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걱정러 [Professional Worrier]

2017-08-30

기자 |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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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새로 알게 된 나의 특징이 하나 있다. 앞으로의 일에 대한 걱정, 고민이 많다는 점이다. 하지만 문제가 될 정도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그저 어떤 일을 결정하고 시작하기 전에 여러 가지를 많이 따져보고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정도라고만 생각했다.
수강신청이 있기 며칠 전이었다. 그 몇 주 전부터 다가올 2학기와 그 이후 더 먼 미래에 대한 깊은 고민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었다. 내가 생각해도 지나친 스트레스로 상당히 예민한 상태였다. 그러던 중 나의 오랜 친구를 만났다. 평소처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예민해져 있었던 탓인가 나도 모르게 자꾸 볼멘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때 친구가 말했다. “너 또 당장 우리가 손 쓸 수 없는 미래의 일 때문에 짜증내고 있어. 그래서 지금 우리가 충분히 즐겁게 보낼 수 있는 현재의 시간을 망치고 있고.”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나는 단지 멋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다이어리 한 쪽에 ‘carpe diem’을 써두곤 했다. 지금 살고 있는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자고, 생각이 날 때마다 되새기곤 했었다. 하지만 실제로 나는 그러지 못했다.
그동안 나는 내가 꽤 신중한 성격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신중함이 나의 현재를 망칠 정도였나. 사실 그 날 내가 하던 고민들은 수강신청 1, 2초면 결정 날 것들 혹은 앞으로 차곡차곡 해나가기만 하면 되는 이미 결정된 일들이었다. 하지만 나는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없어도 될 스트레스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세상 일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고, 아무리 걱정하고 대비한다 해도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반면 아무런 걱정 없이 있다가도 일이 알아서 착착 풀리기도 한다. 최근 나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학보사에 들어온 일이 그랬다. 평소 나의 꿈을 알고 있던 친구가 외대학보 수습기자 모집 공고를 알려줬고 나는 촉박하게 지원서를 써 제출했다. 그 후 학보 기자가 돼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나 새롭고 다양한 경험들을 해나가고 있다. 생각지 못한 기회를 잡았더니 그 이후에는 일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제 나는 ‘프로걱정러’에서 조금 벗어나고자 한다. 당장 다음 주에 떠나기로 한 친구와의 여행 계획도 아직 아무것도 세우지 않아 봤다! 이젠 보다 현재에 집중하고 현재의 행복을 좀 더 소중히 생각하겠다. Carpe di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