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경제 속에서의 한국과 스페인어권 문화 이야기

2017-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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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이야기는 왕과 왕비와 그림과 가톨릭 이야기이다. 스페인 문화는 지중해 바다로부터 나왔다. 그래서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과 카르타고의 한니발 장군이 스페인에서 알프스를 넘어서 이태리로 들어가는 역사가 있다. 한편 유럽 스페인 문화는 아메리카 대륙으로 가면서 세계화 됐다. 우리는 중남미를 통해 스페인을 만난다. 우리는 미국을 거쳐서 중남미로 가지만 사실 유럽을 거쳐서 중남미로 가는 방향이 옳다. 어쩌면 우리는 영국이나 미국을 통한 스페인 문화에 익숙해서 스페인 문화 본질은 못 보는 것 같다.
스페인어권 문화는 다양하다. 스페인 문화권은 스페인을 포함해 스페인 영향 하에 있었던 포루투칼, 네델란드, 이태리의 이야기이다. 유럽연합 본부가 있는 벨기에도 스페인 땅이었다. 황금세기 스페인 황제는 신성로마 제국 황제로서 독일 황제를 겸했다. 스페인 왕실 공주는 영국 헨리 8세와 결혼으로 영국 이야기 속에도 스페인 이야기가 녹아 있다. 우리나라에도 진출해 덕수궁 옆에 자리 잡은 영국 성공회도 스페인 공주와 헨리 8세의 이혼으로부터 시작된다. 스페인과 영국과 경쟁은 세계사의 핵심이다. 스페인은 중남미 경영으로 국제 무역 역사를 최초로 시작했지만 영국은 늦게 참여했지만 스페인을 앞서나갔다. 처음에는 영국은 해적으로 등장하며, 아프리카 노예무역으로 자본을 축적해나갔다. 그 때부터 런던은 중남미 교역으로 부를 쌓았고 세계 금융 중심지로 부상했다. 모두 스페인 덕분이다. 영국은 스페인이 시작한 중남미와의 교역에서 실질적 수혜자가 되면서 영국은 제1차 산업혁명까지 성공했다.
영국 식민지였던 미국은 전기와 포드 자동차의 대량 생산 시스템으로 제2차 산업혁명을 주도했고 디지털 혁명인 제3차 혁명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산업의 제4차 혁명도 주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세계 주도권은 서서히 스페인권에서 영미계로 넘어갔다. 영국은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이기면서 스페인 함대를 스페인 무적함대라고 놀렸다. 무적함대를 격파한 영국함대는 무엇인가? 영국 소설과 드라마는 스페인에 대해서는 교묘하게 비하하는 것이 많다. 스페인의 중남미 경영시절 주민 탄압도 과장된 측면이 있다. 스페인 종교재판도 가혹하게 묘사됐다. 우리에게도 스페인어권이 많이 잘못 알려져있다.
나는 우리학교에서 스페인어를 배울 당시는 스페인어권과의 교류가 부족했다. 우리나라 기업의 중남미시장 진출도 없었다. 이 과정에서 스페인어권 이해도 달라졌다. 스페인어권 문화 속에 깃들어 있는 박애정신, 인간 사랑도 새로이 보았다. 빈곤과 소외로 인한 갈등과 폭력과 무질서도 경험했지만 전반적으로 중남미에서 그리스 로마를 이어받은 인간다운 사회를 봤다. 페루 시골집에서는 집안에 조상의 해골을 간직하며 사는 원주민을 보았다. 조상을 모시고 제사 지내는 우리나라 정서가 그곳에도 있었다. 멕시코에서는 인디언 모습을 한 성모 마리아를 보았다. 로마 가톨릭이 중남미 원주민 사회로 깊숙이 들어 온 것이다. 성당으로 무릎을 꿇고 기어 오면서 미사 참여하는 원주민들도 봤다. 측은함 보다는 종교가 사라져가는 현대사회에서 종교가 강하게 살아 있음을 느꼈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는 기독교 목사님들이 가난 속에서 허덕이는 도시빈민들을 격려하고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 운동도 봤다. 스페인어권 중남미는 이런 다양하게 살아있는 곳이었다.
