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의 세계

2017-12-21

이재권 기자 | 94dlwo@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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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해부터 교육부의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중학교의 소프트웨어(SW)교육이 의무화된다. 이후 SW교육은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확대된다. 이에 따라 중학생들은 34시간 이상, 초등학생은 17시간 이상 SW교육을 받게 된다. SW교육의 주요 수업 내용은 코딩으로 초·중생의 코딩교육 의무화와 더불어 대학생의 코딩교육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학교도 인문계열 학생을 위한 융복합소프트웨어 이중전공을 개설해 SW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코딩이란 무엇이며, 인문계 학생들은 코딩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SW교육 의무화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문·이과의 통합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중학생은 정보, 초등학생은 실과 과목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변경됐다. 정보 과목은 프로그래밍 개발과 간단한 알고리즘에 대해 공부하고 실과과목은 프로그래밍 체험과 문제해결과정 알고리즘에 대해 공부한다. 교육부에서 발부한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 해설서를 따르면 “과학기술 소양 함양 교육의 일환으로 소프트웨어(SW)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국가·사회적 요구가 강하게 반영됐다”면서 “소프트웨어 기초 소양 중심의 대단원으로 구성해 놀이처럼 재미있게 학습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해외 주요 선진국은 이미 SW교육을 필수 정규 교육과정으로 택했다. 영국은 2014년부터 컴퓨팅(Computing)과목을 신설하고 초·중등학교 모든 학생이 필수로 이수하도록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일주일에 한 시간 코딩을 배우자는 ‘아워 오브 코드(Hour of Code)’ 캠페인을 사회적 흐름으로 만들었다. 이 외에 핀란드와 프랑스 등도 SW교육을 필수화하고 있다. 박제윤 전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SW교육은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함양하는 훌륭한 도구다”라며 “SW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함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딩이란 무엇인가
코딩은 코드라는 컴퓨터 언어를 사용해 컴퓨터와 대화하는 것을 말한다. 0과 1로만 이뤄진 컴퓨터 세계에서 사람이 컴퓨터와 대화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것이다. 프로그래밍 언어는 컴퓨터와 사람을 연결해주는 언어로 C언어, 파이썬, 자바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이공계 대학생에게는 주로 프로그래밍 언어가 익숙하지만, 타 대학생에게 이는 다소 낯설다. 그러므로 이공계가 아닌 다른 학생들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기 전 먼저 코딩 개념과 친숙해 지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이 2006년 개발한 코딩 교육 프로그램 스크래치(Scratch)는 코딩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그 개념을 쉽게 알려준다. 스크래치를 이용한 코딩을 예로 들면, 고양이 캐릭터를 10만큼 움직이는 명령어가 있다고 하자. 이 명령어에 ‘무한 반복하기’를 추가하면 캐릭터가 10만큼 계속 움직인다. 10만큼 움직이기와 무한반복하기가 합쳐진 명령어에 ‘벽에 닿으면 튕기기’ 명령어를 추가하면 캐릭터는 벽에 닿을 때마다 방향을 바꿔 움직인다. 이와 같이 스크래치는 코딩을 블록놀이 하듯이 놀면서 개념을 익히도록 도와준다. 스크래치는 간단한 프로그램처럼 보이지만 잘 활용하면 알고리즘도 공부할 수 있고 간단한 게임까지 만들 수 있다. 알고리즘은 작동이 일어나는 단계를 의미하여 컴퓨터는 모든 동작을 알고리즘의 순서로 수행한다.
언플러그드 코딩은 컴퓨터를 이용하지 않고 코딩에 필요한 컴퓨팅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다. 정해진 개수의 명령어로 작동 순서를 계산해 나름의 알고리즘을 만들어 미션을 수행하면 된다. 예를 들어 사람을 로봇이라 가정해 정해진 위치로 가도록 한다. 이때, ‘왼쪽으로 가’ 명령어만 있다면 그 로봇은 원하는 위치로 가지 못한다. ‘왼쪽으로 가’, ‘오른쪽으로 가’ 등 적절한 명령어로 수정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즉, 코딩은 문제에 오류가 있을 때 이를 반복적으로 수정하는 끈기가 필요한 학습이다. 그 과정에서 이전 학습과는 다른 문제해결능력이 생긴다.
본격적으로 코딩에 흥미가 생기면 심화된 코딩을 공부한다. C언어나 파이썬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와 아두이노, 라즈베리파이 같은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공부한다.

◆대학생들의 코딩교육
최근 우리나라 대학들은 인문계열 학과의 명칭을 바꿔 이공계와 통폐합을 하거나 인문계 학생들을 위한 소프트웨어 강의를 개설하고 있다. 우리학교는 2015년부터 융복합소프트웨어 전공을 개설해 인문계 학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를 교육하고 있다. 또한 인문대학 언어인지과학과에 프로그래밍의 기초를 전공과목으로 개설하는 등 학생들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접할 기회를 주고 있다. 하지만 인문계 학생들은 여전히 코딩을 이공계의 전유물로 생각해 겁을 먹는 다. 이(인문·언어인지 16)씨는 “전공수업으로 코딩을 처음 접해봤다”면서 “이해하려 했지만 너무 어려워 이해하지 못한 채 학기가 지나갔다”고 말했다.
현재 교육계는 SW교육이 강조되고 문과와 이과의 구분이 사라지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미래에는 많은 직업이 컴퓨터의 영향을 받아 코딩 능력이 필수가 된다는 예측도 있다. 하지만 인문학적 학문의 가치는 여전히 높다. 윌리엄 애덤스 미국 인문학기금 이사장은 “과학기술이 발달할수록 인간과 세상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인문학의 가치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즉, 코딩실력이 주가 아닌 코딩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궁극적 목적이 돼야하는 것을 의미한다. 학교는 코딩교육을 단순한 주입식 교육이 아닌 융합적인 교육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준철(동양어·중국어 12) IT학회 Add:ICT 학회장은 “코딩을 배워 기술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로직을 생각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생활코딩이나 우다시티(udacity) 등 코딩을 쉽게 알려주는 무료 사이트들을 활용해 코딩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권 기자 94dlwo@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