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그날, 안심하고 보낼 방법은 없나요?

2017-12-21

이하정 기자 | 94haj@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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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안’을 비롯한 10종의 일회용 생리대에서 방출물질(1·2군 발암물질을 포함한 200여가지 물질의 휘발성유기화합물)이 검출됐다. 이 생리대를 쓴 여성들은 다양한 부작용을 겪었다고 호소했다. 한편, 릴리안 측의 복잡한 환불절차와 낮은 환불 가격은 소비자들의 분노를 증가시켰고 일반 일회용 생리대를 대체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켰다. 이번 사회문화 면에서는 방출물질이 검출된 생리대와 이것에 대한 대체품으로 주목받는 다양한 여성용품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충격의 발암 물질 검출
지난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여성환경연대와 김만구 강원대 교수가 실시한 ‘생리대 방출 물질 검출 시험’에서 사용된 생리대 제품명을 공개했다. 전 제품에서 발암 물질인 ‘스타이렌’이 발견 됐고 일부 생리대에서는 발암성 1급 물질인 ‘벤젠’도 소량 검출됐다. 이외에도 발암성 1급 유독 물질인 ‘트라이클로로에틸렌’, 피부 유해성 발암 물질인 ‘자일렌’, 피부 자극 물질인 ‘헵탄’ 등도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생리대 제품명은 표<1>과 같다. 식약처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이 검출됐다는 것만으로 인체 유해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며 “소비자가 지나치게 우려하기보다는 식약처의 위해 평가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식약처의 입장과 달리 실제로 부작용을 겪는 여성들은 많았다. 여성환경연대의 발표에 따르면 ‘생리 주기에 변화가 생겼다’고 답한 사람이 65.6％(1977명), ‘생리혈 감소’를 호소한 경우가 85.8％(258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외에도 생리대와 접촉한 부위가 통증과 질염 혹은 자궁내막염이 생긴 경우도 있었다. 깨끗한 나라(릴리안 측) 제품 사용자인 진민지(동양어·인도어 16)씨는 “생리 양이 확 줄고 갈색혈이 지속됐고 가끔 피부가 아리는 느낌도 들었다” 며 부작용을 호소했다.

◆고구마 백 개 먹이는 대처법
깨끗한 나라는 지난 28일 오후 2시부터 릴리안 생리대 제품에 대한 환불을 진행했다. 하지만 환불접수에는 고객정보와 구입정보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제품을 반드시 박스로 포장한 후 택배기사에 전달하는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 환불 가격은 소형은 개당 156원, 중형 175, 대형 200원, 오버나이트 365원으로 기존 가격보다 낮게 측정됐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불편한 환불 절차와 낱개 기준 접수받는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또한 식약처는 문제가 터진 후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여 비난을 받고 있다. 논란이 들끓은 후 식약처는 지금까지 늘 해오던 품질검사를 하며 ‘뒷북 대응’을 했다. 또한 이번 제품명 공개에서도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지난달 30일 식약처는 “실험 결과에 상세한 시험방법 및 내용이 없고 ‘연구자 간 검증(peer-review)’ 과정을 거치지 않아 과학적 신뢰가 어렵다”고 말했지만 여론이 들끓자 지난 4일 제조사의 동의를 얻었다며 제품명을 모두 공개했다. 그러면서 “세부 내용은 실험 연구자 측에서 설명하는 게 맞다”고 발을 뺐다.

◆다른 방법은 없을까?
이 같은 생리대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유기농 일회용 생리대, 빨아 쓰는 면 생리대의 매출이 급증했다. 유기농 일회용 생리대에는 영국 제품인 △나트라케어 스페인 코튼 하이테크 유한회사의 제품인 △마스미 이탈리아 생리대 브랜드 △콜만 등이 있다. 이런 유기농 생리대는 일반 일회용 생리대 보다 2~3배 비싸지만 일회용 생리대에 대한 불안감이 급증한 지금 국내 생리대 제조업체도 잇따라 유기농 생리대를 출시하고 있다, 빨아 쓰는 면 생리대에 대한 관심은 간단한 방법과 ‘제 몸에 맞는 생리대’라는 인식으로 소비자들에게 ‘면 생리대DIY(Do IT Yourself)’에도 눈을 돌리게 했다.
또한 일반 형태의 생리대와 달리 실리콘 재질의 ‘생리 컵’이 새로운 대체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생리컵은 의료용 실리콘 혹은 천연 고무로 만들어진 종 모양의 생리용품이다. 질 내에 삽입하여 생리 혈을 받아내는 방식인 생리 용품으로, 기존 삽입형 생리대인 탐폰이 가지고 있는 독성 쇼크 증후군의 위험을 보완한다. 개당 2만~4만원으로 4~12시간 안에 꺼내 세척 후에 재사용이 가능하며 한 번 구매하면 10년 정도 반영구적으로 사용가능하기 때문에 경제적이다.

