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심상정에게 묻다 2017-05-10
글 이재권 기자 | 94dlwo@hufs.ac.kr 조회수 1835  댓글 0
 
서울권 26개 대학 학보사 연합인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에서 주최한 2017 대선을 앞두고 ‘대학생, 대선 후보에게 묻다’ 릴레이 간담회가 시작됐다. 지난 20일 숭실대학교에서 세 번째 주자인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서울권 대학 학보사들과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Q.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이유가 무엇인가? 또한 타 후보와의 차별점은?

이번 대통령 선거는 촛불로 일구어낸 촛불대선이다. 촛불 광장에서 시작된 새로운 당국을 열어가는 선거다. 그러므로 차기 정부가 이끌 사회는 ‘열심히 일하면 내 인생은 내가 개척할 수 있는 믿음이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 민주화 이후 6명의 대통령이 뽑히고, 2번의 정권교체가 있었다. 그럼에도 서민의 삶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민주 정권과 보수 정권이 정치 개혁에 있어 노선 차이를 보였지만, 경제 민생 정책에 있어선 큰 차이가 없었다. 즉,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에 모든 정부는 한마디로 ‘친 재벌정부’였다. 그 기득권 정치가 결국은 OECD국가 중 최고의 불평등국가를 낳았다. 아이를 낳기 힘든 나라, 청년들이 탈출하고 싶은 사회로 만들었다. 이번 대선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최초의 ‘친 노동개혁정부’를 만들 것이다. 그래서 돈이 실력이 아니라 땀과 노력이 실력이 되는 사회를 이룰 것이다.

Q.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다. 청년층을 위해 어떤 정책을 펼칠 것인가?

지난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년 실업률이 11.8%정도 된다. 청년 고용대책과 관련해 가장 유념해야 될 것은 양적인 문제보다 고용의 질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육수준을 자랑하는 나라이다. 대학 진학률이 약 80%정도인 고학력 사회지만 이들을 받아드릴 일자리는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므로 이번 19대 대선 때는 당장의 청년 실업을 구제하는 긴급조치가 필요하다. 첫 번째로, ‘청년고용특별법’을 고안했다. 청년들의 선호도가 높은 300인 이상 대기업과 공기업들이 5%의 청년고용을 의무화한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감당할 능력이 되는 대기업과 국가가 청년들에 대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 두 번째로, ‘청년실업부조’를 도입한다. 미취업 청년에게 최대 1년간 최저임금의 50%정도 범위를 지원한다. 이는 정의당 대표발의로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이미 법안으로 제출한 상태이다. 세 번째로, ‘청년기본소득’을 도입할 생각이다. 청년사회상속의 방식으로 청년사회배당을 해, 5조 정도 되는 우리나라의 상속세를 20세 청년들에게 일괄 배당 한다. 20세가 되는 청년 60만에게 5조 6000억을 일인당 1000만원씩 배당해 일정액 이상 상속받으면 환급하는 제도이다. 즉, 국가가 받은 상속세를 사회에게 다시 상속을 한다.

Q. 박근혜 정부는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 대학 사업(프라임 사업)’, ‘인문역량강화 사업(코어 사업)’과 같은 각종 재정지원 사업으로 대학가에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현상황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 정책은?

박근혜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은 ‘묻지 마 구조조정’이다. 주체들 간 소통이 없었으며 대학 운영이 민주화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학운영의 ‘거버넌스’가 학교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민주적인 구조가 돼야 한다. 이는 주체적 참여와 소통을 통해 국가적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대학 서열화’이다. 이를 줄이기 위해 대학연계협력 촉진법을 만들어 대학 간 교육과정 클러스터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다. 즉, 학점교류와 전과와 같은 공동 교육과정을 첫 단계로 공동 학위제, 나아가 통합 전형까지 모색한다. 또한 국가권력이나 재계의 개입으로 얼룩진 교육의 공공성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들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돈에 의해 훼손되고 질식되는 대학교육을 구원할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Q. 대부분의 대학들에서는 등록금이 동결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대학생들은 여전히 등록금 인하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등록금 인하와 관련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반값등록금이 완성됐다고 하지만 고지서에는 변함이 없음을 느낄 것이다. 이는 정부가 등록금을 낮추는 방식이 아니라 장학금을 주는 방식으로 등록금을 인하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등록금 자체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고등교육에 투자하는 비용은 GDP의 0.93%로 OECD 국가의 평균인 1.3%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국가장학금 지원 금액 4조원에 국고에 있는 3조 4000억을 추가로 투자하면 국공립대 등록금 0원, 사립대 등록금 반값의 계획이 현실화 된다. 또한 학교 자체 장학금인 2조 5000억을 여전히 유지할 수 있다. 결국에는 장학금 제도가 아니라 등록금 자체를 대폭 낮춰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Q. 지난 8일 데이트폭력을 방지하기 위해 ‘가정폭력전과공개제도(영국의 클레어법)’을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그러나 잠재적 피해자에 대한 판단, 개인정보 보호 등과 관련해 인권 문제가 발생에 대한 가능성,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근 우리 사회는 데이트폭력, 스토킹 폭력, 디지털 성폭력과 같은 3대 신종폭력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폭력들을 고발해도 대부분 불구속 입건되는 등 치정 문제로 다뤄져 소극적으로 처리된다. 클레어법을 발의할 당시 당내에서도 토론회를 거치는 등 논란이 컸지만 강력하게 이 공약을 발표한 이유는 사회 환기를 위해서다. 취약한 처벌은 더 큰 범죄 확산을 일으킨다. 3대 신종폭력도 무거운 범죄로 인식하며 교육도 수반돼야 한다. 실효성 문제에 대해서도 인지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당내 논의를 진행 중에 있다. 몇 가지 말씀드리면 클레어법은 아주 제한된 관계자에게 3단계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당사자에게만 제공 된다. 이미 시행중인 아동 성범죄 신상공개의 범위를 조금 더 확대하는 것이다.

