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밴드동아리 F.A.내 성추행 사건 발생 - 이후 2차 피해까지 발생돼 2017-12-21
이하정 기자 | 94haj@hufs.ac.kr 조회수 156  댓글 0
◆사건 경위
지난 8월 15일 우리학교 중앙밴드동아리 F.A.에서 한 남성부원이 여성부원을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 A씨의 진술에 따르면, A씨는 가해자 박씨, 다른 동아리 부원 B, C와 함께 동아리 부원 B의 방에서 생일파티를 명목으로 술을 먹었다. 이후 A씨는 잠이 들었고 박씨가 가슴 등 신체 일부분을 몇 차례 만진 것을 느꼈지만 놀라 반응할 수 없었다. 아침이 된 후 A씨는 “어제 너무 잘 잤다”라는 말을 몇 번이고 반복하며 이 사건이 없었던 것처럼 위장했다. 이후 A씨는 박씨에게 “동아리를 나가달라”라는 요구를 했고 A씨는 동아리 원들에게 “개인적인 사정이 있다”며 동아리를 탈퇴했다. 박씨는 이 사건에 대해 묻는 말에 “내가 해서는 안 될 행위를 했다”며 “이로 인해 동아리를 나간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이후 발생된 2차 피해
당초 A씨는 성추행 피해 사실을 공론화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성추행 피해 사실이 공론화 된다면 “무슨 짓을 어느 정도로 가해했는지”, “왜 피해자는 저항하지 못했는지”, “왜 피해자는 이후 아무렇지 않게 행동했는지”와 같은 수많은 왜곡된 시선들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에 A씨는 개인적으로 박씨에게 동아리 탈퇴를 요구한 후 당시 회장이었던 하성봉(서양어·스페인어 13)씨에게만 이 사실을 알리는 방법을 택했다. 하 회장에게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부탁했다.

1. 가해자가 피해자의 요구대로 탈퇴 의사를 밝혔을 때 만류하지 말 것

2. 가해자의 동아리 탈퇴 이유에 관해서는 가해자 둘러댄 변명(개인적인 사정)대로 알리되,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는 일절 발설하지 말 것.

하지만 하씨은 A씨의 이러한 부탁을 무시한 채 다른 부원들에게 이를 발설했다. 이에 A씨가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이 왜곡돼 동아리 내에 퍼졌고, 2차적인 피해가 발생했다. 해당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하씨에게 다시 연락해 더 이상 사건에 대한 소문이 퍼지지 않도록 해달라는 당부의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하씨는 이에 대해 어떠한 사과나 확약의 대답도 하지 않았다. A씨는 한 차례 더 하씨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하씨는 이마저도 무시했다. 오히려 하씨는 지난 9월 29일 A씨와의 대면에서 “두 명을 제외하고는 말하지 않았다”, “세 명을 제외하고는 말하지 않았다” 등 진술을 재차 번복하고 거짓말을 덧붙이는 등 피해자를 기만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A씨는 하씨의 사퇴를 통해 이 사건을 공론화 시켜 차라리 모두가 ‘정확히’ 알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A씨는 이러한 명목으로 하씨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하씨는 A씨에게 “자신이 사퇴하면 일이 오히려 커질 것”이라고 말하며 이를 거부했다. A씨는 이후에도 수 차례 하씨에게 사퇴를 할 것을 요구했지만 하씨는 약 한 달간 연락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연락이 두절된 한 달 동안 A씨가 하씨에게 부당한 사퇴 요구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동아리 내에 퍼져있었다.
한 달 후 하씨는 A씨의 설득과 회유 끝에 사퇴를 결정했다. 하지만 A씨에게 “나 때릴래? 여기선 말고 밖에서”와 같은 농담을 던지고 “내가 사퇴를 하게 된다면 동아리 부원 모두 이 사건을 알게 될 것이다”라며 A씨가 이 사건을 공론화 시키려고 하는 목적을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태도를 보였다. 사퇴할 당시 처음 내놓은 사과문은 다음과 같다.


‘최근 동아리 내에서 성추행 사건이 발생하였고 저는 그 사건의 피해를 받은 동아리 부원 의 의사에 반대로 몇몇 다른 부원들에게 그 사건에 대한 얘기를 하고 다녔고 그런 얘기를 함으로써 많은 다른 동아리 부원들이 그 사건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얘기를 하고 다니게 되며 결과적으로 피해를 받은 동아리 부원에게 고통과 불안감을 주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제 불찰에 관해서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사퇴합니다. 또한 더 이상 그 사건 혹은 피해를 받은 부원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사과문에는 정확한 사건 정황과 반성의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형식조차 갖추고 있지 않았다.

◆이후 상황
현재 하씨는 F.A. 회장직에서 사퇴했지만 여전히 구성원으로서 동아리에는 남아있는 상태이다. 하씨는 이후 이 사건에 대해 묻는 말에 “이 사건이 2차 피해를 간과해 일어난 일이다”며 “이 일에 대해서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기로 해 더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더 이상 제가 피해를 준 학우에 대해 상처를 주는 것을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대자보를 통해 “나와 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성범죄와 그 피해자에 대하여 바른 인식을 지니고 있는지, 동아리원들 모두가 한 번씩 신중히 재고해줬으면 한다”며 현재 심정을 전했다. 또한 “단순히 하씨의 성추행 사건 발설뿐만 아니라 회피 및 잠적, 동아리원들의 무관심과 방관 등 모든 것이 2차 가해”라며 “이 과정에서 정신적, 신체적으로 큰 상처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하정 기자 94haj@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