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뜨거웠던 고창의 여름

2016-09-20

기자 |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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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고창의 여름은 뜨거웠다. 폭염주의보에도 더위를 참고 견디며 고창 농악을 전수받는 학생들이 많았다. 이번에 난 처음으로 농악을 전수받았다. 아침 판굿부터 구재연 사부의 수업에 이어 저녁 판굿까지, 하루 종일 고창 농악과 함께 했다.
사부를 비롯한 모든 전수생과 연수생들이 함께 판을 뛰는 합굿 시간, 난 사부의 행복하고 여유로운 표정을 봤다. 좋아하는 농악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부의 모습은 내 삶에 커다란 자극제가 됐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사부의 모습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단조로움을 느끼고 있던 내게 열정을 불태우게 했다.
사부의 모습 속에서 난 ‘꾸준함’을 배웠다. 우선 사부의 장구를 메는 끈인 소창의 느슨한 정도를 통해서고, 두 번째로 사부의 연주 중 즉흥적인 발림을 통해서다. 사부의 느슨한 소창을 통해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느낄 수 있었다. 왜냐하면 소창이 느슨하면 장구가 몸에서 멀어져 장구가 많이 흔들리고 연주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부에겐 장구의 흔들림도 연주의 일부분으로 보였다. 그리고 사부의 발림은 연륜에서 나오는 흥이 묻어났는데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느껴졌다. 그러한 경지에 다다르기까지 사부는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을까. 자연스러운 발림을 표현해내기까지 많은 연습을 거듭했을 사부의 모습이 내 머릿속에 펼쳐졌다.
뜨거웠던 고창의 여름을 뒤로하고 학보에선 여름 방중 교육을 거쳐 정기자가 됐다. 이번 호에 처음으로 기사를 쓴다. 아직 많은 연습이 필요하고 배워야 할 부분도 많다. 글쓰기에 대해 고민이 많던 요즘, 고창 농악 전수를 받으면서 많은 고통이 따를지라도 한 가지 일을 한결같이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름 방중 교육을 받으면서 글쓰기가 많은 책임감이 따르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돼 오히려 글 쓰는 일이 부담스러워졌다. 그래도 장구의 흔들림이 연주의 일부분이 되는 것처럼 끊임없이 글을 써서 실력을 기르고 글 쓰는 자신감을 키울 것이다. 또한, 사부의 발림에 연륜이 묻어나듯 내 글이 점점 농익을 수 있도록 앞으로 글에 열정을 쏟을 것이다.
뜨거운 날씨 속에서 열정으로 더 뜨거웠던 고창의 여름을 기억하며 정기자 생활을 시작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