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실 테죠? 제가 김광석입니다, 어서 오세요

201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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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역 3번 출구로 나가 느린 걸음으로 10분 정도 걸어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김광석을 만났다. 김광석은 1964년에 태어나 1996년, 32년의 짧은 생을 마쳤다. <김광석을 보다展:만나다·듣다·그리다>는 故김광석 추모 20주기를 맞아 그를 기리고 추억하기 위해 열렸다. 전시회는 8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전시관인 ‘젊은 날의 꿈이여’에선 김광석이 중학교 시절 다룬 바이올린과 그에 얽힌 사연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그의 음악 인생의 시작점이자 그가 초기에 함께 했던 그룹인 ‘노래를 찾는 사람들’, ‘동물원’을 볼 수 있다.
다음은 전시관 ‘나의 노래’다. 이곳은 김광석이 홀로서기 하던 시기를 다룬다. 당시 그는 ‘동물원’ 음악을 통해 대중적 인기를 누린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음악에 더 집중하기 위해 생각이 다른 멤버들과 갈라서 자기만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세 번째 전시관 ‘나른한 오후’엔 김광석의 일상생활을 엿볼 수 있다. 어렸을 적 그의 모습부터 신분증, 여권 등 소소한 개인 물품들을 구경할 수 있다. 그의 메모에는 ‘라면과 소주, 쓸쓸한 뒷모습, 흙먼지 신촌 포장마차, 고춧가루 뿌린 우동가락, 깡마른 친구의 김 서린 안경 너머로 세상은 맑게 빛날까?’라고 쓰여 있다.
다음 ‘서른 즈음에’에선 김광석의 전성기를 볼 수 있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노래들과 자신이 특히 좋아하는 노래를 소개하며 곡에 얽힌 뒷이야기를 전해준다. 그는 ‘사랑했지만’이란 노래를 원래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 할머니가 “내가 26년생인데, 할머니 마음에 사춘기 소녀 같은 감성을 불러 일으켰다”고 말해준 뒤로, 김광석은 그 노래를 좋아하게 됐다고 한다. ‘1000회 공연, 신화를 쓰다’엔 김광석의 공연과 관련된 소품들이 전시돼있다. 공연 포스터부터 공연사진, 티켓 등 당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여섯 번째 전시관 ‘부치지 않은 편지’에선 김광석이 했던 생각, 고민들을 볼 수 있다. 여러 메모지에 음악뿐만 아니라 삶 자체를 고민하고 방황했던 그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또한 그를 추모하기 위해 열린 공연과 관련 자료들이 전시돼있다.
다음 ‘그대가 기억하는 내 모습’은 김광석의 음악을 들으며 삶을 위로받은 가수들과 예술가들 그리고 팬들이 그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헌정한 작품들로 구성돼있다. 작가 이외수가 김광석의 노래 제목들을 손 글씨로 써 놓은 것이 눈에 띈다.
마지막 전시관인 ‘고리카페’에선 기타를 치고 있는 밀랍인형 김광석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고리카페는 김광석이 군 생활을 마치고 1986년 8월에 고려대 앞에 차린 카페다. 둘째 형의 도움을 받아 차렸지만 지인들에게 공짜로 퍼주는 일이 많아 일찍 문을 닫게 된다.
그 밖에 ‘1001번째 콘서트 실’에선 실제 콘서트 장처럼 연출된 공간에서 스크린으로 김광석의 콘서트를 즐길 수 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청음실이다. 고급 음향 장비와 어두운 조명 속에서 오직 김광석의 노래에만 오감을 집중해보는 것을 권한다.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 6월 26일까지 김광석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