◆생리컵, 너가 궁금해
최근 온 스타일(ONSTYLE)의 ‘바디 액츄얼리’라는 프로그램에서 국내 최초로 생리컵에 대한 방송을 해 큰 이슈가 됐다. 바디 액츄얼리에서는 생리컵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부터 실제 사용 후기까지 알려줘 많은 여성들의 궁금증을 해소했다. 흔히 가지고 있는 궁금증과 이에 대한 진실은 다음과 같다.

Q1. 삽입형 생리 용품이기 때문에 질 입구 조직 손상 위험이 있지 않나?
A : 생리컵은 생리혈이 떨어지는 자궁경부 바로 아래쪽 고정돼 피를 받아내므로 질 입구 조직 손상에 전혀 문제가 없다. 또한 질 입구 조직은 소위 말하는 ‘막’으로 형성 돼 있는 것이 아니다.

Q2. 피가 역류해서 자궁내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A : 사람의 신체구조 상 누워 있더라도 자궁은 질보다 높은 곳에 위치하므로 피가 역류할 위험성은 거의 없다.
Q3. 구매방법과 사용방법은?
A : 지금은 생리컵을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 직구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생리컵이 FDA 승인을 마친 의료용품으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 생리컵의 식약처의 수입 및 제조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생리컵은 실리콘 재질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별도의 의료기기 안전성 시험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현재 한 생리컵 수입업체가 수입허가 사전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생리컵을 구매하기 전 자신의 몸에 맞는 생리컵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생리컵의 길이, 단단함, 혈을 담을 수 있는 정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질의 길이, 생리혈의 양, 손힘의 강도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생리컵을 골라야한다. 직구는 다양한 방법으로 가능하다, 직구사이트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고 최근, ‘핑크다이어리’어플이나 인터넷 사이트‘이지앤모어’같은 여성 전용 사이트에서는 생리컵에 대한 상세한 정보와 직구대행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어 이러한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용 법은 다음과 같다. ※손을 깨끗이 씻은 후,
첫째, 생리컵 삽입하기
1. 자신에게 맞는 △C자△7자△펀치다운△다이아몬드 접기 중 하나를 골라 생리컵을 접는다.
2. 생리컵을 질 내부에 삽입하기 편안한 자세를 잡고 질 내부에 삽입한다.
3. 질 내부에 완전 삽입 후, 생리컵을 부드럽게 놓으면 생리컵이 펴지면서 질 벽에 고정된다.
4. 생리컵 아래 부분을 눌러준 후, 360도 회전시키면 생리컵이 질 내부에서 잘 펴진다.
※주의사항: 처음 사용하기 전에 끓는 물에 생리컵을 넣어 1-2분 간 소독한다.

둘째, 생리컵 제거하기
1. 편안한 자세를 잡아준 후, 손가락을 넣어 생리컵의 아래 부분을 살짝 눌러 공기를 뺀다.
2. 생리컵의 아래 부분을 잡고 좌우로 천천히 움직이며 밑으로 잡아 당겨준다.
3. 혈이 쏟아지지 않게 기울여서 생리컵을 완전히 제거한다.
4. 생리컵을 비우고 뜨거운 물로 씻어준 후 다시 사용한다.

※주의사항 : 생리컵은 평소에는 물로 세척하면 된다. 생리가 끝나고 다음 달의 생리까지 사이에 보관할 때는 소독이 필요한데 끓는 물에 생리컵을 1-2분 넣어 살균하면 된다. 생리혈의 양이 많을 때는 4시간에 한 번, 양이 적을 때는 12시간에 한 번 비우면 된다.

※자세한 동영상 설명은 다양한 유투브 채널에 게시돼있다.

이하정 기자 94haj@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