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노선, 불편한 학생들

2017-12-21

이재권 기자 | 94dlwo@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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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기 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에서 새로 조정된 학생통학버스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산본과 안양역, 범계역 3개의 노선을 범계역으로 단일화해 운행하고 이문과 노원으로 나눠져 있던 하교버스를 이문노원 하나로 통합 조정해 운행한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학생통학버스의 승차권 가격도 200원이 인상되는 등 학생들에게 납득할 만한 설명 없이 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통보하는 식으로 공지사항에 올라와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에 학생들의 피해상황과 총학생회의 입장, 그리고 학교 측의 입장을 들어봤다.

◆ 변경된 셔틀노선
지난달 22일, 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학생통학버스 노선조정 및 요금인상 공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번 학기부터 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 학생통학버스 노선 중 산본과 안양역, 범계역으로 나눠져 있던 노선 3개를 범계역으로 단일화해 운행하고, 이문과 노원 2개의 하교노선을 이문노원 하교노선으로 통합해 운행한다는 내용이다. 이로써 이문하교 버스는 지난 학기까지 중부고속도로를 경유해 태릉입구역으로 바로 갔지만, 이번 학기부터 지난 학기 노원하교버스 노선인 △하남애니메이션고△양정역△도농역△구리롯데백화점을 거쳐 태릉입구로 간다. 기존 최종 목적지인 노원역은 정차하지 않는다. 또한 범계역으로 노선이 단일화 돼 기존 안양역하교버스와 산본하교버스의 최종목적지인 산본역과 안양역은 정차하지 않는다. 지난 학기까지 산본통학버스를 이용했던 고씨는 “산본통학버스의 자리는 항상 3분의 2정도 찼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학생통합버스 단일화 사실을 미리 공지하지 않고 수강신청을 다한 이후에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통학버스가 당연히 있을 줄 알고 1교시 위주로 시간표를 이미 짜서 당황스럽다”며 “평소 한 시간 반 동안 가는 거리를 요즘은 두 시간 반을 잡고 나온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통학버스의 요금도 기존 1,300원과 2,200원은 150원 인상돼 각각 1,450원과 2,450원으로, 기존 1,800원과 2,100원은 200원이 인상돼 2,000원과 2,300원으로 인상됐다.

◆ 학생들의 불만
기존에 운행하던 이문하교버스와 노원하교버스로 나눠져 있던 통학버스는 학생들의 수요가 가장 많은 버스 중 하나다. 통학버스 정류장에는 하교시간만 되면 줄을 길게 늘어서고, 버스좌석은 만석에 가까울 정도로 학생들의 수요가 많다. 수요가 많은 노선임에도 불구하고 두 개의 하교버스를 통합하면 학생들이 셔틀버스를 못 타거나, 고속도로에서 서서 가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번 노선 조정에 대해 어떤 기준으로 노선 조정을 실시했는지에 대한 본지의 질문에 박재성 총괄지원팀 차장은 “이번 통학버스 노선통합조정은 △탑승률(아래 표 참조)△대체정차지△여객노선△교내 외 주거현황△버스지원금 등이 고려됐다”면서 “현 시점에서도 총학을 통한 설문이나 유선을 이용해 개인 주거지 중심으로 정차해 달라는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간경유지를 많이 생성하게 되면 운수사업법상 기존 노선버스 영업권 침해에 따른 위법의 위험성이 있다”면서 “향후 2018년 1학기에도 권역별 유사중복노선 조정이 있을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학생들은 학교와 총학생회의 사전공지가 부족한 점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실제로 홈페이지에 공지사항이 올라온 날짜는 지난달 22일로, 개강을 일주일 앞두고 학생들에게 공지됐다. 이는 학생통학버스 노선이 없어져 통학이 어려워질 학생들이 자취방을 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기간이며, 기숙사 신청도 이미 끝난 기간이다. 이에 박재성 차장은 “1학기에 총학생회와 통학버스 민원사항 접수 및 운행과 관련된 전반적인 통학버스관련 내용을 충분히 공유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총학생회가 실시한 통학버스 관련 설문조사에 대한 답변과 개괄적인 노선조정 방향과 내용을 7월 말에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달 16일에 총학생회 측에 학교 홈페이지 공지문을 먼저 전달하고 후에 행정절차를 거쳐 홈페이지 공지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한 “학교는 총학생회 채널을 통해 학생들에게 사전 고지가 됐다고 판단했다”며 “총학생회 측은 학교 공지 시점에 맞춰 공고하고자 했던 것으로 상호 간 공지 부분 불일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요금 인상 또한 납득할 만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학생들이 대다수다. 이에 대해 박재성 차장은 “학생 통학버스 관련 예산은 연간 12억이 넘게 소요된다”면서 “학생이 통학버스를 1회 이용하면 약 4,200원의 학교지원금이 지불돼 학생개인부담금을 수년간 최소화 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2014년 위탁계약이 8월 말 3년 만기로 업체선정 공개입찰을 진행해 현재위탁업체가 재선정됐다”면서 “업체는 3년 전에 비해 단가 인상을 요구했고 경직성 예산이 많은 학교예산은 추가확보가 불가능해 노선조정으로 비효율적 탑승률에 소요되는 예산을 전환해 다수의 학생에게 복지 혜택을 주고자 했다”라고 밝혔다.

◆ 학생들의 화살은 총학생회에게
학생통학버스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화살은 글로벌캠퍼스 총학생회를 향하고 있다. 학생들을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학생들의 의견을 학교 측에 충분히 전달하고, 통학버스 변동사항과 같이 중요한 안건은 실시간으로 학생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게 학생들 대다수의 의견이다. 이에 대해 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 이바우솔 총학생회 정책국장은 “당시 학교 측과 업체간 계약 관련해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계속 변동이 생겼다”면서 “확정되지 않은 정보로 학교와 총학생회가 공지하는 내용이 다를 경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학교 측과 업체간 계약에 참여는 불가능해 설문조사를 통해 의견 피력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다”면서 “학생들 개개인의 목소리를 학교에 전달해 답변서를 받는 등 나름의 노력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글로벌캠퍼스 총학생회는 지난 학기 설문조사를 통해 셔틀버스 이용 중 불편했던 점, 셔틀버스 추가 노선 개설 희망지역에 대한 의견 약 600개 정도를 학생들에게 받아 학교 측에 전달한 바 있다. 이바우솔 씨는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해 학교에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추후 학생들의 민원사항을 학생처장과의 면담과 같은 정당한 방법으로 학교 측에 계속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학교 학생통학버스는 지난 수년간 접근성이 좋지 않은 글로벌캠퍼스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교 길을 책임졌다. 그러나 학교와 총학생회의 대응 시간 부족으로 인해 학생이 감수하는 불편이 커지고, 학교와 학생과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그 골을 메꾸기 위해 학교 측은 총학생회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가능한 선에서 학생들의 복지혜택을 최대로 줘야 한다. 고씨는 “학교 측이 학생통학버스를 운행하면서 재학생들을 배려해주는 건지 아니면 돈을 아끼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점차적으로 학생통학버스가 정상적으로 운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재성 차장은 “통학버스의 운영규모나 지원금은 수도권 최고 수준이다”라면서 “학교 나름의 한정된 자원으로 선택하고 배분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대응시간 부족에 따른 학생의 불편은 충분히 공감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바우솔 씨는 “통학버스 관련해 의견이 있다면 언제든지 총학생회측으로 연락달라”고 밝혔다.

이재권 기자 94dlwo@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