Q.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하는 등 성소수자 인권 보장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현재 한국 사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은 시기상조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현 상황에서 성소수자 이슈에 대해 다수의 국민의 지지를 끌어낼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가?

우선 차별금지법은 성소수자들에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학력이든 종교든 성별이든 어떤 것에 의해서도 차별받아서 안 된다. 대한민국이 인권과 민주주의를 내세운다면 차별금지법은 가장 기본법이 돼야 한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돼야 한다는 것이 국회에서 사실상 공론화 됐지만, 일부 개신교 교단의 반대에 굴복해 대표 발의자들이 철회한 것은 정치인의 도리를 저버린 대표적 사례이다. 성소수자들의 차별 문제 해결에 대해 별도의 해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차별과 불평등을 일관되게 해결하는 세력이 집권세력이 되고 주류정치가 돼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나아가 모든 차별 문제는 연관돼 있다. 모든 차별과 불평등을 없애는 연대를 통해 전체를 바꿔나가 점진적으로 성소수자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리겠다고 했다. 3년 만에 최저임금을 큰 폭으로 인상하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와 과도한 물가상승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저임금 인상은 최저임금을 받는 아르바이트생을 위한 제도가 아닌 중요한 경제성장 전략 중 하나이다. 내수를 진작하기 때문인데, 실제로 봉급생활자 2천만 명중 1천만 명 가까이 평균 200만원을 받지 못한다.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400만 명 정도가 혜택을 받아 골목시장의 소비가 늘어나 내수가 활성화 된다.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은 다음 대통령이 정책적 의지만 가지면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불능력이 부족한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는 크게 두 가지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살찐 고양이법’이다. 최고임금과 최저임금을 연동해 천정부지로 탐욕스럽게 부를 챙기는 사람에 대한 제한을 한다. 두 번째로, 초과이익공유제이다. 하청기업이 하도급 계약을 할 때 하도급 계약서에 최저임금 인상분에 대한 것을 원청이 부담하도록 제도화하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대기업, 원청, 본점에서 부담하도록 정책적으로 제시한다.

Q. 소수당의 대표로 국정운영을 해나가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방식으로 국정 운영을 해 나갈 것인가?

연립정부 구성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이번 선거 지지율은 다음 정부에서 어느 정도의 주도권을 가지고 개혁에 동참할 수 있는가에 대한 퍼센티지다. 연립정부 구성은 지지율에 따라 최종판단을 한다. 연립정부를 구성할 때, 지지받는 세력의 이해를 대변하는 만큼 당 대 당 협상으로 구체적 요구를 한다. 그 과정에서 책임 있는 합의를 주도해 노동 민주주의 실현을 할 것이다.

Q. 현 시국에서 국민들, 특히 청년들에게 어떤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그리고 그런 대통령에 부합하다고 생각하는가?

일선에서 불의한 정권에 맞서 박 전 대통령의 파면에 앞장섰다. 이제는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가고 싶다. 청년들이 동참하지 않으면 새로운 대한민국은 불가능하다. 청년들이 동참하는 개혁이야 말로 대한민국 전체에 대한 개혁이다. 청년들은 불평등과 부조리에 대한 개혁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대한민국 시민으로 동일한 출발선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졸업 전 2000만원 빚을 지게 되는 것을 갈아엎을 권리가 있다. 지금까지 야당 속 촛불 역할로, 누구보다 우리 국민 삶을 좋게 만들 정책을 만들고 실천해 왔다. 어떤 정당이 집권하더라도 열린 정당 구성이 불가피하다. 야당들이 폭넓게 연립 정부를 구성하는 방향이 촛불시대에 가장 부합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정치에서 다른 변수를 고려하지 않는다. 이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을 선택하면 그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글 이재권 기자 94dlwo@hufs.ac.kr
사진 박주원 기자 94swj04142@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