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캠 동연 이대로 괜찮은가 2016-09-20
추진희 기자 | 92clelia@hufs.ac.kr 조회수 1574  댓글 0
글캠 동연 이대로 괜찮은가
계속되는 진흙탕 싸움 진실은 어디에

지난 6월 8일 열린 글로벌캠퍼스 전체동아리대표자회의(이하 전동대회)가 끝나자 논란은 시작됐다. 강주희(국제지역·인도 13) 동아리연합회장(이하 동연장)은 전동대회에서 1학기 활동을 보고하고 거래 내역을 발표했다. 전동대회가 끝난 뒤 한 동아리회장이 우리학교 페이스북 대나무숲에 “전동대회에서 강주희 동연장이 발표한 회계 내역이 너무 불투명하고, 작년보다 활동비가 삭감됐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이 사건은 지속적으로 논란이 돼 강주희 동연장의 능력을 질책하는 여론이 더욱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회계 불투명성과 동아리 예산 삭감
전동대회 이후 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에 대해 학생들이 가장 많이 비판 했던 부분은 1학기 총예산을 별도의 영수증 없이 금액으로만 발표했다는 점이다. 동아리 활동에 대한 교비 예산 내역을 불투명하게 운영한 것이 사실이냐는 물음에 강주희 동연장은 잘못을 시인했다. 영수증을 공개하지 않고 사용한 금액만을 정리해 발표했던 지난해와 동일하게 이번에도 영수증을 첨부하지 않은 것이다. 그녀는 “이전에 어떻게 했든 이번엔 정확히 공개해야 했는데 그러지 않은 내 잘못이 크다”며 “영수증은 불특정 다수들이 보는 페이스북에 게재하면 악용의 위험이 있어 지난 7월 16일 동아리연합회 카페에 올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장부의 불투명성을 제외하고 나서라도 턱없이 줄어든 동아리 지원금 때문에 동아리 회장들의 불만은 쉽게 잠재워지지 않았다. 지난해 2학기에 동아리 당 평균 35만 원이었던 지원금이 이번 해 1학기엔 평균 20만 원으로 줄었다. 이에 대해 강주희 동연장은 “지난 해엔 이번해에 비해 진행한 행사 수가 적어서 2학기 교비가 많았다”며 “때문에 지난 해에 비해 동아리 지원금에 배정된 예산이 감소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분과장 재량에 따른 교비 책정
지난 6월 5일 우리학교 페이스북 대나무숲에 동연의 교비 분배 실태을 추궁하는 글이 올라왔다. 익명의 제보자는 “동연에서 분과장(分科長, 동연엔 응용연구분과, 학술분과, 창작예술분과, 봉사분과, 종교분과, 공연예술분과, 스포츠 분과, 레저 분과로 총 8개의 분과가 있고 각 분과마다 한 명의 분과장이 있다) 재량에 따라 주고 싶은 동아리에 교비를 더 준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배지흔(경상·국제금융 14) 전 부동연장 역시 사퇴서에 “행사허가원에 대해 교비가 제대로 책정 되지 못했다”며 “‘분과장 재량’을 통해 ‘추가 조정’이 이뤄져 분과장이 원하는 동아리에 교비가 추가되는 경우도 있다”고 썼다.
이에 강주희 동연장은 “‘분과장 재량’은 정식 인준 동아리들에 먼저 교비를 책정한 다음 남은 금액이 있을 시 한 번 더 배분하는 것”이라며 “재량을 원한 분과장을 제외한 나머지 간부들의 승인이 있어야 해 개인적인 친분으로 교비를 더 받을 순 없다”고 반박했다. 쉽게 말해 분과장 재량은 분과장들이 동아리별로 예산의 평균치를 잡아 조정하는 1차 조정과 조정 후 남는 금액을 동아리에게 주려면 동연장과 부동연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2차 조정을 통해 이뤄진다. 그러므로 친분으로 교비를 더 주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라는 것이다. 하지만 배지흔 부동연장은 “‘분과장 재량’은 별도의 승인을 거치지 않는 데다, 2차 조정을 하더라도 분과장과 강주희 동연장이 같은 동연 소속인 이상 객관적으로 심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동연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장학금 대리 수령
동연 활동을 통해 장학금을 불법으로 대리 수령한 학생들이 발각돼 이 또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본래 장학금은 이중 수혜 받는다고 해도 등록금을 초과해서 장학금을 수령할 수 없다. 하지만 장학금을 받아야 하는 당사자가 본인 대신 대리자의 이름을 빌려 장부에 기입한다면 장학금 대리 수령이 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대리인은 어떤 활동도 하지 않았어도 그 단체의 소속으로 인정돼 장학금을 받게 되는 것이다. 동연에선 분과장 3명과 국장 1명이 장학금을 대리 수령했다. 이 사실이 밝혀진 후 학교 측에서 따로 이뤄진 징계는 없었다. 다만 대리 수령을 받은 학생들은 현재 장학금을 모두 반환한 상태다. 강주희 동연장은 “대리 수령은 명백한 우리의 잘못이고 이에 대해 사과드리고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말했을 뿐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다.
