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공금인가

2017-07-10

이재권 기자 | 94dlwo@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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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 학생들을 대표하는 총학생회 부비상대책위원장과 서양어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공금에 대한 잘못된 운용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해도 어김없이 발생한 학생 대표자들의 공금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 우리학교는 언제쯤 공금 운용에서 투명해질 수 있을까?

◆남한결 전 부비상대책위원장 사퇴.
만장일치로 통과
지난 19일, 우리학교 서울캠퍼스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남한결 전 부비상대책위원장(이하 부비대장) 사퇴에 대한 안건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우리학교 제 51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페이스북 홈페이지에 부비대장 횡령과 관련된 입장서가 게재된 지 나흘만의 일이다. 입장서는 △중앙운영위원회, 집행위원회, 학우들 대상으로 한 사과문 요구 △횡령한 금액에 대해 사비변상 △투명한 공금 사용 내역 공개요구 △학생 사회신뢰를 무너뜨린 책임통감과 조사에 성실히 임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17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비상전체학생대표자회의가 소집돼, 남한결 전 부비대장의 사퇴에 대한 안건을 통과했으며 추후 징계에 관해 논의했다.

◆스포츠 토토로 일구어낸 횡령
우리학교 제 51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가 발표한 사퇴권고문과 성명서에 따르면, 남한결 전 부비대장은 4월 22일부터 5월 10일까지 총 14차례에 걸쳐 224만원의 공금횡령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남한결 전 부비대장은 지난 분기 학생회 자금의 이월금으로 약 800만 원을 인수인계 받았으며, 집행위원회가 정식으로 인준되기 전까지 재정사무를 맡아서 집행했다. 그러나 남한결 전 부비대장은 재정담당자가 세워진 후에도 독단적인 재정사무를 이어갔으며, 재정담당자의 집행내역 요구에 수차례 불응했다. 이후 총무 동행 하에 거래내역을 확인한 결과 이 같은 횡령 사실이 드러났다.
남한결 전 비대위장은 17일 열린 학생대표자회의에 참석해 대표자와 여러 학우들 앞에서 횡령과 관련된 모든 잘못을 시인했다. 또한 자신에게 내려질 모든 징계를 수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또한 이날 공개된 비상대책위원회 카카오톡 대화에서 남한결 전 비대위장은 “초과학기 등록금으로 인해 불어난 빚을 갚으려 공금을 사용했다”라며 “사람 인생 하나 살린다 생각하고 참작을 부탁한다”라고 했다. 하지만 실제 거래내역을 살펴 본 결과 빚을 갚는데 사용한 돈은 22만 원 정도이고, 사적으로 사용한 금액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적으로 사용한 금액에는 스포츠 도박인 ‘케이토토’가 포함돼 있었다.

◆사과, 그리고 징계
지난 19일에 열린 전체학생대표자회의는 남한결 전 비대위장의 징계에 대해 △공식 사과와 사과문 게재 △형사고발 관련 탄원서 수집 △학군단과의 공적인 정보 공유 등을 논의했다. 이에 따라 남한결 전 비대위장은 21일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한 상태이다.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학교 측에 남한결 전 비대위장 징계를 요구할 예정”이라며“경찰 측에는 현 비대위장 명의로 고소장이 접수된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형사고발을 위한 탄원서는 각 단위별로 배포해 학생들의 지속적인 서명을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하나의 성명서
지난 18일, 남한결 전 부비대장의 횡령사건이 공론화 된지 일주일이 채 가기도 전에 우리학교 제 51대 서양어대학 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에 또 하나의 성명서가 게재됐다. 이 성명서에는 제 50대 서양어대학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의 방만한 재정운영을 규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5월 15일, 제 51대 서양어대학 학생회장단은 50대 서양어대학 비대위로부터 인수인계 받은 결산안과 우리학교 재무회계 팀에서 입수한 2016년도 4분기 고비지원금 정산서가 일치하지 않는 사실을 파악하고, 제 17차 비상 단대운영위원회를 소집했다. 이후 18차 19차 회의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하던 중 19차 회의에 참석한 이슬 전 50대 서양어대학 비대위장이 교비지원금 800만 원 중 450만 원을 보이스피싱 당했다고 고백했다. 이슬 전 비대위장은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허위 영수증을 발급을 요청했으며, 실제 교비 사용처를 은폐했다고 시인했다. 또한 “하반기 들어서 서양어대학 재정운영에 손을 뗐다”라고 발언하고 결산안에 대해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하는 등의 재정책임자로서 책임의식 부족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51대 서양어대학 학생회장단은 성명서를 통해 △허위 영수증 발급에 대한 공개적 사과 △실제 사용처를 은폐한 교비 450만원에 대한 변제 △방만한 재정운영에 대해 정기총회에 참석해 공개적 사과 등을 요구했다.

◆보이스피싱으로 사라진 공금
지난 24일 열린 우리학교 서양어대 학생총회에는 이슬 전 비대위장이 참석하여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이슬 전 비대위장이 보이스피싱으로 피해 입은 금액은 교비지원금 450만원과 개인 돈 150만원을 포함해 총 600만원이며, 이에 대한 법적인 환급절차는 불가능하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이슬 전 비대위장은 보이스피싱 당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2017 새내기 새로 배움터를 담당했던 기획사에 허위영수증을 요청했다. 이슬 전 비대위장은 제 50대 서양어대 비대위장직을 맡을 당시 제 50대 총학생회 비대위장직도 겸직한 바가 있다. 이를 이용해 기획사에 새로 배움터에서 사용한 물품들에 관해 영수증을 요청하는 것처럼 꾸며 허위로 영수증을 발급받았고, 이를 학교에 제출해 실제 교비 사용처를 은폐했다.
그 후, 이슬 전 비대위장은 비상단대운영위원회 회의에서 보이스피싱 사실을 공개하면서 경찰로부터 피해사실을 알리지 말 것을 요청받았으며, 서약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제 19차 비상단대운영위원회 회의를 대외비로 진행할 것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서양어대 부학생회장이 경찰에 연락해 사실을 확인한 결과 서약서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운영위원회는 제 19차 비상단대운영위원회 회의의 대외비를 해제하고 성명서를 의결했다.

◆법적 공방과 징계
지난 24일, 제 51대 서양어대 학생회장단은 이슬 전 비대위장이 허위영수증을 발급받았던 기획사로부터 형사 고발에 관한 내용증명을 받았다. 서양어대 운영위원회가 발표한 성명서에서 기획사에 대해 상호 명을 그대로 노출하고 이번 사건과 소속사가 관련이 있는 듯이 사실을 적시하여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 소송으로 갈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51대 서양어대 학생회장단은 “기획사 상호를 고려하지 않고 성명서를 작성한 것은 사과드린다”며 “단대운영위원회에서는 이 사건을 하루빨리 학우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게재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슬 전 비대위장은 현 서양어대 운영위원회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수도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 전 비대위장은 “제 50대 서양어대 비대위의 교비지원금 중 일부를 제 50대 총학생회 비대위의 빚을 갚는데 사용했다는 의혹이 발생한 것에 대해 명예훼손을 진행할 수도 있다”면서 “총학생회에 피해가 가지 않는다면 형사소송은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서양어대 학생회장단은 이슬 전 비대위장에 징계에 관해 “학교 차원에서 징계는 내부적으로 인지된 상태”라며 “학생 사회에서 징계를 우선적으로 논의해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권 기자 94dlwo@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