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살쟁이이다

2017-05-11

기자 |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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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다”, “힘들어”, “추워”, “더워”...내가 항상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다. 워낙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즐기고 몇 번 만난 사람은 무조건 ‘내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성격이다. 이렇다 보니 내 얘기를 많이 하고 감정에 솔직해진다. 거기다 남에게 내 감정을 말하는 것을 좋아해서 친구들 사이에서 ‘찡찡이’이로 불린다. 내 사람, 즉 내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 내 사람 너희 사람 구별하는 것도 웃기지만 내가 내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나를 그렇게 생각해줬으면 한다.
하는 일이 많고 바빠 힘들 때, 가끔 주위 사람들을 일방적으로 투정을 받아주는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만들어 버리는 경우가 있다. 물론 처음에는 받아주는 사람도 투정 부리는 사람도 느끼지 못하지만 투정이 반복되면 지치게 되고 서운해진다. 감정을 나누는 데 이해타산을 따지는 건 아니지만 내가 표현한 만큼 다른 사람을 알아주는 것도 중요하다. 이젠 아기가 아니기 때문에 일방적인 ‘우쭈쭈’를 바라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일이지 않을까? 이렇다보니 찡찡거리기 좋아하는 나는 말을 하다가 아차 할 때가 많다. ‘쟤도 힘들 텐데 나만 일방적으로 투정 부렸네’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민망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너무 고맙다.
이번 호를 준비하고 마감할 때도 그랬던 것 같다. 이번 호는 특히 평소 쓰던 것 보다 많이 써야 했었는데, 그러다보니 취재 할 때부터 주위 사람들에게 ‘나 진짜 힘들 것 같아’라는 말을 달고 살았고 마감 전날과 마감 날에는 ‘죽을 거 같아 살려줘’, ‘할 거 너무 많아서 힘들어’라는 말을 계속 했었다. 곧 중간고사라 자신들도 할 일이 많음에도 해주는 소소하지만 진심이 담긴 말이 나에게는 큰 힘이 됐다. 장문의 글이나 오글거리는 말이 아닌 오버해서 ‘야 나 같으면 못해 존경해’하거나 ‘힘내’, ‘고생 한다’하는 사람들이 나를 더 찡찡이로 만드는 것 같다.
중간고사가 다가오는 지금, 나는 더 찡찡이가 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런 작지만 큰 힘을 줄 고마운 사람들이 있는 걸 알기에 무섭지 않다. 나도 나에게 기대는 누군가에게 이런 위로를 건네는 그의 ‘내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