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도서관, 겉보다 안? 겉만큼 안? 2015-03-24
박은혜 기자 | 90iron@hufs.ac.kr 조회수 3269  댓글 0
 
우리학교 중앙 도서관은 현재 제2 도서관 건립, 리모델링, 증축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외관 상 변화를 주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외관의 문제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도서관의 본질인 ‘도서’와 ‘독서’가 아닐까? 다른 대학들과 비교한 우리학교 도서관의 내실을 알아본다.
박은혜 기자 90iron@hufs.ac.kr


◆장서 관리는 어떻게 할까?
도서가 훼손된 경우는 양 배움터 모두 도서 대출자가 반납을 하면 도서 훼손 여부를 따로 점검한다. 또한 방학 중에 훼손된 도서를 선별하기 위해 장서 점검을 실시한다. 훼손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책을 복사해 제본을 만들고, 훼손 정도가 심해 책 내용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라면 폐기하고 도서를 새로 구입한다. 소재 불명(분실)의 경우는 장서 구입 기준에 따라 소재 불명이 확실한 자료 중 이용자가 많은 것을 선별해서 새로 구입한다. 우리학교는 장기연체자에게 불이익도 가하고 있다. 장기 연체로 판단 될 경우 전자 우편, SMS, 등기우편 등으로 여러 차례 책 반납 요청을 한다. 그러나 요청 후에도 졸업 20일 전까지 도서를 반납하지 않았을 경우, 장기연체자가 졸업 후 학사 관련 증명서를 뗄 수 없도록 불이익을 가한다.


◆우리학교 도서관 장서 구입 기준
국내도서
- 국내에서 인쇄물로 출판된 도서 중 내용이 선정적이거나 저급한 것을 제외한 모든 분야의 도서를 구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 일반도서(참고도서 포함)는 2부까지 구입하여 비치한다.
- 도서가격이 70.000원 이상인 경우 1권 구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 본교 출판부에서 발행한 도서는 4부까지 구입하여 비치한다.
- 지정도서의 경우 강의를 하고 있는 교수, 강사의 신청에 따라 8부까지 구입하여 비치한다.
- 만화책(시사만화, 학술만화 제외)과 어린이용 도서는 구입하지 않는다.
- 도서형태상 서가 비치가 곤란한 도서는 구입하지 않는다.(문제집, 스프링 형태의 도서 등)

국외도서
- 선정된 도서는 1부를 구입한다.
- 선정된 도서 중 복사본이 아닌 것을 구입한다.
- 지정도서의 경우, 강의를 하고 있는 교수, 강사의 신청에 따라 3부까지 구입하여 비치한다.
- 자체선정 도서는 각 학문별 리스트를 해당학과로 보내 교수에게 선정을 의뢰한다.

소장도서 중 추가 구입기준
- 판본 회차가 바뀐 자료
- 번역본의 경우 역자가 바뀐 자료
- 오손, 파손, 낙장 등 훼손 상태가 심하여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자료
- 천재지변, 기타 이에 준하는 사태로 인한 망실, 소실된 자료
- 금액 변상 및 소재 불명 자료 중 이용자가 많은 것은 선별 구입
- 발행연도가 10년 이상 지난 자료 중 이용자가 많은 것은 선별 구입
- 자료를 대출한 사람이 사망, 퇴직, 졸업, 제적, 퇴학 등의 사유로 3년이 경과하여도 회수가 불가능한 자료는 선별 구입.


