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기숙사? 아... 유흥업소방향? 학교 앞 불법유흥업소로 인해 피해 보는 학생들 2017-05-11
이재권 기자 | 94dlwo@hufs.ac.kr 조회수 2762  댓글 0
 
◆외부기숙사로 가는 길
우리학교 학생 이 씨는 이문로 한가운데 위치한 자취방에서 거주 중이다. 이번 해 3학년이 된 이 씨는 최근 공부할 것이 많아져 도서관에서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일이 다반사다. 새벽 즈음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이문로를 따라 외부기숙사에 갈 때마다 이 씨는 수년째 드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치안센터에서 불과 10m 떨어진 곳에 붉은빛을 내는 불법유흥업소들이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씨의 자취방은 학교 정문에서 큰 길을 이용하면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지만, 이 씨는 항상 큰 길이 아닌 골목길로 자취방을 간다. 시간은 더 걸리지만, 불법유흥업소 종업원들의 호객행위를 피하기 위해 골목길을 택하는 것이다.
우리학교 베트남어과에 재학 중인 조 씨는 여자 외부학생기숙사에 거주 중이다. 조 씨가 외부기숙사를 가려면 이문로를 따라 ‘방석집’을 지나야 한다. 조 씨는 방석집의 여종업원과 주변의 취객들을 지나칠 때마다 두렵지만, 이 방석집 거리를 반드시 지나야 자취방이 나오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다. 때문에 조 씨는 버스를 이용하거나 버스 운행이 종료되면 택시를 탄다. 조 씨는 5만 원 정도의 교통비를 항상 낭비하는 느낌이 든다. 조 씨는 “요즘은 그나마 상황이 나아진 거다”라며 “불법유흥업소에서 나온 술 취한 아저씨가 기숙사까지 따라온 적도 있다”고 했다. 또한 “옛날에는 이 길을 지날 때마다 긴장돼 숨 막힐 정도였다”라고 했다.

◆불법유흥업소유흥업소들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13년 전, 개복동 성매매 업소 화재사건을 계기로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됐다. 모든 종류의 성매매는 법으로 금지됐다. 그 후, 청량리나 용산 부근에서 성행하던 집창촌, 사창가는 대부분 자취를 감췄지만, 바이러스처럼 변종이 돼 사회 곳곳에 퍼졌다. 집창촌에서 일하던 여성들은 흩어져 키스방, 인형방과 같이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 유사 성매매를 하거나, 방석집과 같이 일반 유흥주점으로 위장한 곳에서 성매매를 한다. 이 같은 위장 성매매는 전체 성매매 산업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학교 주변 홍등가도 일반 유흥주점으로 위장해 성매매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로변, 심지어 치안센터 바로 옆에서 영업하고 있지만, 단속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이 때문이다. 또한, 업주들은 4~5곳을 동시에 운영하기 때문에 한 곳이 단속에 걸려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도 다른 곳에서 영업을 계속해 이른바 ‘좀비’처럼 되살아난다.
동대문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청량리 588과 같이 관례로 있던 사창가가 헐리는 추세이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전국적으로 넓게 퍼진 불법 유흥업소들이 성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단속으로 영업정지 조치를 해도, 포주들은 보통 영업점을 4~5군데 운영하고 있어 큰 타격을 입지 않는다”라며 “삼진아웃제를 시행해도 상호만 바꿔 다시 영업한다”고 말해 단속의 어려움을 밝혔다.

◆직접 찾아 가본 이문로 불법유흥업소
기자는 지난 2일 새벽 즈음, 외부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으로 가정해 기숙사를 찾아갔다. 정문을 나와 좌회전을 하니 이문 1 치안센터가 보였다. 치안센터를 지나쳐 400m 정도 걷다 보니 고성방가를 하는 취객들과 구토하는 취객들이 뒤섞여 위화감을 조성한다. 그 너머로 붉은빛을 내는 ‘방석집’이 대로변에 줄줄이 있었다. 창문과 문은 벽돌이 쌓여 내부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붉은색이 새어 나오는 문틈 사이로 방석에 앉아 있는 여종업원들과 눈이 마주친다. 기자가 정문에서 외부기숙사 건물까지 가는 이문로의 양 측면으로 약 50개의 방석집이 있었다. 수많은 방석집을 지나면서 총 3번의 호객행위가 있었으며 불법유흥업소들이 밀집된 지역에서 특히 심하게 호객행위가 이뤄졌다. 이러한 호객행위에 대해 동대문 경찰서의 관계자는 “유흥업소에서 하는 모든 호객행위는 불법이다”라면서 “호객행위가 이뤄지면 경찰서에 즉시 신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러한 불법유흥업소를 지나고 있지 않고 외부기숙사로 가는 길은 없는 것일까?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또 다른 길은 후문을 통해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을 가로질러 외부기숙사 뒤쪽으로 나오는 경로이다. 이 길은 홍등가를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예술종합학교의 미술원과 공원을 지나는 등 큰 길보다 후미져있어 이문로를 대신할 경로가 될 수는 없다. 결국, 안전하게 외부기숙사로 가는 길은 택시를 타거나 버스를 타는 등 학생들이 추가비용을 쓰는 수밖에 없다.
4년 전, 기숙사를 선정한 기준에 대해 당시 계약을 체결한 예산조정팀의 한 관계자는 “외부기숙사를 선정할 당시 대규모로 학생들을 수용할 건물이 없었다”라며 “기숙사비는 결국 학생들이 부담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격 측면을 많이 고려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가격과 수용인원을 고려했지만, 그 당시 주변 환경에 대해서 고려했는가는 알 수 없다”라고 밝혔다.

◆학교와 지자체는 어떻게 대처를 하고 있나
학생들이 받는 피해에 대해 학교와 지자체들은 어떻게 대처를 하고 있을까? 이러한 민원에 대해 양승희 동대문구 보건소 보건위생과 담당자는 “이문동과 제기동 지역에 밀집된 찻집 형태 일반음식점이 학생들의 교육에 해로운 환경이 되는 것에 대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서 “이문동 지역의 구청과 경찰서, 교육지원청, 소비자 감시원 등이 합동으로 단속을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위생단속의 한계점으로 인해 지역주민과 관계기관 모두가 합심해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동대문구 구청은 2015년부터 이문동 찻집에 대해 월마다 정기적으로 날짜를 정해 단속을 해왔다. 지난 달엔 경찰과 학교, 명예 감시원과 공무원 등이 합동으로 매일 단속을 실시하고, 현수막도 이문동 전역에 3개 정도 걸었다. 또한 이번 달부터는 단속하는 시간을 수시로 변동하면서 단속해 20년 정도 유지된 이문동의 불법유흥업소를 서서히 줄여나갈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우리학교 김현숙 학생지원팀 팀장은 “그러한 영업에 종사하는 분들을 학교 차원에서 제재를 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라면서 “학교에서 운영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