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모현 불매 운동, 그 사정은?

2017-05-24

이승준·박지민 기자 | 94pjimin0303@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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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앞의 모든 PC방 가격이 동시에 인상됐다. 기존 가격은 1,200원으로 다른 지역과 비슷했지만 현재 시간당 1,400원이 됐다. 또한 노래방은 한 시간 이용료 20,000원으로 과거부터 다른 지역에 비해 비쌌다. 이에 한 학생이 페이스북(이하 페북) 페이지 ‘모현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사람들’을 개설해, 부당한 모현면 상권의 물가에 반발하기 시작했다. 이 페이지는 현재 800명 이상의 ‘좋아요’와 ‘팔로우’를 받으며 글캠 학생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고, 일명 ‘모현 불매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은 평소와 같이 모현면의 가게들을 이용하고 있고, 모현 불매 운동도 그다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모현 불매 운동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모현면 가게들의 물가를 낮출 수 있을지, 글캠 학생들과 모현면의 상인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상권을 만들 수는 없을지 알아봤다.

◆모현 상권 불매운동의 시작
모현면의 PC방들이 일제히 이용료를 인상한 것이 학생들의 모현 물가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게 했다면, 불매 운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한 페북 페이지 때문이다. ‘모현 불매 운동에 동참하는 사람들’ 페북 페이지는 모현면 물가에 불만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 불매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모현 불매 운동에 동참하는 사람들’ 페이지를 개설, 관리하고 있는 A 씨는 “노래방과 PC방 가격이 부당하다고 느꼈다”며 “모현의 물가 상승에 대해 누군가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해 페이지를 개설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처럼 학생들이 물가 상승을 방관한다면 모현 상인들은 계속 가격을 올릴 것이다”라며 “학생들이 모현의 물가에 경각심을 가지고 불만을 표현한다면 상인들도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불매 운동에 참여한다고 볼 수 없지만, 조금씩 불매 운동에 대해 인식하는 것이 보인다”며 “이런 인식의 변화가 행동의 변화를 가져왔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A 씨는 공정거래위원회에 PC방 이용료 담합에 대한 조사를 의뢰했지만, 가격 담합의 증거가 되는 문서가 있어야 조사에 들어갈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A 씨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을 했다는 증거가 담긴 문서를 가져와야한다고 했다”며 “하지만 증거 자료를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다른 대책을 찾는 중”이라고 답했다.

◆서울캠퍼스 상권과의 물가 비교
부동산 중개업자는 “기존에는 건물들 임대료가 안 비쌌는데, 신축 건물들이 생기면서 기존의 건물 임대료도 함께 올라가는 추세다”라며 “현재도 모현의 물가는 비싸지만, 높아지는 임대료를 반영해 물가가 올라가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글캠 근처의 PC방 가격과 서울캠퍼스(이하 서울캠)근처의 PC방 가격을 비교해보니, 글캠의 모든 PC방은 1시간에 1,400원인데 비해, 서울캠 대부분의 PC방은 1시간에 1,000원이었다. 1시간을 기준으로 보면 글캠 PC방이 서울캠 PC방 보다 400원 비싼 것이다. 또한 글캠 PC방은 12,000원에 10시간인데 비해, 서울캠 PC방은 10,000원에 12시간이었다. 시간당 가격으로 보면 글캠 PC방은 시간당 1,200원이었고 서울캠 PC방은 833원이었다. 또한 노래방 이용료에도 차이가 있었는데, 글캠 근처의 노래방 1시간 이용료는 모두 20,000원인데 비해, 설캠 근처 노래방은 15,000원 안팎으로 글캠이 5,000원 정도 비쌌다.
하지만 식당 가격을 비교해 봤을 때, 글캠 주변의 식당이 대체적으로 더 비싸기는 했지만,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글캠 주변 식당에서 가장 흔한 메뉴인 제육덮밥은 6,000원이 최저였다. 서울캠 근처 식당에서는 5,000원짜리 제육덮밥도 찾을 수 있어 1,000원 정도 차이가 나기는 했지만, 다른 메뉴를 비교해봤을 때 큰 차이가 나진 않았다. 카페도 마찬가지였다. 글캠 주변의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가격은 1,500원에서 4,000원 사이로 서울캠의 카페들도 비슷한 가격대를 보였다.

◆‘모현 불매 운동’에 대한 상반된 의견
모현의 한 PC방 사장은 “창업 초기 시절에 비해 수익이 많이 줄었다”며 “갈수록 올라가는 전기세, 인건비와 업그레이드되는 컴퓨터의 성능과 키보드를 생각한다면 PC방 이용 요금 인상은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타 지역에 비해 비싸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타 지역이 경쟁이 너무 치열하여 가격이 지나치게 낮게 형성된 것”이라며 “서울의 비싼 PC방과 비교해서 시설을 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4월에 모현의 PC방의 가격 인상에 대해 “담합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좋게 보면 먹고 살려고 한 것이고, 나쁘게 보면 담합”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PC방을 자주 이용하는 학생 B 씨는 “모현의 PC방 가격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서 가격이 높을 수도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며 “하지만 최근 모현의 모든 PC방이 동시에 가격을 올리는 행위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이며 가격 담합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모현의 노래방들의 한 시간 이용료가 모두 20,000원 이상인 것은 ‘모현 노래방 협회’에서 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모현 노래방 협회의 노래방 업주들은 20,000원으로 하한가를 결정했다. 모현의 한 노래방 사장은 “처음 노래방을 개업할 때부터 모현 노래방 협회에서 정해준대로 20,000원을 한 시간 이용료로 책정했다”며 “마음대로 가격을 낮출 시 업주들 사이에서 욕을 먹는다”라고 말했다. 또한 “하지만 학생들에게는 항상 서비스를 1시간 이상 준다”며 “서비스를 생각한다면 다른 지역에 비해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박동심(인문·언어인지 16) 씨는 “노래방은 다른 지역에 비해 시설도 좋지 않은데, 한 시간에 2만원이라는 가격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우리 학교 학생이 체감하는 모현의 물가
본지가 지난 4일부터 칠 일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학생 1,109명 중 1,017명(91.7%)이 모현면의 가게들 가격에 대해 ‘비싸다’고 답했다. 학생들 대다수가 모현의 가게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모현면의 가게들 중 어느 업종이 비싸다고 생각 하시나요’의 질문에 응답한 학생 1,063명 중 383명(36.03%)이 ‘노래방’이라고 답했다. 이어서 351명(33.02%)은 ‘PC방’이라고 답했다. 이를 보면 노래방과 PC방의 가격은 학생들이 봤을 때 가장 비싸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사람들 중 207명(19.47%)은 ‘식당’, 96명(9.03%) ‘기타’ 그리고 26명(2.45%)이 ‘카페’라고 답했다.
‘모현면의 가게들의 비합리적인 가격에 반발하는 모현 불매 운동이 시작됐는데, 모현 불매 운동에 참여할 의향이 있으신가요?’의 질문에 응답한 학생 1,084명 중 946명(87.27%)이 ‘예(이미 참여하고 있는 경우 포함)’라고 답했다. 이 답변을 통해 ‘모현 불매 운동’에 참여 하려는 생각을 가진 학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현 불매 운동’은 학생들이 가게 주인들의 가격 인상에 반발해 나타난 운동으로, 학생들과 상인들의 소통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다. 학생들도, 상인들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가격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승준·박지민 기자 94pjimin0303@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