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오폭 사고, IS는 왜 모술에 있었는가? 정미순 아랍어과 교수에게 묻다.

2017-05-11

박지민 기자 | 94pjimin0303@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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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7일 이라크 모술에서 동맹군에 속한 미군이 IS와 전투를 벌이다 오폭으로 인해 민간이 수 백명이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오폭 사고 중 하나로 기록되며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 동맹군과 IS는 왜 모술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것일까? IS는 무엇이며 IS를 칭하는 ‘순니파 급진세력’에서 순니파는 무엇일까? 시리아에서 유학한 정미순 아랍어과 교수와 함께 IS에 대해서 알아봤다.

Q1. IS의 기원과 탄생 배경이 무엇입니까?

IS의 기원을 보자면, 명확히 언제 탄생을 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러시아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이 개입하면서 아프가니스탄 게릴라 조직에게 무기를 공급했고, 그 조직이 알카에다로 발전했다. 차후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가 ‘유일신과 성전’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계속 조직명을 바꿨다. 칼리프 제국 건설이라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라크의 대통령이었던 사담 후세인은 ‘순니파’로 ‘시아파’를 탄압했다. 후세인은 이라크 북부와 함께 시아파 지역인 중부와 남부를 장악했고 2003년에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지만 패배했다. 이라크 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은 시아파와 손을 잡고 이라크에 시아파 정부를 세웠다. 시아파 정부는 순니파 집단인 군대를 해산했고 직업을 잃은 순니파 군인들은 ‘순니파 급진 세력(IS나 알카에다 등)’으로 유입됐다.
또한, 시리아에서 민중 봉기가 일어나면서 IS의 세력이 구체화됐다.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로 터키와 미국은 시리아 반군들을 지원했다. 하지만 반군은 내부갈등으로 인해 스스로 분열하며 서로 싸우기에 바빴다. 이 상황에서 몇몇 세력들이 IS로 흘러 들어갔다. 그리고 이라크 전쟁과 시리아 내전을 통해서 이데올로기도 유입됐는데, 오사마 빈 라덴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총으로 미군을 사살하는 영상 등 폭력적인 이미지가 중동에 퍼졌다.
한편 순니파는 IS를 순니파라고 하는 것을 싫어한다. 하지만 이런 오명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IS가 순니 무슬림들을 주축으로 구성됐으며, 기본 이념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슬람 지도자들은 IS가 코란에 근거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알 까르다위를 중심으로 하는 순니 이맘(이슬람 지도자) 연맹은 IS를 순니파의 이단으로 여긴다.

Q2. IS는 왜 이라크 모술을 점령하고 동맹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것인가요?

이라크는 세계 2위의 매장량의 석유를 가지고 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쪽인 중부는 석유가 별로 나지 않는 곳이다. 하지만 모술을 중심으로 북부 쪽에 석유가 다량 매장돼 있기 때문에 IS와 미국은 모술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다. IS 활동 자금의 주요한 근거가 석유를 밀매한 수입이기 때문에 이 지역 탈환을 전략적으로도 중요하다. 또한, 지리적으로 터키와 시리아로 이어지는 동시에 수도 바그다드를 통과해서 남부로 향하는 물류와 수송의 거점이다.
이라크와 사우디, 샴 지역의 석유는 매장량이 많지만 이곳의 석유를 쓰려면 정제과정을 거쳐야한다. 하지만 리비아, 북아프리카 지역의 석유는 질이 좋아 정제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와 북미 지역은 정제가 필요한 이라크, 사우디, 샴 지역의 석유를 쓰고, 유럽은 리비아, 북아프리카 지역의 정제할 필요 없는 석유를 사용한다. 따라서 이라크전에서는 미국이 직접적으로 나서서 전쟁을 종결시켰고 리비아 전쟁이 발발했을 때는 프랑스가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이번 IS 문제에서는 미국이 개입하고 시리아와 국경을 마주한 터키나 러시아도 나서고 있는 것이다.
또한, 모술은 순니 지역이다. 이라크에 순니 삼각지대(Sunni Triangle)이라 불리는 순니파 무슬림 인구가 집중된 지역이 있다. 바그다드, 라마디, 티크리트가 각 꼭짓점을 이루고 있다. 스스로 순니파라고 말하는 IS가 모술 점령을 유지하려는 이유는 당연하다.

Q3. IS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기에 동맹군에 치열한 전투를 하고 있는 건가요?

