대로 뻗어나가는 외대인의 비상과 저력’을 잘 표현한 인상적인 기념물로 지금까지 기억된다. 현재 남아있는 비둘기 상징탑은 서울캠퍼스 본관 뒤편 광장에 위치해 있다.
2014년에 들어 외대는 개교 60주년을 맞이해 UI(University Identity) 정립 사업을 시행했다. 현 트렌드에 맞게 외대를 대표하는 상징과 캐릭터도 미네르바 여신과 부엉이로 변화했다. 고대 로마 신화 속 지혜의 여신인 미네르바와 부엉이의 조합은 나아가 세계를 이끌 외대인의 굳은 의지와 냉철한 지혜를 나타낸다.

-기록 및 사진 제공: 역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