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결정, 우리나라 경제의 미래는?

2017-05-10

박주원 기자 | 94swj04142@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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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 인상했다. 지난 16일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미국의 고용시장이 활성화 됐다’며 ‘물가 상승률 또한 목표치에 근접해 인상 결정을 내렸다’고 미국 경제에 강한 자신감을 표했다. 현재 미국 중앙은행은 기존의 연 0.50~0.75%였던 기준금리를 0.75~1.00%로 인상했으며 앞으로 금리가 3% 수준에 이를 때 까지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수많은 나라들이 이번 해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확정에 세계 금융 시장의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의 금리인상 결정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며, 앞으로의 경제 상황은 어떻게 변할지, 변화에 따른 대비책으로 어떤 경제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지를 손종칠 경제학과 교수에게 물었다.

Q1. 미국이 금리 인상을 결정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가?

미국의 금리인상 결정 배경은 크게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첫 번째는 ‘실업률 감소’ 및 ‘완전고용 달성’이다. 미국은 오랫동안 취업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2015년 중앙은행이 명시한 완전 고용을 달성했다. 완전 고용은 실업률이 5%이하인 상태로 미국은 실업률을 4.8%까지 떨어뜨리는데 성공했다. 실제로 지난 해 10월 미국 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신규고용 증가량이 대략 16만 건에 달했다.
두 번째는 목표 물가 상승률 달성이다. 곳곳에서 미국의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기에 물가 상승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많은 노력 끝에 마침내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지난 해 중앙은행의 물가 목표치 2%에 가까운 1.9%를 기록했다. 소비자가 구입하는 상품 및 서비스 가격의 변동을 보여주는 소비자 물가 지수도 2.8로 2015년과 비교해 2%이상 상승했다.
미국은 이런 긍정적인 상황을 토대로 금리가 정상화 됐다는 판단 아래 금리 인상 결정을 내렸다. 더 나아가 점진적으로 금리를 0.25%씩 올리면서 향후 2~3년 안에 3%대로 만들겠다고 했다.

Q2. 미국의 금리인상 결정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이는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으로 나눠 볼 수 있다. 긍정적 영향은 우리나라 수출품의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금리의 정상화는 미국 경제의 호조를 의미한다. 또한 지속적인 금리 인상 결정은 미국의 경제가 더욱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을 뜻한다. 부진한 경제 상황으로 초저금리 상태를 유지하는 일본과 유럽 대다수 나라들의 모습과 확연히 다른 부분이다. 우리나라는 수출주도형 국가로 다른 나라들의 경제 상황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미국은 세계 금융 시장을 주도하는 국가로 우리나라 수출 상대국 중 크고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미국 경기가 살아나면 우리나라 수출품의 수요가 좋아질 수 있다.
부정적 영향으로는 미국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우리나라에 투자자금으로 있던 외국자본, 특히 국제통화로 쓰이는 달러화가 급속도로 유출되면서 경제가 급격한 변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또한 투자자금 유출을 우려해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게 되면 가계 부채가 악화 되면서 한계가구(처분 가능 소득에 대한 원리금 상환액 비중이 40% 이상이고, 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많은 가구)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올라간다. 국민들의 금융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Q3.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은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큰 타격이 있을까?

세계는 미국이 3월 금리 인상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이에 즉각적인 국내 금리인상으로 대응할 필요는 없다. 우선 외환보유액이 충분하기 때문에 투자자본의 유출 위험성이 있더라도 외환보유액으로 금융 및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소규모 개방경제(한 나라의 경제규모가 작음에도 금융시장·자본시장에 있어 개방도가 높은 경제)로 언제까지 외환보유액으로 대응할 수는 없다.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 정도의 유예기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미국이 금융시장을 주름 잡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어느 순간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 온다. 하지만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가능한 덕에 가계부채·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 이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금융 불안으로 은행의 위기가 오고 이는 곧 실물 위기가 된다. 예를 들어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도 결국 가계부채·부동산 시장 문제를 초기에 잡지 못해 일어난 세계 금융 위기다. 이런 사태를 막으려면 남은 시간동안 금융문제들을 해결 및 완화해야한다. .
Q4. 신흥국은 우리나라의 주요 무역국이기 때문에 신흥국들이 받을 영향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금리인상이 신흥국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2009년부터 0%대의 초저금리 상태를 유지해온 미국은 신흥국의 금융시장에 많은 투자를 했다. 신흥국은 고금리와 가파른 경제 성장률을 기반으로 높은 수익을 냈다. 하지만 미국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신흥국으로의 선진국 자본 투입이 약화됐고 오히려 선진국 내 예금·금융 상품 이용이 더 큰 이익을 낼 수 있게 됐다. 신흥국 중 외환보유액이 충분치 않은, 취약한 금융시장 여건을 가진 일부 국가의 경우 선진국의 자본이 급속도로 유출되면 금융 위기를 직격으로 맞게 된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신흥국의 금융 위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
반면 아시아 국가들은 과거 외환 위기의 경험을 통해 외환 보유액을 쌓아왔다. 산유국들도 막대한 양의 지하자원을 기반으로 외환을 축적해왔다. 탄탄한 외환보유액 때문에 세계 경제 변화에 대해 일정 부분 완충제가 있는 셈이다.

Q5. 많은 수출업자들이 환율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미국의 금리 인상이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칠까?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외환 유출의 가능성이 커졌지만 주목할 점은 이번 해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의 상승세이다. 실제로 이번 해 1월 수출 증가율은 11.2%로 4년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외국 자본이 국내 시장으로 많이 들어온다는 증거이다. 즉, 외국 자본이 빠져나가더라도 이를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외환 유출 속도와 수출 증가로 인한 외환 공급 속도가 비슷하다면 환율은 크게 변동되지 않을 것이다.

Q6. 미국이 앞으로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우리나라의 신정부는 어떤 방향으로 경제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한·미 FTA 재협상,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과의 관계 악화 등의 문제로 수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수출주도형 성장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무역국과의 원활한 교류가 불투명해진 시점에서 수출 주도형 성장전략만으로 경제를 회복하긴 무리다. 따라서 내수시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서비스업·기술 혁신 등 다양한 분야의 생산성을 높여서 내수시장을 튼튼히 해야 한다. 수출주도형 성장을 추구하면서도 내수 시장을 견고히 하는 균형성장 전략을 펼친다면, 이번 금리 인상과 같은 대외적 위험에도 이를 견딜 수 있다.
지금까지 부동산이 짧은 기간 안에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다면, 이제는 조금 더 넓은 안목을 가질 필요가 있다. 2014년부터 우리나라 주택 시장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주택가격이 오르고 그에 따라 가계부채도 늘어났다. 이를 정상화하려면 부동산을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해서 자신의 상환능력을 넘어서는 가계 차입 수요를 억제해야 한다. 특히 문제가 되는 영세 자영업자를 비롯한 한계가구에 대한 정책적 대응도 필요해 보인다.
정부가 바뀐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이 급격히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수시장을 활성화하고 국가적 문제들을 개선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금융 위기를 막을 수 있다.

박주원 기자 94swj04142@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