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9월 1일, 이문동 캠퍼스의 시대가 열리다

2017-08-30

기자 |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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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개교한 우리학교의 설립 초기 교사(校舍)는 서울 중심가에 위치한 빌딩을 임시로 임대해 사용했다. 종로에 위치한 교사에선 주로 프랑스어과, 독일어과, 중국어과, 러시아어과 강의가 진행됐으며, 5층 규모의 회현동 건물에선 영어과와 서반아어과, 그리고 교양강좌 수업을 주로 진행했다. 학생들은 교양 과목을 듣거나 다른 학과의 과목을 듣기 위해서 양 캠퍼스를 옮겨 다녀야만 했으며, 회현동에서 주로 진행된 체육 수업은 남산 정상(이전의 남산 식물원 위치)을 오르내리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후 단독 캠퍼스의 필요성을 절감한 학교 측은 개교 2년 후인 1956년 7월부터 현재의 이문동 부지에 캠퍼스 신축 공사를 시작했다. 당시 재단인 한국육영회(現 동원육영회)는 이문동 캠퍼스의 본관을 건축하는데 정부와 문교부 등에 지원 협조를 요청했고, 정부는 캠퍼스 조성에 필요한 토지, 예산, 건축 자재 등을 지원하며 건물을 완공할 수 있도록 도왔다. 신교사는 공사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1957년 8월에 준공됐고, 9월 1일부터 외대의 이문동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열었다.
이문동 캠퍼스 조성 직후에도 대학 주변의 도로나 도시기반시설은 완전히 정비되지 못했다. 학교 주위는 모두 논밭이었고 교통도 매우 불편했다. 학생들은 휘경동 위생병원 앞부터 현재의 회기역을 지나 철둑길을 건너고 논길을 따라 학교까지 걸어서 통학해야 했다. 당시엔 교문은 물론 울타리도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인근 주민들도 교정을 가로질러 통행하기도 했다. 비록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저녁때는 교실 주위에서 개구리 울음 소리가 들리는 등 낭만과 정취가 있었으며 학생들은 이전보다 넓고 독립된 현대식 건물에서 어학을 배우며 향학열을 불태웠다.
이문 캠퍼스의 첫 건물인 구본관은 최초 3층 규모의 반쪽짜리 교사로 신축됐다. 이후 1958년 9월 1일엔 본관의 반대쪽 날개 부분에 대한 증축을 시작했으며 기공 후 1년 만인 1959년 11월에 강의실, 교수실, 행정사무실, 휴게실 등을 갖춘 총 2,100여 평의 본관 건물이 완공됐다. 이 구본관은 지하캠퍼스인 미네르바 콤플렉스 조성을 위해 2008년 12월 철거되기 전까지 무려 50년이 넘도록 외대인들의 배움의 전당 역할을 수행했다.
외대 1호 건물인 구본관은 2011년 9월 새로운 건물로 탈바꿈했다. 지하캠퍼스 조성 당시 ‘뜬구조 공법’이라는 특수 공법을 통해 외대 역사의 상징인 구본관을 최대한 보존하며 리모델링 작업이 진행됐다. 현재 새롭게 개축된 미네르바 콤플렉스의 1층에는 행정 사무실이, 2층에는 법인사무처, 3층에는 건물의 상징적 의미에 걸맞은 외대 역사관이 조성돼 있다.

-기록 및 사진 제공: 역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