지금 스페인어권 기회는 내가 70년대 말 우리학교를 다닐 때와는 다르다. 그 때는 투자진출한 우리 기업도 없었고 우리 무역에서 중남미 비중이 미미했다. 이런 중남미 시장은 1990년을 지나면서 우리 기업의 투자진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체 수출에서 중남미 비중도 2000년대 초에는 5%내외에서 2016년을 지나면서 10% 내외로 커지고 있다. 중남미 시장이 우리의 주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중남미로 투자 진출한 삼성전자, LG 전자, 기아 자동차, 포스코 등 우리 투자진출 기업들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앞두고 전체 중남미 시장 확대로 나서고 있다. 2단계 로컬리제이션(Localization)이 시작되고 있다. 애프터 차이나(After China) 시장도 필요하다.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기 때문에 시장다변화로 나가야 한다. 인도시장이나 흔히 강조하는인근 동남아 시장도 중요하다. 그러나 동남아 시장은 평균소득이 5천불 미만이다. 한국산 소비재가 진출 가능한 중남미는 평균소득이 아시아 2배인 1만 달러가 넘는다. 우리나라 경제는 시장다변화를 위해서라도 보다 적극적으로 멀지만 기회시장인 중남미 시장으로 나가야 한다.
최근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선진국 시장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미 연준은 3월말 이번해 금리 인상도 고려중이다. 자원중심 시장인 중남미도 다시 살아 날 것 같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중남미 전문가를 키우고 대기업위주 중남미 시장으로 중견중소기업 진출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 그래서 이제는 스페인어를 이해하고 중남미 시장을 공부한 중남미 전문가들이 필요해졌다.
우리학교 후배들에게 우리나라 경제가 글로벌화되면서 새로운 기회의 시장이 열린다는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다. 특히 최근 20년간 우리나라 전기전자, 자동차, 철강, 전력, 은행 등 주력 산업이 중남미 시장 투자가 현실화 됐다. 중남미와 관계 속에서 보는 스페인과 관계도 매우 중요하다. 스페인은 중남미 모국으로서 미국 다음으로 중남미에 투자진출 했다. 한국대기업이 그렇게 만나고 싶어 하고 관계를 가지고자 하는 OHL, Santander, BBVA, Sacyr 등이 스페인 기업이다. 지난주 대한상의와 ‘한·스페인 경제협력위원회’를 준비하면서도 논의된 핵심이 ‘스페인과 라틴 비즈니스(Latin Business)를 어떻게 연결해 나갈 것인가?’였다.
그래서 ‘스페인어권 문화 이해’도 국제경영측면에서 강의하고 있다. 내가 우리학교 다닐 때에는 상상도 못했던 한국과 중남미와의 국제 생산협력이 이루어 나온 것이다. 우리 기업의 현지 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스페인 Columbus 같은 벤쳐 투자가는 없었지만 한국 대기업과 협력사가 진출 한 것이다. 외대에서 언어를 전공하는 후배들은 이런 기회를 적극 활용하며 중남미 우리기업 해외 주재원으로 미래를 준비해 나가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한편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 발달로 외국어 중요성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중남미 본부장 마치고 귀국해서 친구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도 들었다. 부산지방법원장이 중국 출장 가서 ‘한국어·중국어 통역 앱’으로 중국 법원장과 대화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외국어 공부가 이제는 필요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통상에서 언어는 필수적 경쟁력이다. 우리학교 핵심 가치 중 하나인 ‘창조’가치는 언어적 능력을 바탕으로 현지사회를 이해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나가는 정신으로 이해된다. 글로벌화 돼가는 세계시장은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새로운 가치와 도전 기회를 주고 있다. 스페인어권도 그 중에서 중요한 시장중 하나로 부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