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메운 민주화의 함성, 6월 민주항쟁

2017-07-10

김지현 기자 | 93wlgus@hufs.ac.krw

조회수 669 댓글 0

이번 해는 ‘6월 민주항쟁’ 30주년이다. 6월 민주항쟁은 전국각지에서 학생과 시민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우리학교 선배들도 목숨을 걸고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싸웠다. 그 시기, 우리학교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87년에 발행된 외대학보를 통해 선배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뜨거운 갈망을 엿보고 그 날의 아픔을 되새겨 보자.

◆6월 민주항쟁
6월 민주항쟁은 1987년 6월 10일부터 6월 29일까지 전국적으로 벌어진 반독재 민주화 운동으로서 6월 민주항쟁, 6.10 민주항쟁, 6월 민주화운동, 6월 민중항쟁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4·13 호헌조치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그리고 이한열 열사의 최루탄 사건 등이 도화선이 돼 6월 10일 이후 전국 22개 주요 도시에서 약 20만 명의 학생들과 시민들이 전국적인 시위에 참여했다. 이에 6월 29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수습안 발표로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 이뤄졌고 이후 1987년 12월 16일 새 헌법에 따른 대통령 선거가 진행됐다.

◆다시 6월, 민주화의 현장을 찾아서
87년 우리학교의 모습은 어땠을까? 당시 발행된 외대학보를 바탕으로 우리학교의 6월 민주항쟁을 살펴보자.

◇우리학교의 투쟁과정
<서울캠퍼스>
6월 10일(수) 오후 2시부터 3,000명의 학생이 삼민광장에서 「6·10 국민대회 외대출정식」에 참여했다. 이 날 학생들은 오후 6시에 열릴 국민대회에 참여하기로 결의하고 집회를 마친 후, 교문으로 진출 도중 김종필(법정·신방2) 군이 직격탄에 맞아 두개골이 파열되기도 했으며 경희대생들과 함께 본교를 중심으로 이문동 일대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6·10대회에 참가했다.

15일(월) 글로벌캠퍼스에서 철야농성 중 숨진 이시경(사회·경제2) 군의 추모식 및 가두출정식이 오후 2시부터 4,000명의 학생과 삼민광장에서 진행됐다. 추모식 후 학생들은 기말시험을 전면 거부키로 결의했으며 출정식 중에 오후 3시 10분경 명동성당농성자 32명(본교생 3명)의 도착 보고식을 갖고 오후 5시부터 남대문동에서 가두시위를 벌였다.

18일(목) 오후 2시부터 1,500명의 학생이 「최루탄추방을 위한 애국외대 7차 출정식」에 참여하기 위해 삼민광장에 모였다. 이날 학생들은 투쟁보고서 및 김종필 · 황두수군, 연세대 이한열군에 대한 보고를 가졌으며 오후 4시 20분까지 격렬한 교내시위를 벌이고 오후 5시부터 도심곳곳에서 시위를 벌였다.

26일(금) 삼민광장에서 오후 2시부터 200명의 학생이 「민주헌법쟁취를 위한 국민평화대행진 외대출정식」에 참가했다. 이날 6·10 투쟁보고 및 국민평화대행진의 행동수칙이 발표됐으며 집회를 마친 후 학생들은 서울역, 남대문 등지에서 가두시위를 벌였다. 시위 후, 「동부지구8만 애국청년학도 민주정부수립을 위한 철야농성」이 한양대 콘서트홀에서 본교생 80명을 비롯해 350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글로벌캠퍼스>
6월 10일(수) 오전 12시에 약 1,200여 명의 학생이 「6·10 국민대회 1차 출정식」에 참석했다. 출정식을 마친 500명의 학생들은 오후 10시 30분까지 성남성호시장, 시청 앞 등에서 시위를 벌였다.

12일(금) 「연행학우 석방을 위한 철야농성」에 참가 중 새벽에 불의의 사고로 숨진 故이시경군의 추모식을 오전 12시에 치른 후, 학생들은 전면시험거부를 결의하고 교문 앞까지 진출해 오후 5시까지 침묵시위를 전개했다.

17일(수) 오전 12시경 500명의 학생들은 「제2차 출정식」을 갖고 성남 신구전문대에서 오후 5시까지 경희대생들과 합류하여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시위를 마친 학생들은 종합시장 등에서 오후 12시까지 시위했다.

18일(목) 오후 1시에 승리마당에서 「법국민 최루탄 추방대회」 출정식을 가졌다. 집회를 마친 약 학생들은 오후 11시 30분까지 「중앙파출소」등 3개의 파출소를 부수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시위를 마친 약 500명의 학생, 노동자, 시민들은 경원대학교에서 철야농성 했다.

26일(금) 25일 성남에서 시위를 주도하고 경원대에서 철야농성을 하려다 경찰의 위협에 피신하던 중 교통사고로 숨진 「용인성남지역 호헌철폐 및 군부독재타도 학생협의회」공동위원장인 故이재용(어문·영어3·제적)군의 추모식이 삼민광장에서 진행됐다. 양 캠퍼스에서 200명이 참가했으며 집회를 마친 200명의 학생들은 성남에서 열린 「6·26 평화대행진」에 참가했다.

*본 전개과정은 1987년 8월 25일에 발행된 외대학보 <468호>에서 발췌함.

◆다시 온 6월 그리고 지금
1987년으로부터 30년이 흐른 지금, 우리에게 6월 민주항쟁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과거 60-70년대 반독재 민주화운동의 뒤를 이어 마침내 분출한 6월 민주항쟁은 위로부터 ‘민주주의’라는 제도만이 형식적으로 주어졌을 뿐, 권위주의로 인해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가 가능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진정한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날 우리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수많은 영령들의 헌신과 열정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김지현 기자 93wlgus@hufs.ac.kr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