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날 것의 생각

2016-06-02

기자 |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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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거나 표현하는 것은 엄연한 자유다. 그러나 모든 표현이 자유라면 ‘표현의 자유’ 논쟁은 왜 끊이지 않고 계속 되는가? 표현의 자유는 교단에 선 사람에겐 무조건적으로 해당되는 것만은 아니다. 교단에 서서, 교권을 쥐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자들은 ‘고찰’이 필요하다. 날 것 그대로 뱉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교단에 선 사람이 한 말이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성애 혐오 발언으로 학내를 떠들썩하게 만든 모 교수는 자신이 한 발언이 단지 ‘개인적인’ 생각을 말한 것일 뿐이므로 잘못을 인정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강의실은 일기장이나 개인 블로그가 아니다. 교수는 학생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학생은 그것을 흡수한다. 비록 교수의 개인적인 이야기일지라도 강의실에서 공론화시킨 이상 더 이상 개인적인 일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이렇게도 가벼이 발언하고 그 발언에 대한 죄책감이 없다는 것으로 일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태도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학생들의 태도다. 학내 여러 단체들은 신속하게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이에 그치지 않고 직접 해당 교수를 찾아가 단호히 입장을 전달했다. 취재 과정에서, 한 학생은 자칫 신상이 공개돼 해를 입게 될까 두려워하면서도 강의 녹취파일을 학보사 기자에게 전달했다. 학내 성소수자 동아리 <큐사디아>가 게재한 대자보 위에 한 익명의 학생은 ‘당신들의 사랑을 응원한다’는 작은 메모지를 붙였다. 이 사건에서 유일하게 고무적인 일은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있는 학생들이 아직 학내에 다수 존재한다는 사실, 그것 하나다.