◆우리학교 대출 도서 권수 해마다 줄어들어…
제시된 표와 같이 우리학교 도서관에서 1인이 빌려가는 책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에 대해 차종상 서울배움터 학술정보팀 팀장은 “대출 도서 권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학생들의 도서관 이용 빈도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요즘 학생들의 성향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공부하기보다는, 인터넷으로 필요한 학술 자료를 찾고 카페에 앉아서 공부하는 쪽으로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도서관이 장서 구비, 관리 뿐 아니라 편안하고 쾌적한 시설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우리학교의 도서 대출 권수가 해마다 줄어드는 것은 학생들의 성향 변화나 시설의 문제 뿐만은 아니다. 본지 취재 결과 우리학교 도서관에서 주관하는 독서 장려 프로그램이 다른 대학들에 비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우리학교는 현재 글로벌배움터 도서관에서 다독상 시상을, 서울배움터 도서관에서는 다독상, 정독상 시상을 하고 있다. 다독상은 재학생(학부, 대학원생 및 휴학생 포함)을 대상으로 학기 중 최다 대출자에게 주어지며 정독상은 학생들이 추천 도서 정독 후 독후감을 제출하고 그 중 좋은 독후감을 낸 학생에게 주어진다. 김상현 글로벌 배움터 학술정보팀장은 “글로벌 배움터도 정독상을 시상했었지만 재학생들 호응도가 부족해 폐지했다”며 “다독상 시상은 계속하고 있지만 일부 학생들이 시상 의도를 악용해 책을 과도하게 많이 빌리는 경우도 있다”고 일부 학생들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현재 우리학교는 다독, 정독상 시상을 제외한 별다른 독서 장려 프로그램은 시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숭실대학교는 △독서후기클럽 △독서토론세미나 △저자강연회 등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방학 중에는 △독서여행 △인문학 축제 △치유하는 글쓰기 △인문고전 맛보기 △고전강독 △ 7,000페이지 독서 프로젝트 등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독서후기클럽은 매달 도서관에서 2권의 도서를 선정한 후 학생들이 신청 이유를 기록하면 그 가운데서 50~80명을 뽑아 도서를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7,000페이지 독서 프로젝트는 방학 기간에 학생들이 집중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장려하는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책을 7,000페이지 이상 읽고 매 권마다 후기를 써서 중앙도서관 카페에 올리면 교수위원회로부터 심사와 독서 코칭을 받게 된다. 이러한 독서 프로그램에 대해 숭실대 재학 중인 박정은 양은 “도서관에서 주관한 여러 프로그램으로 인해 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것 같고 특히 독서 관련 특강이나 강연 프로그램이 가장 만족스럽다”며 “직접 작가들과 만나는 경우가 흔치 않는데 도서관에서 그런 기회를 만들어 줘 고맙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도 독서 관련 프로그램이 더 많아지고 홍보가 돼 참여율도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서강대학교의 경우 서강대 ‘로욜라도서관’ 주관으로 작년부터 소수정예로 독서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로욜라도서관 창의지성학교’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 독서 클럽은 신입생만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작년인 14학년도에는 14명, 올해 15학년도에는 15명을 선발했다. 이 독서클럽은 올해 3월 초부터 12월 말까지로 예정된 긴 호흡의 프로젝트다. 단순히 많은 양의 독서보다는 질 좋은 독서, 독서 후의 심층토론, 독후감 작성에 중점을 둔다. 작년에는 멘토 7명과 도서관 관장의 특강을 9차례 가졌으며 독후감은 단순한 심사가 아닌 글쓰기 지도 교수를 따로 둬 문법, 표현 등 학생들이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부분을 직접 첨삭, 지도했다. 20권 가량의 책을 읽으며 조별모임, 전체 토론회를 가지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완성된 학생들의 글은 [책 ‘익은’ 마을 . 2014 (창의지성 1집)] 라는 문집으로 재탄생됐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멘토가 추천한 책은 따로 예산을 확보해 모든 참여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는 ‘도서관 주관 행사’와 연계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일반 학생들과 참여한 학생들이 모두 응모할 수 있는 독후감 공모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우수 작품은 시상과 함께 도서관에서 자체 발행하는 ‘로욜라 웹진’에 게재해 많은 학생이 보도록 하고 있다. 이석원 서강대학교 정보봉사팀장은 “이 프로그램의 의도는 궁극적으로 책을 읽는 사람에서 책을 쓰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물론 단기적이고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신입생들이 독서에 즐거움을 느끼고 단순히 독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독서를 통해 새로운 글을 창출하는 역량을 길렀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우리학교 도서관 내실 단단히 하려면 학교, 학생 모두의 노력 필요해
우리학교 도서관은 양 배움터 모두 책정된 예산의 90% 이상을 장서구입에 쓰고 있다. 이는 새 책 구입에 소홀하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어경권(경상. 국제금융 14)군은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을 읽다보면 내용 파악이 힘들지는 않지만 낙서, 이물질 등으로 독서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 적이 많다”며 “독서를 하려는 도서관 이용자들이 불쾌감을 느낄 정도라면 훼손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냐”는 의문을 제시했다. 학생들이 독서에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훼손’의 기준을 좀 더 엄격히 할 필요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타 대학들의 체계성, 기획성이 명확한 다양한 독서 장려 프로그램들에 비해 우리학교의 프로그램은 매우 미비하다. 차종상 팀장은 “우리학교 학생 수가 다른 대학들에 비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예산적인 부분에서도 차이가 많이 날 수 밖에 없다”며 “많은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싶은 마음은 갖고 있지만 시설, 예산적인 면에서 현실의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어 현재로서는 독서에 대한 시상만을 시행할 계획이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또한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e-book’을 많이 이용한 학생들에게도 시상할 예정”이라고 시상계획을 밝혔다. 양 배움터 팀장들은 “예산 규모가 확대된다면 독서 장려를 위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시설 면에서도 부족함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정소희(동양어. 터키어 14)양은 “다른 학교에 비해 우리 도서관이 시설, 규모, 프로그램 면에서 다소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학교 도서관이 노력해야 하는 만큼 학생들도 주말에는 컴퓨터 대신 도서관에서 책을 읽거나 영화관 대신 도서관 영화 관람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그에 호응할 수 있는 올바른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