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경제 India’이다 2017-12-21
기자 | 이메일 조회수 148  댓글 0
 
예능이나 정치 프로파간다 성공여부는 리액션에 좌우된다. 화두를 꺼내는 사회자나 듣는 청중 모두 죽이 맞아야 프로그램 목적이 살고 흥도 산다는 것이다. ‘요즘 떠오르고 있는 인도시장을 알아봅시다.’라는 멘트로 인도경제관련 인터뷰가 시작하는 경우가 열에 아홉이다. 이럴 땐 진행의 맥을 끊는 일이지만 맞장구를 칠 수 없는 잘못된 첫 단추이다. 인도 팩트에 민감한 필자의 모난 성격은 몰지각한 기자의 멘트부터 정정시키는 예기치 않은 리액션을 하게 된다.
되풀이 강조하지만 인도는 ‘떠오르고 있는’시장이 아니라 이미 떠오른 ‘Arose’ 시장이고 또한 크게 솟구쳐 올라 있다. 발표시점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지만 국제경제동향 조사기구의 발표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면 현재와 미래의 인도경제규모가 뚜렷하게 예측된다. 2010년엔 구매력기준 GDP 1위가 미국이었고 다음이 중국, 일본 그리고 인도였다. 이를 두고 보아도 인도경제는 2017년 이제야 만들어지고 있는 ‘이머징’국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중국이 미국을 앞질러 1위에 오르고 미국이 2위 그리고 인도가 일본을 앞지르고 3위에 올랐다는 사실이다. 이 기준으로도 인도가 이미 G3이다. 아마도 2020년이나 2030년 전망에서 세계경제대국의 순위엔 변화가 없을 것이다. 중국이 부동의 1위 그리고 미국과 인도가 2,3위를 차지한 순위에 변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인도가 3위라는 것에만 있지 않다. 구매력 GDP(PPP)의 변화를 주목하여야 한다. 미국의 PPP가 2020년 대비 10년 후 2030년엔 약 2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되지만 인도는 같은 기간 160% 증가하여 순위에선 여전히 3위지만 총량에서 미국과의 차이가 불과 몇 %에 지나지 않을 것이란다. 즉, 미국 경제규모와 인도의 규모가 엇비슷한 수준이 된다. 이를 무리해서 반올림 한다면 결국 동급G2, 인도라 불릴 수 있다. 과장법에 능한 인도인이니 스스로 G2라 외칠 것이다. 그런다고 한들 사실 이를 부정할 도리가 없는 입장이다.

◆통상외교에서도 ‘경제’ 인도의 존재감은 금값
민중이 밝힌 ‘촛불’로 세워진 문재인 정부는 4강 외교의 울타리를 넘어 6강으로 가야 한다고 취임직후 대통령 특사를 인도로 보냈다. 어디 인도가 미국, 중국, 러시아 그리고 일본과 같은 수준의 정치외교안보 강대국으로 여기고 특사파견을 결행하였겠는가? 인도의 경제, 즉 ‘경제인도’를 이유로 우리경제에 영향을 끼칠 강대국의 일환으로 대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을 반영한 조치이다.
한국 무역상대국 237개국 중 상위 7위, 무역수지흑자로 연 7~80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시장이란 점만 두고서도 인도가 대외무역에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 속성상 매우 중요하다는 것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더구나 작년 이후 해결점을 찾지 못한 사드발발 중국과의 갈등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추락하는 중국시장에 대한 대안으로 ‘포스트 차이나’를 찾는 우리에게 이론의 여지가 없는 G3구매력을 가진 인도시장의 존재가 중요하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뿐일까?
단지 시장으로서 인도경제를 말하는 것은 글로벌 경제시대에선 너무도 단편적인 이해이다. 한·인도 양자관계뿐만 아니라 인도의 대외경제관계에서 우리와 겹치는 부분에 대한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즉, 장래의 G2가 될 인도가 벌이고 있는 남아시아 주변국 및 중동 그리고 아프리카 등지에서 일반 소비재 시장은 물론 통신 등 기간산업에 이르기까지 활발히 펼치는 글로벌 활동이 한국경제의 대외관계와 만날 때 어떻게 경쟁되는지 아님 어떻게 협력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진즉 이를 간파한 일본경제는 경제대국의 위상에 올라선 인도와 어렵게 경쟁하기보다는 실익으로 협력한다는 전략으로 최근 아프리카 케냐의 몸바사 항구에 양국공동 경제특구설치에 합의를 하였다. 이것은 일본이 펼치는 수많은 인도 러브콜 중 한 예에 지나지 않는다. 경제외교에서 인도의 위상은 금값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후된 인도와 그들의 삶에 흥미의 앵글을 맞추고 인도를 조롱거리로 만드는 등 오리엔탈리즘 시각에 사로잡혀 있는 수준 낮은 한국 언론이 깨닫지 못하는 인도경제의 현재 가치는 금값이고 미래의 가치 역시 황금이다.

◆‘경제인도’ 이해는 미래지향의 청년세대에겐 시대교양 필수
양자관계로만 이어지는 대외통상이 아니라는 것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최근 사건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일이다.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살충제 계란사건은 곧 국내 양계업과 식품업에 태풍으로 던져졌다. 북한과 미국의 대립으로 한·미 정부 사이에 전개된 사드문제는 결국 한·중 통상관계 악화로 번졌다. 글로벌 경제시대이다. 이 와중에 인도경제란 변수까지 글로벌 경제무대에 등장하여 우리에게 이에 대한 이해를 강요하고 있다.
인도전공학생조차 진로에서 인도와 상관없는 경우가 많다. 그런 마당에 전공 이외 학생에게 인도경제가 무슨 대단한 의미이겠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경제인도가 미래를 살아갈 청년세대에겐 선택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피할 수 없는 존재임을 필자는 강조한다. 짧게는 수 년 길어도 10년 내에 활동의 주역에서 비켜서는 지금의 기성세대는 경제인도의 존재에 대해 어쩌면 직접 연관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수출이나 해외생산, 소프트웨어개발과 서비스, 제약원료와 백신개발과 공급 그리고 일상의 식품자재 수급 등등 거의 모든 경제활동이 글로벌 가치를 지어내는 고리(GVC)의 위치에 선 인도경제와 상관없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지금의 청년세대에겐 ‘경제인도’이해는 필수이며 피할 수 없는 존재 ‘Inevitable India’이다.

이미 구매력 규모에서 G3에 오른 인도에 대한 개인이나 기업 그리고 정부와 교육당국의 관심과 대비는 진즉 했었어야 할 일이지만 놓쳤다고 포기할 것도 아니다. 오늘이라도 서둘러야 한다. 인도, 경제인도는 청년세대에게 피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