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insight, 통찰력), 넓은 길로 가라 2017-03-08
조규린 기자 | 93klcho704@hufs.ac.kr 조회수 3840  댓글 0
 
스타트업(startup)은 벤처기업(venture business)과 다르게 주저하지 말고 일단 시작하라(start)에 방점이 찍혀 있어 세상을 한 번 바꿔보겠다는 열정과 도전 정신으로 실패와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초기 신생기업을 뜻한다. 최근 몇 년 간 우리나라에도 스타트업 열풍이 불고 있다. 그러나 막상 스타트업에 도전하려고 해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하다. 스타트업을 생각하는 학생들을 위해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 멘토(mentor) 주종익 교수에게 스타트업의 ‘기본’을 물었다.

◆왜 스타트업인가?

우리나라에서 청년 실업 문제는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다. 대기업의 시대는 끝났다. 현재 대기업의 성장률은 1%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4차 산업 혁명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일자리는 점점 더 줄어들게 된다. 청년들의 취업은 점점 힘들어질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와 같은 국가와 비교했을 때 산업 국가로서의 경쟁력이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창업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스타트업’을 해야 한다. 미국, 이스라엘, 중국 등의 국가는 창업 국가로서의 성장이 이미 빠르다. 우리나라는 산업화와 스타트업, 두 가지의 경쟁력을 뺏길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취업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취업의 문은 좁아졌지만 스타트업의 문은 넓어지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에는 3만 3천 개의 벤처기업이 생겨났고 엄청난 매출을 올렸다. 그에 비해 지금부터 생겨날 스타트업 기업은 30년보다 짧은 시기에 생겨나며 이전보다 더 많은 500조 정도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스타트업 교육은 무엇인가?

스타트업 교육은 인생의 ‘계획’을 짜는 것이다. 이는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의 근본에서, 본인이 취직을 해야 하는지, 스타트업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결정을 돕는 기초 훈련이다. 스타트업 교육은 모든 학생에게 스타트업을 하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스타트업 교육은 학생들이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다.
일을 할 때는 많은 위기가 존재하는데 이 때 위기를 피해가는 게 아닌, 위기를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스타트업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기업가 정신과 위기 돌파 능력을 배우게 된다. 기업가 정신과 위기 돌파 능력은 취직과 스타트업 모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기업가 정신이 투철하고 위기 극복 능력이 있는 사람은 실무에서 위기가 닥쳐도 맞서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을 하기 위한 방법

스타트업을 하기 위해서는 △팀원 △아이템 △돈 △로드맵 △실행 이 5가지가 필요하다. 먼저 팀원을 찾아야 한다. 팀원이 생겼다면 아이템을 논의해야 한다. 그러나 스타트업 시작 단계에서 아이템이 꼭 있어야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학생들이 아이템, 즉 아이디어가 스타트업 시작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지만 팀원과 모여서 논의하다보면 아이템이 바뀌는 일은 다반사다. 때문에 팀원과 함께 충분한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을 한 후 아이템을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
많은 학생들은 스타트업을 하면 자금을 많이 써야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자금은 가장 큰 문제다. 그러나 학생 때 스타트업을 시작해 인정을 받게 되면 자금을 쓸 일이 별로 없다. 학생 때 경진대회에 출전하고 상금을 받게 되면 R&D(Research and Development, 연구 개발) 지원, 해외 진출 지원과 같은 투자를 받을 수 있다. 로드맵과 실행은 스타트업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 수립과 실천, 실행에 해당한다.

Q. 취직 후 퇴직을 한 그 때에 스타트업을 목표로 하는 사람도 있다. 취직 후 스타트업이 가능한가?

가능하다. 그러나 뒤늦게 하는 스타트업은 성공하기 어렵다. 스타트업에서의 실패라기보다 우선 스타트업 교육에서 본인이 취직을 할 것인지 스타트업을 할 것인지 결정을 내리는 과정부터 잘못된 것이기 때문이다.

Q. 스타트업을 하게 된다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들이 궁금하다. 예를 들어 어느 곳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해야 효과적인지, 어느 시기에 시작해야 매출을 올릴 수 있는지에 관한 것들이다.

