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와 2학기 사이의 1.5학기, 계절학기

2016-09-20

김수연 기자 | 93assembly@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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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학기 수강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계절학기에 전공 강의가 원활히 개설되는 편인가?”

개인적으론 다른 학교와 비교했을 때 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3학점인 전공 강의 같은 경우는 기본적으로 20만원이 넘어가서 상당히
부담스럽다. 또 소수어과의 계절학과 강좌 개설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인원이 적은 소수어과 같은 경우
일정 인원이 모이지 않기에 강좌가 개설되기 힘들 때가 많고, 개설됐다 해도 폐강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박선영(동양어·마인어 16) 양

학교 규정에 나온 기준보다 낮은 금액이지만 다른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의 계절학기 수강료와 비교하면 비싼 편이다. 우리 학과는 소속 계절학기에 그나마 전공 강의가
잘 열리는 편이다. 이번 계절학기에 4개 이상의 강의가 열렸다. 방학에도 교수님들과 조교 분들이 교내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어진(자연·환경 15) 군

철학과 전공과목은 계절학기 때 한두 과목 정도 열리는 편이고 이중전공인 영어통번역학과 강의도 거의 열리지 않고 있다.
개인적으로 계절학기 전공과목은 원활하게 개설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추재영(인문·철학 13) 양

◆몇 년 사이 늘어난 계절학기 수요
헤럴드경제뉴스에 따르면 복학생이나 조기졸업을 위한 이들의 전유물이었던 이전과 달리 △부·이중전공으로 인한 졸업이수학점 증가 △평균 학점을 올리기 위한 방편 △학기가 한 학기 남았는데 남은 이수학점이 한 학기 최대 이수학점보다 많음 △졸업을 앞두고 전공필수 혹은 졸업필수 과목을 미처 듣지 못함 △재수강 횟수 제한에 포함되지 않아 유용한 경우 등 다양한 이유로 계절학기를 수강하는 학생들이 늘어났다. 대외활동, 어학공부를 하느라 정규학기에 대한 부담이 늘고 학점관리에 신경 쓰기 시작하면서 계절학기는 또 하나의 학기가 됐다.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계절학기 등록금
우리학교는 이번 해 하계 계절학기 등록금을 1학점 당 7만9000원으로 책정했다. 서울캠퍼스 예산조정처 관계자는 “등록금 책정기준은 학교 규정에 있는 계절학기 운영에 관한 규정을 따르고 있다”며 “그 기준보다 금액은 적은 편이며 수강료는 주로 강사료로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학의 계절학기 등록금 책정 기준은 정해져 있지 않아서 대학마다 자체적으로 기준을 두고 책정한다. 정규학기와 달리 교육법 상한제한에서 벗어나있기 때문에 일부 사립대는 6년간 계절학기 등록금을 10% 인상했다. 국립대와 사립대는 등록금이 최고 5배까지 차이난다. 또한 서울대·부산대와 같은 지역 거점 국립대학은 수업료 수입이 낮아도 시간강사 강의료가 높은 반면, 서울 주요 사립대는 수업료 수입이 높지만 강의료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현재 고등교육법 제11조 1항에 의하면 학교의 설립자·경영자는 수업료와 그 밖의 납부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돼있다.

◆전공 강좌 개설은
왜 안 되나?
어문계열에 다니고 있는 Y군은 계절학기를 듣지 않으면 8학기 내에 졸업이수학점을 채우기가 벅찬 상황이다. 학과 내에 개설을 요청해도 학과 측에서 제시한 충족 인원에 미달돼 개설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결국 특정 과목은 아예 개설 자체를 하지 않는 경우도 생겼다. 수강하고자 하는 소수의 학생이 교수님께 찾아간 적도 있지만 고려해보겠다는 답변만 얻은 채 결국 강의가 개설되지 않았다.
우리학교는 복수전공이나 부전공, 심화전공 중 하나가 필수이기에 실제로 계절학기 수강생 중에서는 Y군과 같은 사례처럼 선택의 여지가 없는 학생들도 있다. 하지만 전공 과목은 일정 인원 이상이라는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면 계절학기 강좌로 개설되지 못한다. 특히 어문계열은 이러한 현상이 다반사다. 이에 대해 서울캠퍼스 학사종합지원센터 관계자는 “개설 요청을 학과에서 개별로 받아 이에 대한 특별한 제재나 기준이 없다”며 “전공 개설 관련 수요 조사도 꽤 하고 있지만 호응이 없고 보조 학기라는 개념으로 보는 학과도 많은 편”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글로벌캠퍼스 학사종합지원센터 관계자 또한 “1차적으로 학과에서 요청을 받아 개설하는 편”이라며 “과마다 다르기에 개설 기준이 모호하다”고 전했다.

◆계절학기를 위한 노력들
우리학교 서울캠퍼스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현재 계절학기 관련 방안을 검토 중에 있음을 밝혔다. 또한 김대흥(국제·인도 11) 글로벌캠퍼스 비대위장은 계절학기 등록금과 관련해 “내년 학기 초 다음 총학생회에게 인수인계를 할 때 등록금심의위원회와 관련해 계절학기 등록금은 타 학교와 비교한 자료를 준비해 제공할 것”이라며 동계 계절학기에 대해선 “우선적으로 학생들의 2학기부터 새로이 적용될 성적평가시스템을 통해 성적분배현상을 완화하고 교·강사 요청 제도를 교수와 학생들에게 최대한 홍보해 학생들의 수업권에 침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차후 계획을 알렸다.
우리학교 뿐 아니라 합리적인 계절학기 등록금 산정을 위해 계절학기가 정규학기 등록금처럼 고등교육법의 적용을 확실히 받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곳곳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보면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라는 이름으로 계절학기 등록금 관련 법안들이 발의돼왔다. 하지만 이 법안들은 발의된 지 1년이 넘도록 국회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에서 2016총선에서 다뤄져야 할 52개 정책과제 중 하나로 고등교육법 개정을 주장하고 있다. 김주호 참여연대 사무국장은 “지난해 11월, 19대 국회에 대학생 청년단체,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실과 함께 계절학기와 입학금에 관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낸 적이 있지만 법안으로 통과되지 않았다. 이번 20대 국회에 안민석 의원실과 9월이나 10월 중에 개정안을 낼 준비 중에 있다”며 “대학들의 등록금 수입은 물론 적립금·이월금의 규모도 적지 않은 만큼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안진걸 반값등록금국민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은 “계절학기 등록금도 정확하게 등록금 인상률 상한제 제한으로 심의위원회 대상이 되게 하고, 책정 근거도 투명히 공개해 학생들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교·강사 요청 제도 : 불가피한 사정으로 신입생 세미나 같은 필수 수강 강의를 듣지 못한 학생을 위해 교·강사가 학사종합지원센터에 직접 요청해 강의 개설 인원이 충족되지 않더라도 필수 수강 강의를 개설할 수 있는 제도
*성적 평가 시스템 : 글로벌캠퍼스 김대흥 비대위장에 따르면 2학기부터 성적평가시스템 회의를 통해 B유형에 관해서 A-40%, 나머지 학점은 60%로 자율 조정할 예정임을 밝혔다
*참여연대 : 2004년부터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특별협의지위를 부여받아 유엔의 공식적인 시민사회 파트너로 활동하는 비영리민간단체. 의정감시센터, 민생희망본부 등 16개의 활동기구로 나눠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