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경영대의 수강신청 전쟁 2017-05-07
박주원 기자 | 94swj04142@hufs.ac.kr 조회수 351  댓글 0
김미영(경영·경영 16) 씨는 이번 학기도 시간표를 보며 한숨을 지었다. 전공 필수 과목을 놓쳤기 때문이다. 그녀는 “전공 필수 수업을 듣지 못하는 게 억울하다”며 “증원 신청도 불가능해 방법이 없다”고 속상함을 내비쳤다. 현재 경영대학은 우리학교 내 가장 많은 학생 수를 가지고 있으며 이중전공·부전공생들까지 합하면 더 많은 학생들이 경영학과의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을 다 수용할 수 없는 강의의 개수와 제한 인원에 불만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중전공이 필수인 우리학교에서 2전공자 전용 수강 강의가 전공 필수 강의 수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게 열리고, 이중전공생은 경영 1전공 전용·우선 수강에 밀리면서 원하는 강의를 수강하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된다. 현재 경영대학 수업의 증원신청은 단과대학 차원에서 불허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전공 필수 과목을 듣기 위해선 계절 학기나 다음 학기를 기약하는 수밖에 없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까?


◆학교 내 규정
이번해 1학기에 개설된 경영학 전공 필수 강의(2학년 이상)는 46개고 그 중 원어강의가 20개로 원어강의의 비율이 약 40% 정도를 차지한다. 원어강의의 경우 정원을 50명으로 제한하고 있어 다른 강의에 비해 수강인원이 적다.
증원신청을 받지 않는 것도 수강신청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이다. 경영학부는 지난 달 23일 홈페이지에 경영학부·경영학전공에 개설된 모든 과목들은 추가수강(증원)을 받지 않는다며 어떤 경우에도 예외를 두고 있지 않으므로 수강정정기간에 신청하기 바란다고 공지했다. 예외적으로 교수의 요청에 의해 정원이 증가한 강의가 있고 1전공자 전용 수강에서 우선 수강으로 변경된 강의도 있지만 극히 일부일 뿐 수업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는 역부족이었다.

◆강의 공간 부족과 한정돼있는 예산 배정
부족한 강의 공간도 문제이다. 사이버관의 경우 △경영대학 △경영대학원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TESOL대학원 총 4개의 본부가 있다. 우리학교 경영학 수업은 사이버관 3·4·5층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현재 100명 이상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강의실은 2개의 소강당이다. 5층은 교수 연구실과 학부실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사용 가능한 강의실은 3·4층 뿐 이다. 이렇듯 경영대의 수업이 70명 이하로 제한돼 있는 이유는 공간 부족 문제가 크다.
경영대 교수진들의 경우 평균적으로 2개의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많게는 5개의 강의를 진행한다. 교수진을 늘리고 강의 공간을 마련한다면 문제를 해소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정된 예산을 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업의 질 저하와 평가 지표
대형 강의는 소형 강의에 비해 수업의 질이 떨어진다. 좁은 강의실에 많은 학생을 넣는 것은 수업 진행에도 방해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 및 효율성을 해친다. 또한 많은 대형 강의를 개설할 경우 수업 평가지표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현재 우리학교 경영대학은 AACSB(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 국제적인 경영 및 회계학 교육기관의 모임)의 경영인증 심사를 받고 있다. 경영대학의 사명, 학교 운영 체계, 교수 자격과 공헌, 학과 프로그램 등 다양한 기준을 두고 진행되는 이 인증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100명이 넘는 대형 강의가 모두 사라졌다. 이(경영·경영 16) 씨는 “지난해까지는 전공 필수 과목을 100명, 많게는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수업이 있었다”며 “대형 강의가 수업의 질을 저하시키는 것은 맞지만 강의 공간이 부족한 우리학교에서 대강당을 이용하는 수업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매해 경영대 학생들에게 수강신청은 전쟁과도 같았다. 해가 갈수록 더욱 심해지는 수강신청 전쟁은 이번 학기에 들어 최고조에 달했다. 계속되는 자리싸움에 지쳐 버린 학생들을 위해서 수업 부족 문제에 대한 학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박주원 기자 94swj04142@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