그런 구체적인 방법보다 업종에 대한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업종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지에 대한 이해가 먼저다. 자신이 생각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먼저 멘토에게 물어보고 멘토링(mentoring)을 통해 조직적이고 논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 이후에 생각할 것이 스타트업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다.

Q. 스타트업에 실패했을 때의 지원제도는?

스타트업에서 ‘재도전’은 당연하다. 성공했을 시 보상이 큰, 스타트업은 열 번하면 한 번 또는 두 번 성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재도전을 위한 ‘지원’이란 10개 중에 8개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2라는 지원을 줌으로써 스타트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스타트업 재도전 프로그램은 열정과 능력이 있지만 ‘2’가 부족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도전 분야마다 다르지만 정부의 지원으로 받을 수 있는 스타트업 재도전 프로그램은 많다. 그리고 학생, 일반인 모두 동일하게 재도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구체적인 지원제도는 책자로 두 권이나 될 정도로 많고 복잡하다. 따라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1357번호의 상담 전화가 있다. 국번 없이 이곳에 문의하면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다.

◆멘토의 필요성

스스로 잘 아는 분야라고 해도 모든 위기에 완벽하게 대처할 수는 없다. 자신보다 경험이 많은 멘토 1,2명은 필요하다. 멘토가 있어야 어려움이 있을 때 조언을 받고 객관적인 이야기를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멘토의 조언과 다른 사람들의 사례를 듣고결국 스스로 스타트업에 대한 결정과 판단을 내려야하지만 멘토는 스타트업 정보 제공을 비롯한 위기 돌파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Q. 멘토의 도움 외의 제도적인 도움은 어떻게 되나?

중소기업청 홈페이지에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과 관련된 정보가 많다. 우리학교 내에도 창업 교육 센터가 있다. R&D 자금 지원, 스타트업 자금 지원, 멘토링, 기본 교육, 해외 연수 지원 등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지원을 위한 심사 절차와 과정 때문에 학생들이 시도를 어려워하는 것 같다. 용기를 가지고 문을 두드린다면 많은 정보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멘토링에 성공한 실제 사례

스타트업에 실패한 사람을 멘토로서 성공할 수 있게 발판을 만들어준 적이 있다. 핀테크(FinTech, Finance(금융)와 Technology(기술)의 합성어로, 금융과 IT의 융합을 통한 금융서비스 및 산업의 변화를 통칭)라는 아이템으로 스타트업을 했는데 심사에서 떨어져 실패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멘토로서 그가 좋은 아이템과 우리나라 스타트업 업계에 기여할 만한 능력을 갖췄다고 보고 1년 정도 도움을 줬다. 멘티(mentee)를 벤처캐피털(venture capital, 벤처기업에 주식투자 형식으로 투자하는 기업 또는 기업의 자본)과 연결시켜주고 해외로 지원도 보내줬다. 그 후 멘티는 80억 정도의 투자를 받게 되고 스타트업에 성공하게 됐다. 그리고 멘토로서 그에게 투자해주는 조건으로 나중에 멘티가 자신과 비슷하게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도와주기로 약속했다.

◆학생들에게, 인사이트를!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이 급선무다. 멘토로서 20명 정도 성공한 스타트업 인물을 만들어보고 싶다. 물고기를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주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 말은 틀렸다. 지금 시대는 사태를 보고 스스로 미래에 일어날 조짐을 직감적으로 알아내는 능력, 즉 ‘인사이트’를 가지고 있느냐가 경쟁력이다. 아무리 고기 잡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해도 어디에 고기가 있는지 모른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기후나 파도를 보고 어디쯤에 고기가 많겠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내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취업 시장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현재의 환경 변화를 통해 어디에 기회가 많은지 스스로 감지해내는 통찰력이 학생들에게는 절실히 필요하다. 스타트업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통찰력을 기를 수 있는 능력을 가르쳐 줄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스스로 기른 통찰력을 통해 취업을 할 것인지, 스타트업을 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으면 좋겠다. 모두가 다 스타트업을 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스타트업 교육이 아니다.

조규린 기자 93klcho704@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