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대가 낳은 자랑스러운 스타

2017-12-21

이재권 기자 | 94dlwo@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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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 출신 김인경(국제지역·국제스포츠 12) 프로 선수가 학점 및 장학금 특혜를 받았다는 사실이 국민일보 단독기사를 통해 뒤늦게 밝혀졌다. LPGA 상금랭킹 6위인 김 씨는 지난해 휴학 전까지 평균학점 3.5점과 매 학기 장학금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 스포츠 스타 혹은 연예인이 대학 입학부터 학점 이수와 졸업까지 일반 학생과 다르게 특혜가 주어지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스타들이 대학 생활에서 받는 특혜는 과연 정당한가?

◆연예인 특례입학과 스포츠 스타 모시기
얼마 남지 않은 수능, 수험생은 물론 수험생의 가족까지 애타는 하루가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수능성적으로 대학에 지원하거나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로 수시모집에 지원해 18학번이 된다. 반면,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는 다른 과정을 거친다. 그들은 수능 공부 대신 방송 스케줄을 소화하고 스포츠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한다.
스타들의 대학 입학은 입시철이 되면 불거지는 사회문제다. 연예인들이 자신의 전공과 무관하게 대학에 입학하거나 대학들이 유명 스포츠 선수를 영업하듯 모시는 문제는 일반 수험생들에게 형평성 문제로 다가온다. 올해 초에 래퍼 MC그리(김동현)씨는 17학번으로 인하대 수시모집에 합격해 특례입학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특례입학은 사실무근이며 연예예술 특기자 전형으로 합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연예인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 자체로 대중들의 시선을 받는다.
체육특기자 대입포털에 따르면 18년도 수시모집으로 체육특기자 대입전형을 운용하는 대학은 106곳에 이른다. 또한, 18년도 수시모집으로 연극영화 학과를 운용하고 있는 대학은 약 51곳 정도이며, 우리학교는 2014년도 까지 수시모집 전형 중 ‘글로벌리더전형 체육’이 있었다. 현재는 정부의 수시모집 간소화 방침으로 폐지된 상태다. 이번에 논란이 된 김인경 선수 또한 이 전형으로 입학했다. 박선영 글로벌캠퍼스 입학팀장은 “2014년도 까지는 수시모집이 대학의 특성을 반영해 대학별 독자적 기준으로 특별전형을 다양하게 시행했다”면서 “현재는 수시모집의 전형개수를 4개로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예인과 스포츠선수가 대학에 가는 이유
과거와 다르게 현재는 스타들이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자신의 길을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럼에도 학벌사회 속 연예인들은 대학간판이 붙길 원하며, 학교에서도 스타의 대학입학을 반긴다. 스타가 가는 대학은 뉴스거리가 되고 그에 따른 홍보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 스포츠 스타 김연아가 대학에 들어갈 2009년 당시 대학들은 김연아 선수에게 파격적인 조건들을 내세우며 상아탑 모시듯 김연아 선수가 자신들의 대학에 입학하길 희망했다.
우리학교를 예로 들면, 김인경 선수와 박성현 선수가 LPGA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자 여러 언론에서 글로벌캠퍼스 국제스포츠레저학부에 대한 기사가 쏟아졌다. 중앙일보 6월 7일자 ‘한국외대, 국제스포츠학부서 골프선수 김인경·박성현 배출’, 대학저널 7월 26일자 ‘한국외대 국제스포츠레저학부 여자 골프계 평정’과 같이 유명한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이 다니는 대학은 학교 홍보가 용이하다. 연예인을 이용한 학교 홍보로 유명한 성신여대 입학홍보처장은 한국대학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지도 있는 연예인을 홍보대사로 임명해 청소년들이 성신여대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면서 “좋은 역량을 가진 연예인이 학교에 지원한다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입학을 검토해 보겠다”라고 밝혔다.

