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된 핵심인문기초, 그 속사정은? 2017-05-07
이하정 기자 | 94haj@hufs.ac.kr 조회수 310  댓글 0
최근 우리학교는 대학인문역량강화사업(이하 코어사업)을 시행하면서 기존 5개 교양 영역(△언어와 문학 △역사와 철학 △국가와 사회 △문화와 예술 △과학과 기술)에 ‘핵심인문기초’ 영역을 추가했다. 신입생들은 기존 5개 교양 영역 중 4개 이상의 영역에서 각각 한 개 이상의 강의를 수강해야한다. 하지만 핵심인문기초 영역에서만 두 개 이상의 강의를 수강해야하는 만큼 우리학교에서는 핵심인문기초 영역을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학교를 ‘새롭게’ 이끌 코어사업, 그 일환인 핵심인문기초 영역은 과연 ‘새로운’ 강의들로 이뤄져 있을까?


◆코어사업으로 인한 교양 강의 변화
서울캠퍼스를 기준으로 지난해 1학기의 각 교양 영역별 강의 개수는 △언어와 문학 35개 △역사와 철학 24개 △문화와 예술 36개 △국가와 사회 41개 △과학과 기술 23개이다. 반면 이번해 1학기는 △언어와 문학 28개 △역사와 철학 18개 △문화와 예술 36개 △국가와 사회 41개 △과학과 기술 24개 그리고 신설된 △핵심인문기초 17개이다.
이번해는 지난해와 비교해 언어와 문학, 역사와 철학 영역에서 각각 7개, 6개의 강의가 줄어들었고, 이 중 12개의 강의가 핵심인문기초 영역으로 변경됐다. 즉, 핵심인문기초 교양의 17개 강의 중 12개 강의가 지난해 언어와 문학, 역사와 철학 교양에 속해있던 강의인 것이다. 신설된 교양 영역임에도 대부분이 기존의 교양 강의로 구성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의 교양 영역에서 수강하고 싶던 강의가 ‘핵심인문기초’로 옮겨져
이번 교양 영역의 변화로 인해 일부 고학년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언어와 문학’과 ‘역사와 철학’ 영역 내 강의 수가 줄어들어 선택의 폭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새로운 교양 영역이 개설됐다 해도 기존 영역의 강의 개수는 유지돼야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선택해서 수강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영역에 있던 교양 강의들이 핵심인문기초 영역으로 옮겨지면서, 기존의 영역에서의 강의 선택 폭은 좁아졌다. 특히 이번해 1학기 개설된 역사와 철학 영역 내 강의 개수는 18개로, 핵심인문기초를 제외한 다른 교양 영역 중 강의 개수가 가장 적다. 이번 학기 변화로 역사와 철학 영역에서 강의의 다양성이 줄어들었다.
16학번인 박 씨는 “이번 수강신청 정정기간에 역사와 철학 내 강의를 신청하려했는데 선택할 수 있는 강의 개수가 적어 시간표 조정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재수강 관련해서도 문제가 생긴다. 15학번 이 씨는 이번 해 언어와 문학 내 두 과목을 재수강 하려했지만 해당 강의들이 핵심인문기초로 변경되면서 언어와 문학 내 다른 강의들을 수강해야 했다. 이 씨는 “매 학기 언어와 문학 영역에 개설되던 강의들이었는데 이번 학기에 핵심인문기초로 변경됐다”며 “해당 강의들을 꼭 수강하고 싶었지만 핵심인문기초 강의 학점을 이수할 필요가 없어 수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학교의 입장은?
코어사업단은 미네르바교양대학(이하 교양대학)에 ‘역사와 철학’, ‘언어와 문학’의 과목 중 일부를 선정해 문학·역사·철학(이하 문·사·철) 영역의 교양과목을 편성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그 이후 교양대학에서 새로운 범주(핵심인문기초 영역)를 만들어 강의들을 편성했다. 홍성훈 교양대학 학장은 “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문·사·철 인문학 교과목을 8학점 이상 의무적으로 수강하여야 한다”며 “코어사업을 시행하면서 기존 미네르바인문강좌1·2 외에 인문학 관련성이 높은 교과목을 지정하여 핵심인문기초 영역을 구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홍성훈 학장은 강의 개수 축소에 대해 “교양대학은 논란 사항을 고려하여 커리큘럼 신설 및 개설 문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며 “그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해 12월 참가한 ‘한국교양기초교육원 컨설팅’과 관련 설명회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교양대학은 지속적으로 커리큘럼을 개선하기 위해 커리큘럼 운영의 안정성, 교양교육의 바람직한 방향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정 기자 94haj@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