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땀은 배반하지 않을까

2017-12-21

김민정 기자 | 이메일

조회수 98 댓글 0

처음 나는 나의 전공언어인 태국어에 크게 흥미가 없었다. 그냥 적당한 수능 점수에 맞춰 과를 지원했고 1학년 때 별다른 목적 없이 적당한 점수를 받기 위해 공부를 했다. 그렇게 1학년을 보내니 전공언어의 점수는 그다지 좋은 편도 나쁜 편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였다. 그렇게 2학년 1학기가 됐다. 새 학년에 올랐으니 좀 더 잘해보고자 1학년 때보다 열심히 전공어를 공부했다. 매일 복습과 전공 시간에 배우는 것 외에도 혼자 따로 책을 구매해 공부했다. 그렇게 하면 시험결과도 잘 나오고 태국어를 보다 능숙하게 할 것 같았다. 하지만 2학년 성적표는 작년과 다르게 변화된 것이 없었다. 그 성적표를 본 순간 너무 속상했다. 그렇게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여름방학을 시작할 때쯤 태국어에 대한 의욕이 사라졌다. 그때 우연히 1학년 때 나를 가르쳤던 한 교수님의 인터뷰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 기사에 적혀있던 ‘세상은 절대로 땀을 배반하지 않아요. 내가 흘린 땀만큼 거둬요. 물론 땀을 100 만큼 흘려도 50 밖에 못 거둘 때도 있지만 언젠가는 꼭 인정받아요’라는 교수님의 말씀이 내 가슴을 후벼 팠다. 지금은 이 말을 태국어뿐만 아니라 다른 일상생활에서도 어떤 일을 중간에 포기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들 때 새기고 있다.
사실 내가 들였던 시간과 노력에 비해 이번 학기 중간고사가 그렇게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언젠가 수업 시간 중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이번 시험에 들였던 노력에 비교해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포기하는 게 더 좋다’라고 우스갯소리로 하신 말씀이 괜히 떠올랐다. 그래서 나는 ‘정말 포기하는 게 맞을까?’ 생각을 하며 불안한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수업을 통해 또 시험공부를 하면서 내가 알지 못했던 것을 알게 된 것은 내가 받은 점수와 비교했을 때 내게 더 값진 경험이다. 내가 노력한 만큼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흘린 땀은 언젠가 나에게 돌아온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처음 호기롭게 지원했던 외대학보는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인터뷰, 회의, 글쓰기 등 어느 하나 쉬운 게 없었다. 가끔 마감 날 또는 회의 날 글 쓰는 것이 힘들다는 핑계를 대며 내가 사라지는 발칙한 상상을 남몰래 해본 적이 있다. 하지만 다시 마음을 잡으며 지금 외대학보에서 내가 경험하는 일들이 앞으로 성장하는 밑거름 중 일부라 생각하며 남은 호들을 열심히 써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