◆문제는 입학 후, 정상적 학교생활이 가능한가
입학의 목적이 어떠했든, 스타가 학교에 입학하면 정상적인 대학생활이 가능할까? 김인경 선수가 재학 중인 국제스포츠레저학부 학생들은 “학교를 다니는 동안 김인경 선수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LPGA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가 같은 과 선배인지 뉴스를 통해 알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낮은 출석률임에도 학교에서 김 씨에게 장학금을 여러 번 지급한데 있다. 김 씨는 지난해 휴학 전까지 ‘HUFS 특별장학금’을 받았다. HUFS 특별장학금은 장학금 지급규정 제 8조 14항에 의거, 학교 발전에 공로가 있는 학생에게 총장재량으로 주는 장학금이다. 김 씨의 장학금 지급내역의 공개요청에 대해 옥진호 글로벌캠퍼스 학생지원팀 팀장은 “개인정보보호법에 의거 장학금 지급내역은 확인불가하다”라고 답했다.
체육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학업과 운동의 자연스러운 병행을 지향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남가주대(USC)는 ‘학생 선수를 위한 학업지원(SAAS)’ 프로그램을 운용한다. 미국대학체육협회(NCAA)는 미국 내 모든 학생선수가 매학기 6학점 이상 취득과 평균평점 2.0이상을 유지해야 졸업할 수 있게 규정했다. SAAS는 일대일 멘토링으로 각자에 맞는 공부법을 알려주어 NCAA의 규정을 충족하도록 했다. 이는 학생 선수의 인생을 위한 필수 안전장치이자 보험이다.

◆평범한 게 비범한 것
1년 전, 정유라의 이대 특혜 파문으로 교육부는 체육특기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체육 특기자에게 대학 입학부터 장학금과 성적까지 특혜를 준 몇몇 학교에 중징계를 내렸다. 최근 국민일보의 단독보도로 출석률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김인경 선수에게 여러 특혜가 주어져 교육부가 우리학교를 상대로 실태조사에 나섰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휴학 전까지 90학점 가량을 이수했다. 2013년 2학기에는 몇 개의 과목에서 A+의 학점을 받았다. 2013년은 김 씨가 빽빽한 경기 스케줄로 수업의 3분의 1이상을 참여할 수 없었던 상황이다. 김 씨의 전공은 국제스포츠레저학과이지만 전공이 아닌 타 수업에서 자율선택으로 학점을 이수한 것도 의문이 제기됐다. 학점을 잘 받을 수 있는 수업을 골라서 이수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이에 대해 글로벌캠퍼스 학생종합지원센터 관계자는 “김 씨의 전공 이수현황은 개인정보기 때문에 확인이 불가하다”면서 “김 씨와 교수 간 문제기 때문에 학교에서 대답드릴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씨와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얻지 못했다.
우리학교 서울캠퍼스 EICC과에 17학번 신입생으로 입학한 우혜림씨는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연예인임에도 일반 학생과 다름없이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고 노력해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대학생활을 열심히 할 수 있었던 이유를 묻는 본지의 질문에 혜림씨는 “연예계 활동 때부터 공부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면서 “환경적으로 중국어와 영어를 접할 기회가 많았는데 아직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체계적으로 언어를 배우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학교생활을 하는지 묻는 본지의 질문에 혜림씨는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훌륭한 교수님들의 수업을 듣을 수 있는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학교를 다니는 것도 정성이라 생각한다”면서 “수업도 과제도 정성스럽게 하는 것이 저의 모토”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우리학교는 스타들의 대학생활에 있어 타 학교에 모범이 되어왔다. 스타라서 외대에 온 것이 아닌 배움을 위해 외대에 와 모두가 평범하게 공부한다. 그러나 최근 발생한 사건들은 외대의 명성에 먹칠을 하고 있다. 그리고 먹칠을 하는 주체는 스타가 아닌 스타가 되고 싶은 학교다. 부당한 특혜 뉴스가 반복되면 정당하게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실력 있는 스타들도 그리고 앞으로 스타가 될 학생들도 피해를 입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이재권 기자 94dlwo@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