박은주 학생인재개발처(이하 학인처) 대리는 “만약 본인 이름 대신 다른 사람의 이름을 활동 장부에 올린다고 해도 따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학인처에선 공문이 내려오면 그 공문을 믿을 수밖에 없다”며 제도적으로 대리 수령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동연장 VS 전 부동연장
배지흔 전 부동연장은 지난 6월 15일 외대동연 페이스북 페이지에 “동연에서 잘못하고 있던 점은 사과드리고 개선하려 했지만 몇몇 간부들과 의견이 맞지 않아 보이지 않는 따돌림을 당했다”며 “잘못에 대한 반성은커녕 잘못을 인정조차 하지 않는 동연장을 비롯한 동연 일부 간부들을 보며 더 이상 함께 일할 수 없다고 느껴 사퇴를 결정하게 됐다”고 이유를 밝히며 자진 사퇴서를 남겼다. 사퇴서엔 △회계의 불투명성 △분과장 재량에 따른 교비 책정 △장학금 대리 수령 △본인이 부당하게 징계를 받음 △봉사분과장에게 본인이 폭행당했지만 후속 조치 미흡 등을 폭로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강주희 동연장은 배지흔 부동연장에게 징계를 내린 이유에 대해 부동연장이 맡은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동연장의 역할은 동연장을 도와 행사를 꾸려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많아 내부 회의를 거쳐 장학금 반환, 사과문 기재 등의 징계를 내렸다고 했다. 그리고 동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약속받았다.
이에 대해 배지흔 전 부동연장은 “내가 맡은 일엔 최선을 다했다”며 “교비를 불투명하게 운영한 동연장 역시 맡은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 했는데 거기에 대해선 왜 문제를 안 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동박 포스터를 제작하지 않아 징계를 줬다는 동연장의 주장엔 “동박때 포스터를 제작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문제 삼았던 부원은 아무도 없었는데 2개월 후 갑작스레 진행된 회의에서 장학금 미지급, 사과문 작성, 봉사활동이라는 징계 조치를 받았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또한 봉사분과장에게 폭행을 당했을 때 강주희 동연장이 어떻게 대처했는지 묻자 “동연 수직 시간표 조정의 문제로 폭행이 일어난 것인데, 그 문제에 대해 강주희 동연장에게 말하자 ‘알아서 처리하라’는 답만 들었다”고 전했다.
동연 내부 갈등으로 인해 다른 학생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 생각해보진 않았냐는 기자의 물음에 강주희 동연장은 “충분히 집안싸움처럼 보일 여지가 있는 사건이다”라며 “내가 부족한 면이 많아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고 답했다.

◆동연장 자질 논란과 앞으로의 행보
강주희 동연장은 앞선 7월 19일 ‘동연장이 왜 학생회 소속이 아니냐’는 우리학교 페이스북 대나무숲의 글을 보고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아나 X발 이건 뭔 또 개소리’라고 말해 한차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순간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부적절한 언행을 사용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많은 학생들은 여전히 강주희 동연장의 자질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이와 더불어 페이스북 외대동연 페이지에 강주희 동연장이 게시한 장문의 해명글은 사태를 제대로 해명하지 못한 글이라며 비판받고 있다. 강성호(동유럽·세크어 11) TIME 영어동아리 회장은 “회계를 투명하지 않게 운영한 것과 장학금 불법 대리 수령 등은 누가 봐도 안 좋게 볼 것이라 생각한다”며 “학술동아리란 이유로 지원도 많이 못 받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터지니 씁쓸하다”고 전했다.
“내가 미숙해서 모든 일이 벌어졌고 잘못을 반성하고 사과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연 강주희 동연장은 “이런 상황에서도 사퇴하지 않는 이유는 아직 사건이 마무리되지도 않았는데 나가버리면 모든 일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라며 “우리 역시 투표로 뽑혔는데 책임감 없이 행동할 순 없다”고 말했다.
강주희 동연장은 “잘못이 있었던 건 시정해서 앞으론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더 많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2학기 땐 과연 달라진 동연을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