IS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칼리프 국가를 건설해 샤리아(이슬람교의 율법이며 규범 체계)로 통치되는 국가를 만드는 것이다. IS가 매우 영리하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이슬람의 초기 역사를 잘 이용했다는 것이다. IS는 시리아 라까 지역을 이슬람 제국의 수도로 삼았다. 라까는 이슬람 초기 역사에 시핀 전투가 일어난 곳이다. 시핀 전투는 이슬람의 첫 번째 내전이 일어났던 곳으로 무함마드 후계자 문제로 알리와 무아위야 왕조가 싸운 곳이다. 무아위야 왕조는 이슬람의 첫 번째 제국으로, 이슬람이 부족 종교에서 제국의 종교로 발전해나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공동체의 합의로 지도자가 선출되는 부족에서 부자간의 세습으로 유지되는 제국으로 커간 것이다. 이것을 통해서 IS가 궁극적인 목적을 명확히 했고 역사적인 뒷받침을 가지고 있다고 명분을 세운 것이다.

Q4. IS를 ‘순니파 급진세력 이슬람 국가’라고 합니다. 여기서 순니파는 무엇이며, 대립하고 있는 시아파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또한, 둘의 대립은 중동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순니파와 시아파는 무함마드의 후계자 문제로 갈라졌다. 순니파는 무함마드의 후계자를 공동체의 합의에 따라 나이가 많은 아부바크르로 정했다. 하지만 시아파는 무함마드가 원정에서 돌아오는 길에 가디르 쿰에서 알리를 후계자로 정했다는 기록을 가지고 알리를 후계자로 주장했다.
이 두 종파 간의 갈등은 엄청나다. 시아파 이맘이 이태원 순니파 모스크에 가서 예배를 드리지만, 이것은 지도자들끼리의 정치적, 외교적 행동이다. ‘두 개의 사우디’라고 할 정도로 사우디아라비아는 순니파와 시아파에 다루는 방식이 다르다. 사우디는 순니파 국가로 메카와 메디나에 시아파 무슬림 방문을 금지하는 것 등 사우디에 있는 시아파 유적을 방치하고 방문을 제한한다. 또한 순니파의 이맘들 중 ‘우리의 주적은 시아파다’라고 가르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순니 근본주의자들은 시아 무슬림들을 ‘라와피드(거부하는 자들)’이라는 이름으로 지칭한다. 시아파도 순니파를 주적이라고 한다.
심지어 순니파에서 시아파, 시아파에서 순니파로의 이슬람 내의 종파 변경을 개종이라고 생각할 정도이다. 무슬림이 되는 방법인 샤하다(이슬람 신앙 고백)도 다르다. 시아파는 ‘알리는 무함마드의 친구이다’란 말을 추가한다.
지난해 시아파 국가인 이란이 경제 제재에서 풀리면서 순니파 국가인 사우디는 모든 힘을 다해 이란을 견제하고 있다. 물론 종파 간의 갈등 하나만이 이유는 아니지만 큰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Q5. IS를 대응하는 국제 사회의 입장은 어떤가요? 그리고 IS를 타도하기 위해서 국제 사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IS를 저지하려는 세력 중 선두에 서있는 미국을 주목해야한다. 트럼프 정부는 들어서자마자 ‘반이민 행정 명령’을 발표했다. 이번해 1월 27일 발표된 이 명령은 이라크, 이란, 시리아, 리비아, 예멘, 소말리아, 수단 등 테러 위협 이슬람권 7개 나라 국민의 입국을 90일간 불허하는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 터키의 입장이 다르다는 것이 문제이다. 미국은 민주주의를 내세우며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며 시리아의 대통령인 아사드와 IS를 두들기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IS 처리가 우선이라면서 아사드 정부를 지지한다. 터키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에 동조하면서 IS와 뒷거래를 하고 있다. 미국이 아사드 정부를 공격하면 러시아는 아사드 정부를 두둔하면서 IS는 물론 반군까지 공격한다. 터키는 영토 침범을 이유로 러시아 전투를 격추했다.
중동 국가들의 자체 해결을 힘들다. 지도자들과 국민들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IS는 논리로 설득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IS가 이념적으로 종교적으로 어긋나는 것을 주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략적, 실용적으로 테러를 통한 잔학성으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낸다는 것이 문제이다.
따라서 역사적으로 보면 중동이 움직일 때는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가 나타날 때이다. 서양은 문제를 민주적인 시스템이나 응집된 시민의 힘으로 해결해왔지만 중동은 문화적 특성상 훌륭한 지도자를 따른다. IS를 저지할 만한 중심축이 필요하다. 근본적으로 IS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리아와 이라크 사태를 해야 한다. 시리아와 이라크 사태로 인해 IS가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박지민 기자 94pjimin0303@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